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LS460 AWD, 스파이크 달린 아 테스토니 구두같은 느낌

등록 2009.05.21.
렉서스의 플래그쉽인 LS460. 여느 대형 럭셔리 세단이 그렇듯 전통적인 후륜구동 방식이었지만 2008년 10월부터 선택의 가짓수가 하나 더 늘어났다. 네 바퀴 굴림 방식을 채택한 LS 460 AWD(All Wheel Drive)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단의 우두머리라는 뜻의 플래그쉽(Flag Ship). 그 말에 걸맞게 LS 시리즈는 198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선 보인 후 그동안 북미 고급차 시장에 렉서스라는 명함을 깊숙이 심어 놓는데 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Lexus는 호화스럽다는 뜻의 영어인 ‘럭셔리(Luxury)’와 법과 기준을 뜻하는 라틴어 ‘렉스(Lex)’의 합성어다. “언제 어느 때든 운전자에게 ‘소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철학이 이름에 담겨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Let`s exports to the United States’ 약자라는 주장도 있다. 최고급차를 미국으로 수출하겠다는 도요타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렉서스는 럭셔리카에 대한 도요타의 열망이 담겨 있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상당부분 럭셔리카로 인정받고 있다.

LS 모델은 브랜드의 성공과 함께 세대를 거듭 할수록 본연의 태생적인 아이덴티티를 분명하게 정립하며 명차의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엄숙함으로 까지 표현되는 정숙성과 안락감은 1세대 LS 모델에서부터 렉서스의 모든 차종으로 확대 적용되며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러한 렉서스의 성공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들에게까지 가장 안락하고 편안한 차, 고장이 적은 고급차로 인식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렉서스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한동안 판매 1위 수입차라의 자리를 영광을 안겨줬다. 이는 국내 자동차회사에서부터 유럽의 정통 럭셔리 브랜드까지 변하게 만들었다. 렉서스의 마케팅에서부터 승차감과 정숙성을 벤치마킹하게 된 것이다.

●말쑥한 신사의 모습

LS460 AWD의 외관은 테일램프 아래로 조그마하게 붙은 AWD 로고 외엔 기존 모델과 달라진 곳이 없다. 진한 그레이칼라가 돋보이는 시승차는 마치 세련된 슈트를 잘 차려입은 신사처럼 반듯해 보인다. 디자인 면에서 LS 460은 이미 더 이상 언급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놓은 상태다. 공기저항계수 Cd 0.26 이란 수치가 말하듯 물 흐르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곡선미와 함께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립단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낮게 드리운 사이드 몰딩은 벨트라인을 좀 더 높아보이게 함으로서 긴 차체가 주는 안정감을 돋보이게 한다. 또 특유의 범퍼 매립 형 머플러 팁의 경우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가 될 정도로 독특하다.

하지만, 세련된 익스테리어에 비해 인테리어는 조금 심심한 편이다. 여기저기 흩어진 조작버튼이 다소 산만하게 보이고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및 도어로 연결되는 디자인도 너무 보수적인 느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질감이 부드럽고 푹신한 가죽시트와 각종 스위치들의 고급스러운 조작 감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기기의 동작들은 나름대로 럭셔리카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이중 차폐유리가 닫힐 때 마지막에 상승속도를 줄여 도어 프레임과 부딪히는 소리를 감소시키는 모습과 센터 콘솔의 부드러운 여닫힘 등은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는 렉서스의 노력을 보여준다.

●세계 최고의 안락성

렉서스가 가장 자랑하는 실내 정숙성은 엔진음을 신경 써서 듣고자 하지 않는 이상 계기판을 통해서만 시동이 걸린 것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다. 구형 LS보다 엔진음과 배기음을 일부러 높였다고는 하지만 조용하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 가속페달을 밟고 도로로 나가보자. AWD의 특성상 스타트가 약간 묵직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후륜 구동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은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노면의 작은 충격마저 걸러내는 능력이 탁월한 렉서스의 서스펜션은 마치 매끄러운 유리판 위를 달리는 듯 부드럽고, 굴곡 있는 도로나 과속 방지턱 등을 지날 때의 여유로움도 적당한 속도 내에서 한껏 호사스러움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보통 렉서스를 타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운전자 보다는 동승자에게 큰 이유도 운전자가 느끼는 오감에 비해 동승자는 청각과 몸의 움직임을 통해 승차감을 감지하기 때문인데 그 점에서 렉서스의 이런 승차감은 동승자에게 더 많은 혜택 주게 된다.

세계최초 8단 자동변속기의 변속은 분주하게 이뤄진다. 스타트 후 시속 60km 정도에서 4~5단 변속이 이루어지고, 시속 100km 정속 주행 땐 엔진회전수가 고작 1600rpm에 그친다. 가속페달을 갑자기 깊게만 밟지 않는다면 변속충격은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신속해서 편안한 크루징을 선사한다. 속도를 약간 높임과 동시에 전자식 서스펜션의 강도를 스포츠 셋팅으로 변환 시켰다. 엔진 회전수에 맞춰 이내 수줍은 듯 살짝 8기통 특유의 엔진음이 들리고, 변속기도 긴장을 하며 주인의 요구에 달려나갈 자세를 갖춘다.

