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질주의 상하이F1 그랑프리 현장

등록 2009.04.20.
봄비 속 검정 우산을 쓴 레이싱걸들은 잘빠진 그들을 기다렸다. 그들은 형형색색의 몸체에 두툼한 타이어와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듯한 날개를 달았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쩌렁쩌렁 포효하는 엔진 음에 귀가 머는 듯했다. 시속 300km를 오르내리는 광속 질주. 15만 관중은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머신(자동차)들의 행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19일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국제자동차경주대회 F1(포뮬러 원) 상하이 그랑프리 현장. 숨 가쁜 레이싱은 가장 강하고 빠르길 원하는 인간의 본능과 기계 문명을 접목한 스포츠다. 상하이 서킷은 총길이 5.451km. 56바퀴를 가장 먼저 돌아 들어온 머신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10개팀 20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한 결선 레이스에서 세바스티안 베텔(레드불·독일)은 1시간57분43초48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팀 동료인 2위 마크 웨버(1시간57분54초455·호주)에 10.970초 앞섰다. 베텔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역대 최연소(21세) 챔피언에 오른 뒤 2승째를 거뒀다.

F1 출전용 머신의 조종석은 가장 뜨거운 의자로 불린다. 이날 상하이의 최고 기온은 섭씨 25도. 하지만 조종석은 50도가 넘는 열통이다. 엔진에서 나오는 열기와 아스팔트의 반사열 때문이다. 드라이버는 레이스를 끝내면 몸무게가 3kg 빠진다. 심장 박동은 분당 185회를 넘나든다. 전투기 조종사의 음속 비행과 맞먹는 수치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운전할 때 드라이버가 받는 중력가속도(G포스) 압력은 최대 5G에 이른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올 때의 2G의 세 배에 가까운 충격을 견뎌야 한다.

드라이버에게 머신은 또 하나의 몸이다. 드라이버는 세밀한 그림을 그리듯 머신의 미세한 움직임을 조정한다. 가속페달을 1cm만 밟아도 200마력이 오른다.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현지 스태프는 100여 명. 최대한 빨리 타이어를 바꾸고 연료를 넣어야 한다. 타이어 4개를 바꾸는 데 3초, 연료 주입은 6, 7초 이내에 끝내야 한다. 머신의 무게는 605kg이지만 경기 당일 연료를 넣는 양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가벼울수록 빨라지는 반면 연료를 자주 넣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감독은 날씨와 도로 상황, 순위 등에 따라 작전을 달리한다. 고도의 심리전이다.

극한의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F1이 국내에도 찾아온다. 내년 9, 10월경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서 F1 코리아 운영법인인 KAVO가 주최하는 코리아 그랑프리가 처음 열린다. 경기장 총길이는 5.615km로 상하이보다 크다.

상하이=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봄비 속 검정 우산을 쓴 레이싱걸들은 잘빠진 그들을 기다렸다. 그들은 형형색색의 몸체에 두툼한 타이어와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듯한 날개를 달았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쩌렁쩌렁 포효하는 엔진 음에 귀가 머는 듯했다. 시속 300km를 오르내리는 광속 질주. 15만 관중은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머신(자동차)들의 행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19일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국제자동차경주대회 F1(포뮬러 원) 상하이 그랑프리 현장. 숨 가쁜 레이싱은 가장 강하고 빠르길 원하는 인간의 본능과 기계 문명을 접목한 스포츠다. 상하이 서킷은 총길이 5.451km. 56바퀴를 가장 먼저 돌아 들어온 머신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10개팀 20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한 결선 레이스에서 세바스티안 베텔(레드불·독일)은 1시간57분43초48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팀 동료인 2위 마크 웨버(1시간57분54초455·호주)에 10.970초 앞섰다. 베텔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역대 최연소(21세) 챔피언에 오른 뒤 2승째를 거뒀다.

F1 출전용 머신의 조종석은 가장 뜨거운 의자로 불린다. 이날 상하이의 최고 기온은 섭씨 25도. 하지만 조종석은 50도가 넘는 열통이다. 엔진에서 나오는 열기와 아스팔트의 반사열 때문이다. 드라이버는 레이스를 끝내면 몸무게가 3kg 빠진다. 심장 박동은 분당 185회를 넘나든다. 전투기 조종사의 음속 비행과 맞먹는 수치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운전할 때 드라이버가 받는 중력가속도(G포스) 압력은 최대 5G에 이른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올 때의 2G의 세 배에 가까운 충격을 견뎌야 한다.

드라이버에게 머신은 또 하나의 몸이다. 드라이버는 세밀한 그림을 그리듯 머신의 미세한 움직임을 조정한다. 가속페달을 1cm만 밟아도 200마력이 오른다.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현지 스태프는 100여 명. 최대한 빨리 타이어를 바꾸고 연료를 넣어야 한다. 타이어 4개를 바꾸는 데 3초, 연료 주입은 6, 7초 이내에 끝내야 한다. 머신의 무게는 605kg이지만 경기 당일 연료를 넣는 양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가벼울수록 빨라지는 반면 연료를 자주 넣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감독은 날씨와 도로 상황, 순위 등에 따라 작전을 달리한다. 고도의 심리전이다.

극한의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F1이 국내에도 찾아온다. 내년 9, 10월경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서 F1 코리아 운영법인인 KAVO가 주최하는 코리아 그랑프리가 처음 열린다. 경기장 총길이는 5.615km로 상하이보다 크다.

상하이=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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