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30]동아논평, ‘포토라인에 선 노무현’

등록 2009.04.30.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포토라인에 선 노무현`. 권순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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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 검찰청사 11층 특별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1995년 11월과 12월 노태우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나라의 수치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 때문에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는 마지막 전직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일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를 받은 혐의 등을 조사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는 부인과 아들, 조카사위가 받은 돈일 뿐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해왔지요. 검찰이 과연 노 전 대통령이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입니다.

노 전 대통령의 `몰랐다`는 주장은 상식에 반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오늘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4.7%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돈 거래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더군요. 대통령 부부나 가족은 수십 억 원의 돈거래도 서로 모르게 하는, 보통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걸까요?

노 전 대통령은 오늘 아침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면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 이렇게 세 마디의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내일 아침에는 봉하마을에 돌아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거기에 머무르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검찰이 5일 쯤 사전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금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하면 혹시라도 역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구속에 반대하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률적 특혜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하니까요. 검찰은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정상적인 법 절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포토라인에 선 노무현`. 권순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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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금 검찰청사 11층 특별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1995년 11월과 12월 노태우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나라의 수치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 때문에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는 마지막 전직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일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를 받은 혐의 등을 조사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는 부인과 아들, 조카사위가 받은 돈일 뿐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해왔지요. 검찰이 과연 노 전 대통령이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입니다.

노 전 대통령의 `몰랐다`는 주장은 상식에 반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오늘 언론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4.7%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돈 거래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더군요. 대통령 부부나 가족은 수십 억 원의 돈거래도 서로 모르게 하는, 보통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걸까요?

노 전 대통령은 오늘 아침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떠나면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 이렇게 세 마디의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내일 아침에는 봉하마을에 돌아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거기에 머무르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검찰이 5일 쯤 사전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금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구속하면 혹시라도 역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구속에 반대하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법률적 특혜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하니까요. 검찰은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정상적인 법 절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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