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7]동아논평, ‘부끄러운 노무현 전 대통령’

등록 2009.04.27.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부끄러운 노무현 전 대통령`. 이진녕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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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피의자 신분이고, 혐의는 직무와 관련한 포괄적 뇌물수수죄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기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상처를 입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만은 다를 줄 알았습니다. 도덕성을 유별나게 강조했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그 역시도 그렇고 그런 사람이었나 봅니다.

그가 받고 있는 구체적 혐의는 다섯 가지입니다. 아들과 조카사위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받은 500만 달러, 부인이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박 회장에게서 받은 현금 3억 원,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특별활동비에서 빼돌린 12억5000만 원, 자신의 회갑 선물로 박 회장한테서 받은 1억 원짜리 피아제 시계 2개와 관련된 것입니다.

사실 시계 건만으로도 그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2003년 만들어진 공무원행동강령은 공직자들이 일정 액수 이상의 경조금을 주고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03년이면 그가 대통령 직을 맡은 첫 해입니다. 다른 공직자들한테는 이 강령을 따르라고 하면서 자신은 1억 원짜리 고급 시계를 2개씩이나 받았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 그러고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없습니다.

그는 다른 4가지 혐의에 대해선 "나는 몰랐다"거나, "집에서 빌려 빚 갚는데 썼다"거나, "호의적 투자였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설혹 참이라 하더라도 그는 이미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잃고 말았습니다.

기업인이 올바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고 누굴 보고 대통령의 부인, 아들, 조카사위, 최측근에게 거액을 건넸겠습니까. 최측근은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까지 했습니다. 형님은 기업의 부당 매매에 간여해 거액을 챙겼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인사 청탁에도 간여했습니다. 이런 것을 막으라고 특별 사정기관까지 두었는데도 자신의 발밑이 온통 반칙과 특권으로 썩어가고 있는 줄을 까맣게 몰랐다는 대통령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자격 미달 아닙니까.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부끄러운 노무현 전 대통령`. 이진녕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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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검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피의자 신분이고, 혐의는 직무와 관련한 포괄적 뇌물수수죄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기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전직 대통령들 가운데 상처를 입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만은 다를 줄 알았습니다. 도덕성을 유별나게 강조했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그 역시도 그렇고 그런 사람이었나 봅니다.

그가 받고 있는 구체적 혐의는 다섯 가지입니다. 아들과 조카사위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받은 500만 달러, 부인이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박 회장에게서 받은 현금 3억 원,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특별활동비에서 빼돌린 12억5000만 원, 자신의 회갑 선물로 박 회장한테서 받은 1억 원짜리 피아제 시계 2개와 관련된 것입니다.

사실 시계 건만으로도 그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2003년 만들어진 공무원행동강령은 공직자들이 일정 액수 이상의 경조금을 주고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03년이면 그가 대통령 직을 맡은 첫 해입니다. 다른 공직자들한테는 이 강령을 따르라고 하면서 자신은 1억 원짜리 고급 시계를 2개씩이나 받았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 그러고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없습니다.

그는 다른 4가지 혐의에 대해선 "나는 몰랐다"거나, "집에서 빌려 빚 갚는데 썼다"거나, "호의적 투자였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설혹 참이라 하더라도 그는 이미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잃고 말았습니다.

기업인이 올바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리고 누굴 보고 대통령의 부인, 아들, 조카사위, 최측근에게 거액을 건넸겠습니까. 최측근은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까지 했습니다. 형님은 기업의 부당 매매에 간여해 거액을 챙겼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인사 청탁에도 간여했습니다. 이런 것을 막으라고 특별 사정기관까지 두었는데도 자신의 발밑이 온통 반칙과 특권으로 썩어가고 있는 줄을 까맣게 몰랐다는 대통령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자격 미달 아닙니까.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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