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1]동아논평, ‘국회의원 재선거의 승자는 당 내분’

등록 2009.05.01.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국회의원 재선거의 승자는 당 내분’ 이진녕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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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다섯 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완패했고, 제1 야당인 민주당은 그럭저럭 체면을 유지했습니다. 한나라당은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했고, 민주당은 그나마 인천 부평을 한 곳에서 이겼습니다.

한나라당은 선거 참패와 관련해 여기저기서 당 쇄신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내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 간의 회동도 예정돼 있습니다. 지도부 교체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됩니다.

한나라당이 경북 경주와 인천 부평을에서 진 것은 치명적입니다. 경주에서는 친이명박 계의 핵심 후보가 출마한 데다 당 지도부가 총력 지원하다시피 했지만 무소속의 친박근혜 계 후보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부평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였습니다.

패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나라당 내부의 친이 계, 친박 계 분열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봅니다. 친박 계의 상징인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원인데다 당 대표까지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원에 전혀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경주 주민들에게 친이, 친박 계의 갈등이 여전한 것으로 비쳤고, 결국 친박 계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천 부평을도 만약 박근혜 전 대표가 적극 나서 뛰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에서 이긴 것을 가지고 `이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그야말로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입니다. 민주당은 부평을에서 이긴 것보다는 전주의 두 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것을 더 아프게 여겨야 합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존립의 기반입니다. 그런 곳에서 민주당의 공식 후보가 당의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정동영 후보와 그가 민 신건 후보에게 졌습니다. 더구나 호남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민주당을 거들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전주 주민들은 무소속의 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어차피 민주당에 들어갈 것으로 믿고 찍었겠지만, 그렇더라도 민주당의 결정과 민주당의 간판을 외면했다는 것은 당으로서는 치욕입니다.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는 결국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당의 내분이 얼마나 치명적인 해를 가져올 수 있는 지를 확인한 선거였습니다. 정당들로서는 깊이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국회의원 재선거의 승자는 당 내분’ 이진녕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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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다섯 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완패했고, 제1 야당인 민주당은 그럭저럭 체면을 유지했습니다. 한나라당은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했고, 민주당은 그나마 인천 부평을 한 곳에서 이겼습니다.

한나라당은 선거 참패와 관련해 여기저기서 당 쇄신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내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 간의 회동도 예정돼 있습니다. 지도부 교체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됩니다.

한나라당이 경북 경주와 인천 부평을에서 진 것은 치명적입니다. 경주에서는 친이명박 계의 핵심 후보가 출마한 데다 당 지도부가 총력 지원하다시피 했지만 무소속의 친박근혜 계 후보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부평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였습니다.

패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나라당 내부의 친이 계, 친박 계 분열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봅니다. 친박 계의 상징인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원인데다 당 대표까지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원에 전혀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경주 주민들에게 친이, 친박 계의 갈등이 여전한 것으로 비쳤고, 결국 친박 계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천 부평을도 만약 박근혜 전 대표가 적극 나서 뛰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에서 이긴 것을 가지고 `이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그야말로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입니다. 민주당은 부평을에서 이긴 것보다는 전주의 두 곳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 것을 더 아프게 여겨야 합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이자 존립의 기반입니다. 그런 곳에서 민주당의 공식 후보가 당의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정동영 후보와 그가 민 신건 후보에게 졌습니다. 더구나 호남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민주당을 거들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전주 주민들은 무소속의 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어차피 민주당에 들어갈 것으로 믿고 찍었겠지만, 그렇더라도 민주당의 결정과 민주당의 간판을 외면했다는 것은 당으로서는 치욕입니다.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는 결국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당의 내분이 얼마나 치명적인 해를 가져올 수 있는 지를 확인한 선거였습니다. 정당들로서는 깊이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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