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3]동아논평, 폰티악 시민의 절망

등록 2009.05.13.
폰티악은 미국 자동차 GM의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1926년에 처음 나온 이 브랜드는 80여 년간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폰티악이란 이름은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 인근의 작은 도시 폰티악에서 따온 것이죠. 원래는 이 지역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폰티악은 고기능에 스포티한 차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았죠. 폰티악 차는 고성능 엔진으로 미국의 힘을 상징했습니다. 10여 년 전 미국에서 폰티악 그랜앰(Grand Am) 중고차를 몬 적이 있는데 이 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미국인을 여럿 보았습니다. 자부심의 표현이었죠. 그랜앰은 그랜드 아메리카, 즉 ‘위대한 미국’의 약자입니다.

한때 세계 최고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였던 GM은 지금 비틀거립니다. 그동안 연료효율은 신경도 쓰지 않고 이익이 많이 남는 SUV 등에 집중했습니다. 돈을 벌면 현직은 물론 퇴직 노조원의 복지와 의료비 등에 뭉텅뭉텅 내줬습니다. 그러다가 일본과 한국 차에 미국 본토 시장을 잠식당하더니 작년 판매악화로 파산 위기를 맞았습니다.

GM은 여러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폰티악 공장도 가동이 줄었고 내년 말이면 모두 문이 닫힙니다. 폰티악 브랜드도 내년이면 끊깁니다. 폰티악 연구개발센터는 영화 촬영소로 바뀔 운명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시민은 새로 공장이 들어서는 남부 지역 등으로 떠났습니다.

GM이 잘 나가던 시절, 미식축구 구장까지 갖추고 번성했던 인구 5만 명의 폰티악 시. 지금은 영업을 중단한 채 비워둔 도심상가들과 ‘임대’ 안내판을 붙여놓은 고층빌딩, 문을 닫은 대형병원과 주유소 등으로 썰렁하기만 합니다. 유령도시처럼 돼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부활하려면 GM, 노조원, 시민과 정부가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추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산업과 기업이 도시와 주민을 죽이고 살립니다. 울산 포항 거제 등 주민소득이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도시는 큰 기업, 큰 공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도시 주민이 기업과 노조의 동향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하는 폰티악 시민의 한숨소리에서 우리가 많은 것을 배워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폰티악은 미국 자동차 GM의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1926년에 처음 나온 이 브랜드는 80여 년간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폰티악이란 이름은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 인근의 작은 도시 폰티악에서 따온 것이죠. 원래는 이 지역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폰티악은 고기능에 스포티한 차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았죠. 폰티악 차는 고성능 엔진으로 미국의 힘을 상징했습니다. 10여 년 전 미국에서 폰티악 그랜앰(Grand Am) 중고차를 몬 적이 있는데 이 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미국인을 여럿 보았습니다. 자부심의 표현이었죠. 그랜앰은 그랜드 아메리카, 즉 ‘위대한 미국’의 약자입니다.

한때 세계 최고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였던 GM은 지금 비틀거립니다. 그동안 연료효율은 신경도 쓰지 않고 이익이 많이 남는 SUV 등에 집중했습니다. 돈을 벌면 현직은 물론 퇴직 노조원의 복지와 의료비 등에 뭉텅뭉텅 내줬습니다. 그러다가 일본과 한국 차에 미국 본토 시장을 잠식당하더니 작년 판매악화로 파산 위기를 맞았습니다.

GM은 여러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폰티악 공장도 가동이 줄었고 내년 말이면 모두 문이 닫힙니다. 폰티악 브랜드도 내년이면 끊깁니다. 폰티악 연구개발센터는 영화 촬영소로 바뀔 운명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시민은 새로 공장이 들어서는 남부 지역 등으로 떠났습니다.

GM이 잘 나가던 시절, 미식축구 구장까지 갖추고 번성했던 인구 5만 명의 폰티악 시. 지금은 영업을 중단한 채 비워둔 도심상가들과 ‘임대’ 안내판을 붙여놓은 고층빌딩, 문을 닫은 대형병원과 주유소 등으로 썰렁하기만 합니다. 유령도시처럼 돼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부활하려면 GM, 노조원, 시민과 정부가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추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산업과 기업이 도시와 주민을 죽이고 살립니다. 울산 포항 거제 등 주민소득이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도시는 큰 기업, 큰 공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도시 주민이 기업과 노조의 동향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하는 폰티악 시민의 한숨소리에서 우리가 많은 것을 배워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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