차로변경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살짝 밀자 조금 낯설음이 느껴진다. 거의 대부분의 수입차가 적용하고 있는 3회 자동 점멸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운전대에 붙어 있는 쉬프트 버튼도 없다. LS의 성격을 스포츠은 배제한 부드럽고 안락함에 묶어두려 한 것은 아닐까 추측 해본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파워

충분한 파워를 바탕으로 곧게 뻗은 도로를 질주하는 시원함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올라가는 속도에 비해 가속감은 낮다. 부드러운 변속과 맞물려 전해지는 토크감은 너무 점잖다 싶을 정도로 일정하게 상승한다. 역시 승차감을 고려한 세팅이다.

4륜 구동 테스트도 해봤다. AWD 시스템은 단지 눈길에서의 원활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동차가 회전할 때 생기는 관성을 극복하는데도 바퀴 4개에 효과적 구동력을 전달해 진행방향으로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LS460 AWD에게도 깊은 코너에서의 사륜 특유의 테크닉을 주문해 봤다. 점잖은 신사에게 빠른 걸음과 동시에 재빠른 몸동작까지 요구한 셈이다. 높은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자, VDIM(차체 역학 통합제어시스템)으로 명명되는 차세대 차량제어 시스템의 개입이 일반 LS460보다 훨씬 적다. 이는 코너 탈출에 있어 무리한 자세 변동 후에도 빠른 시간 내 재가속이 가능한 기민한 엔진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보통 AWD 가 아닌 일반적 후륜일 경우, 위와 같은 코너링에 VDIM과 같은 차체자세제어 시스템의 개입은 브레이킹과 함께 엔진의 파워를 적절하게 감소시켜 발길을 재촉하는 운전자에겐 조금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AWD의 경우 반복되는 빠른 좌우 무게 중심 이동을 해봐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잠깐씩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제외하곤 지속적인 파워로 꽤나 안정되게 치고 나갈 수 있었다. 362마력, 47.6 kg·m의 토크를 AWD 시스템이 코너 진입부터 탈출까지 4륜에 최적으로 배분한 덕분이다.

●스포티함은 부족

하지만 중·고속에서의 레인체인지등 좀 더 스포티한 주행을 요구한다면 4륜 구동 시스템으로 100kg 이상 늘어난 무게가 약간 부담으로 작용한다. 쇼퍼드리븐을 지향하는 LS에겐 스포츠 주행은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다. 시승기간 동안 내심 눈이 내리길 기대 했지만 선루프를 개방하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따뜻한 겨울날씨가 지속되었다. 전륜구동의 경우 눈길 등 마찰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에서 후륜보다 탈출이 용이 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높은 안정감으로 승객에게 안락한 느낌을 제공하는 후륜구동만큼 승차감이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세계 유수의 고급 브랜드 들이 승용세단에 후륜구동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그런 장점에 반해 후륜구동은 노면의 마찰력이 많이 떨어졌을 땐 오로지 후륜으로 차 전체를 밀어내야 하는 구조적인 한계가 때로는 운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린다.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이라면 후륜 구동은 아예 집에 모셔두는 것이 서로를 힘들지 않게 한다. 게다가 고갯길이 많은 한국의 지형은 스노우타이어를 넣었더라도 불안함을 준다.

물론 눈이 내리는 날은 많지 않기 때문에 크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도심을 자주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눈이 덮여 있는 국도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1년에 6개월이나 눈이 내릴 확률이 있는 강원도 같은 곳은 AWD가 정답이다.

●4륜구동의 혜택

LS460 AWD의 진가를 확인해보기 위해 이른 아침 살얼음이 깔린 도로를 일부러 찾았다. 출발부터가 아주 인상적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산뜻하게 차를 견인하는 것이 여느 아스팔트의 느낌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운 출발에 노면을 다시 확인해 보게 된다. 일반적인 고출력 후륜 대형세단들이 겨우내 답답하게 장착하고 다녀야 했던 특수 체인장치가 렉서스 LS460 AWD에겐 꼭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친김에 잔모래가 깔린 넓은 공터로 차를 이동시켰다. 빙판에서의 스타트를 좋은 점수로 마쳤으니 이젠 일상적인 주행도 시험해 봐야 할 것 같아서였다. 40km/h 정도의 속력에서 핸들을 반 바퀴 정도 틀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VDIM의 작동으로 금새 속도가 줄어든다. 하지만, 스핀으로 완전히 서버리는 경우가 없이 잠깐 방향을 잃었던 전륜이 되돌아오면서 가속은 곧 유지된다.

다시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자 크게 허둥대는 모습 없이 조금 크게 회전 라인을 그리며 진행한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연속적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했을 때 AWD 시스템의 노력 덕분에 의도한 방향으로 차를 이끌고 나가기 어렵지 않았다.

약간 증가한 차체 무게와 함께 구동저항으로 인해 연료소모가 어느 정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LS460 AWD는 그 이상의 혜택을 운전자에게 주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느껴졌다. 어쨌든 LS시리즈를 고려하는 고객에게는 기분 좋은 고민거리가 늘어날 것 같다.

