[2009.03.16]동아논평, ‘테러에 안전지대는 없다’

등록 2009.03.16.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테러에 안전지대는 없다`. 정성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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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5시(현지시간) 예멘 하드라마트 주(州) 고대 도시 시밤에서 폭발물이 터져 한국인 관광객 4명과 현지인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예멘 당국이 사고발생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외교통상부는 현지에 신속대응팀을 급파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 18명은 열흘 일정으로 예멘과 두바이를 둘러보는 여행을 떠났다가 7일째 되는 날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우선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곽원호 주 예멘 대사도 단순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사고지역이 과거 폐광지역이라 예전에 매설해 놓은 다이너마이트가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목격자들과 현지 언론은 테러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AP통신은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자살폭탄 테러범 1명이 한국인 관광객을 공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여행사 사장은 관광객 대부분이 지프에서 내려 일몰과 건축을 조망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편에서 폭발물이 터졌다면서 "누군가 폭탄을 우리 쪽 가까이에 두고 터뜨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번 공격이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사건이 지난해 1월 두 명의 벨기에 관광객이 이곳 하드라마트 주에서 총격에 의해 사망했고 금년 1월 아라비아 반도의 새로운 알-카에다 지도부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는 이유입니다.

예멘은 예전부터 납치사건이 빈발해 이에 대한 대항수단으로 총기 소유가 합법화된 나라입니다. 국민 1명이 평균 3정의 총기를 소유하다보니 총기사고도 자주 일어납니다. 1990년 남북 예멘이 통일됐으나 이후에도 정국 불안으로 경찰이 치안을 확보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조직의 은신처가 되고 있는 동시에 이들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심하고 관광하기엔 불안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사건은 2007년 온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빠뜨렸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한 샘물교회 선교사 피납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이번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우리가 지구촌에 살고 있는 한 테러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테러에 안전지대는 없다`. 정성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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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5시(현지시간) 예멘 하드라마트 주(州) 고대 도시 시밤에서 폭발물이 터져 한국인 관광객 4명과 현지인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예멘 당국이 사고발생 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외교통상부는 현지에 신속대응팀을 급파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 18명은 열흘 일정으로 예멘과 두바이를 둘러보는 여행을 떠났다가 7일째 되는 날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우선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곽원호 주 예멘 대사도 단순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사고지역이 과거 폐광지역이라 예전에 매설해 놓은 다이너마이트가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목격자들과 현지 언론은 테러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AP통신은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자살폭탄 테러범 1명이 한국인 관광객을 공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여행사 사장은 관광객 대부분이 지프에서 내려 일몰과 건축을 조망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편에서 폭발물이 터졌다면서 "누군가 폭탄을 우리 쪽 가까이에 두고 터뜨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번 공격이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사건이 지난해 1월 두 명의 벨기에 관광객이 이곳 하드라마트 주에서 총격에 의해 사망했고 금년 1월 아라비아 반도의 새로운 알-카에다 지도부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는 이유입니다.

예멘은 예전부터 납치사건이 빈발해 이에 대한 대항수단으로 총기 소유가 합법화된 나라입니다. 국민 1명이 평균 3정의 총기를 소유하다보니 총기사고도 자주 일어납니다. 1990년 남북 예멘이 통일됐으나 이후에도 정국 불안으로 경찰이 치안을 확보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조직의 은신처가 되고 있는 동시에 이들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심하고 관광하기엔 불안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사건은 2007년 온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빠뜨렸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한 샘물교회 선교사 피납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이번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우리가 지구촌에 살고 있는 한 테러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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