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3] 동아논평, ‘은행의 도덕적 해이 부추기는 정부’
등록 2009.03.23.제목은 `은행의 도덕적 해이 부추기는 정부`, 박영균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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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처럼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를 환수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19일 미국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회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보너스에 90%나 되는 중과세를 가해 보너스를 거의 다 내놓토록 한 것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는 이런 일이 없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우리 정부는 한국은행이 절반을 대는 자본확충 펀드를 만들어 10조 내지 20조원의 자금을 은행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오는 5월에는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설치해 금융회사의 부실채권도 사줄 방침입니다. 이 기금도 전액 정부보증채권을 발행해 마련되는 사실상 공적자금입니다. 공적자금을 지원하기에 앞서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회사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먼저 강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국내 금융계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은행이더라도 정부가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는 겁니다. 정부 관계자들이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국유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을 받지 않으려는 일부 은행을 설득하려는 의도이겠지만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에 면죄부를 주는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7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던 우리은행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은행에는 또 공적자금이 들어갑니다. 사실상 공적자금인 은행자본확충 펀드에서 2조원이 지원될 예정입니다만 정부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 그대로 남더라도 아무말 않겠다는 것일까요. 미국 의회가 지급된 보너스까지 되돌려 받겠다는 것과는 딴판입니다.
최근 신한 외환은행등이 스톡옵션을 발행한 것도 정부의 `경영 불개입` 방침을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은행 경영을 좌지우지 간섭하는 관치금융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은행 경영진에게 너무 관대한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은행의 도덕적 해이 부추기는 정부`, 박영균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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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처럼 구제금융을 받은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를 환수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19일 미국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회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보너스에 90%나 되는 중과세를 가해 보너스를 거의 다 내놓토록 한 것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는 이런 일이 없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우리 정부는 한국은행이 절반을 대는 자본확충 펀드를 만들어 10조 내지 20조원의 자금을 은행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오는 5월에는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설치해 금융회사의 부실채권도 사줄 방침입니다. 이 기금도 전액 정부보증채권을 발행해 마련되는 사실상 공적자금입니다. 공적자금을 지원하기에 앞서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회사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먼저 강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국내 금융계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은행이더라도 정부가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는 겁니다. 정부 관계자들이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더라도 국유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을 받지 않으려는 일부 은행을 설득하려는 의도이겠지만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에 면죄부를 주는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7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던 우리은행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은행에는 또 공적자금이 들어갑니다. 사실상 공적자금인 은행자본확충 펀드에서 2조원이 지원될 예정입니다만 정부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 그대로 남더라도 아무말 않겠다는 것일까요. 미국 의회가 지급된 보너스까지 되돌려 받겠다는 것과는 딴판입니다.
최근 신한 외환은행등이 스톡옵션을 발행한 것도 정부의 `경영 불개입` 방침을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은행 경영을 좌지우지 간섭하는 관치금융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은행 경영진에게 너무 관대한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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