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4]달러 찍어내는 미국, 당장 숨통은 트이겠지만…

등록 2009.03.24.
(박제균 앵커) 지난 주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자국의 국채를 대량 매입하기로 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대겠다는 것인데요.

(김현수 앵커) 미국은 왜 이런 조치를 취했고, 세계 경제,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경제부 유재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유 기자,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인데요, 우선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유재동) 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즉 FRB는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3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은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 연말부터 기준금리를 계속 낮춰왔는데요, 이 금리가 이미 0에서 0.25%, 즉, 제로금리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것은 현재로서는 더 이상 불가능한 셈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금리인하가 아닌 다른 처방을 계속 고민해왔고, 그래서 나온 것이 이번 국채 매입 방안입니다.

FRB가 국채를 사면 시중에는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통화량이 늘고 금리가 낮아집니다. 결과적으로 투자나 대출, 소비 등 경제활동이 탄력을 받는 효과가 생기겠죠.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당초 시장에서는 미국이 그 시기를 다소 늦추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실물경제의 추락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이 같은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네, 방금 부작용을 언급했는데요. 이 조치가 세계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까.

(유) 미국 정부가 의도한 것처럼 이번 조치로 경기가 살아난다면, 당연히 글로벌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증시가 지난 주말 상승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달러화 공급이 많아지면 그동안 외화 유동성 문제로 곤란을 겪었던 한국 경제의 위험도 역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지난 주말 금이나 원유 등 원자재 값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불안한 달러화를 대체하기 위해 투자자들 사이에 원자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붙었기 때문인데요. 원자재 값이 뛰면 세계 실물경제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또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도 근심거리입니다.

(김 앵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달러화가 갖고 있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상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유) 네, 미국이 막대한 양의 돈을 시중에 뿌리면, 그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안전자산으로서의 신뢰도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달러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로화와 위안화, 엔화 등 다른 통화들이 급부상해 달러가 갖고 있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는 있어도 기존의 구도를 흔들 정도로 달러화가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언제라도 다시 불안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현 기축통화의 가치가 폭락하면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오기 때문에 각국이 달러화 가치를 어떻게든 떠받치려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이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져 수입과 소비를 줄이면 한국 등 세계 각국 경제성장에도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번 일로 환율이 내려가면 자식을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들에게도 좋은 소식 아닙니까?

(유) 예, 원-달러 환율은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아 이미 23일 현재 달러 당 1390원 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달 초 1570선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20여 일 만에 거의 달러 당 200원 가까이 하락한 상황인데요.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고와 무역수지 흑자기조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환율이 1200원에서 1250원 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방심은 금물입니다. 앞으로 미국의 자동차회사나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은 계속 불안한 양상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환율도 큰 폭으로 요동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뉴스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입니다.

(박 앵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제균 앵커) 지난 주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자국의 국채를 대량 매입하기로 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이 달러를 마구 찍어대겠다는 것인데요.

(김현수 앵커) 미국은 왜 이런 조치를 취했고, 세계 경제,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경제부 유재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유 기자,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한다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인데요, 우선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유재동) 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즉 FRB는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3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은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 연말부터 기준금리를 계속 낮춰왔는데요, 이 금리가 이미 0에서 0.25%, 즉, 제로금리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것은 현재로서는 더 이상 불가능한 셈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금리인하가 아닌 다른 처방을 계속 고민해왔고, 그래서 나온 것이 이번 국채 매입 방안입니다.

FRB가 국채를 사면 시중에는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통화량이 늘고 금리가 낮아집니다. 결과적으로 투자나 대출, 소비 등 경제활동이 탄력을 받는 효과가 생기겠죠.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당초 시장에서는 미국이 그 시기를 다소 늦추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실물경제의 추락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이 같은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네, 방금 부작용을 언급했는데요. 이 조치가 세계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까.

(유) 미국 정부가 의도한 것처럼 이번 조치로 경기가 살아난다면, 당연히 글로벌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증시가 지난 주말 상승세를 보인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인데요. 달러화 공급이 많아지면 그동안 외화 유동성 문제로 곤란을 겪었던 한국 경제의 위험도 역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지난 주말 금이나 원유 등 원자재 값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불안한 달러화를 대체하기 위해 투자자들 사이에 원자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붙었기 때문인데요. 원자재 값이 뛰면 세계 실물경제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또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도 근심거리입니다.

(김 앵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달러화가 갖고 있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위상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유) 네, 미국이 막대한 양의 돈을 시중에 뿌리면, 그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안전자산으로서의 신뢰도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달러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로화와 위안화, 엔화 등 다른 통화들이 급부상해 달러가 갖고 있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는 있어도 기존의 구도를 흔들 정도로 달러화가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언제라도 다시 불안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현 기축통화의 가치가 폭락하면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오기 때문에 각국이 달러화 가치를 어떻게든 떠받치려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이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져 수입과 소비를 줄이면 한국 등 세계 각국 경제성장에도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번 일로 환율이 내려가면 자식을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들에게도 좋은 소식 아닙니까?

(유) 예, 원-달러 환율은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아 이미 23일 현재 달러 당 1390원 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이달 초 1570선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20여 일 만에 거의 달러 당 200원 가까이 하락한 상황인데요.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보유고와 무역수지 흑자기조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환율이 1200원에서 1250원 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방심은 금물입니다. 앞으로 미국의 자동차회사나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은 계속 불안한 양상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환율도 큰 폭으로 요동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뉴스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입니다.

(박 앵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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