동아일보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렉서스의 플래그쉽인 LS460. 여느 대형 럭셔리 세단이 그렇듯 전통적인 후륜구동 방식이었지만 2008년 10월부터 선택의 가짓수가 하나 더 늘어났다. 네 바퀴 굴림 방식을 채택한 LS 460 AWD(All Wheel Drive)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단의 우두머리라는 뜻의 플래그쉽(Flag Ship). 그 말에 걸맞게 LS 시리즈는 198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선 보인 후 그동안 북미 고급차 시장에 렉서스라는 명함을 깊숙이 심어 놓는데 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Lexus는 호화스럽다는 뜻의 영어인 ‘럭셔리(Luxury)’와 법과 기준을 뜻하는 라틴어 ‘렉스(Lex)’의 합성어다. “언제 어느 때든 운전자에게 ‘소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철학이 이름에 담겨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Let`s exports to the United States’ 약자라는 주장도 있다. 최고급차를 미국으로 수출하겠다는 도요타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렉서스는 럭셔리카에 대한 도요타의 열망이 담겨 있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상당부분 럭셔리카로 인정받고 있다.

LS 모델은 브랜드의 성공과 함께 세대를 거듭 할수록 본연의 태생적인 아이덴티티를 분명하게 정립하며 명차의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엄숙함으로 까지 표현되는 정숙성과 안락감은 1세대 LS 모델에서부터 렉서스의 모든 차종으로 확대 적용되며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러한 렉서스의 성공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들에게까지 가장 안락하고 편안한 차, 고장이 적은 고급차로 인식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렉서스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한동안 판매 1위 수입차라의 자리를 영광을 안겨줬다. 이는 국내 자동차회사에서부터 유럽의 정통 럭셔리 브랜드까지 변하게 만들었다. 렉서스의 마케팅에서부터 승차감과 정숙성을 벤치마킹하게 된 것이다.

●말쑥한 신사의 모습

LS460 AWD의 외관은 테일램프 아래로 조그마하게 붙은 AWD 로고 외엔 기존 모델과 달라진 곳이 없다. 진한 그레이칼라가 돋보이는 시승차는 마치 세련된 슈트를 잘 차려입은 신사처럼 반듯해 보인다. 디자인 면에서 LS 460은 이미 더 이상 언급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놓은 상태다. 공기저항계수 Cd 0.26 이란 수치가 말하듯 물 흐르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곡선미와 함께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립단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낮게 드리운 사이드 몰딩은 벨트라인을 좀 더 높아보이게 함으로서 긴 차체가 주는 안정감을 돋보이게 한다. 또 특유의 범퍼 매립 형 머플러 팁의 경우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가 될 정도로 독특하다.

하지만, 세련된 익스테리어에 비해 인테리어는 조금 심심한 편이다. 여기저기 흩어진 조작버튼이 다소 산만하게 보이고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및 도어로 연결되는 디자인도 너무 보수적인 느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질감이 부드럽고 푹신한 가죽시트와 각종 스위치들의 고급스러운 조작 감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기기의 동작들은 나름대로 럭셔리카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이중 차폐유리가 닫힐 때 마지막에 상승속도를 줄여 도어 프레임과 부딪히는 소리를 감소시키는 모습과 센터 콘솔의 부드러운 여닫힘 등은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는 렉서스의 노력을 보여준다.

●세계 최고의 안락성

렉서스가 가장 자랑하는 실내 정숙성은 엔진음을 신경 써서 듣고자 하지 않는 이상 계기판을 통해서만 시동이 걸린 것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다. 구형 LS보다 엔진음과 배기음을 일부러 높였다고는 하지만 조용하기는 별반 차이가 없다. 가속페달을 밟고 도로로 나가보자. AWD의 특성상 스타트가 약간 묵직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후륜 구동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은 쉽게 파악되지 않았다.

노면의 작은 충격마저 걸러내는 능력이 탁월한 렉서스의 서스펜션은 마치 매끄러운 유리판 위를 달리는 듯 부드럽고, 굴곡 있는 도로나 과속 방지턱 등을 지날 때의 여유로움도 적당한 속도 내에서 한껏 호사스러움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보통 렉서스를 타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운전자 보다는 동승자에게 큰 이유도 운전자가 느끼는 오감에 비해 동승자는 청각과 몸의 움직임을 통해 승차감을 감지하기 때문인데 그 점에서 렉서스의 이런 승차감은 동승자에게 더 많은 혜택 주게 된다.

세계최초 8단 자동변속기의 변속은 분주하게 이뤄진다. 스타트 후 시속 60km 정도에서 4~5단 변속이 이루어지고, 시속 100km 정속 주행 땐 엔진회전수가 고작 1600rpm에 그친다. 가속페달을 갑자기 깊게만 밟지 않는다면 변속충격은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신속해서 편안한 크루징을 선사한다. 속도를 약간 높임과 동시에 전자식 서스펜션의 강도를 스포츠 셋팅으로 변환 시켰다. 엔진 회전수에 맞춰 이내 수줍은 듯 살짝 8기통 특유의 엔진음이 들리고, 변속기도 긴장을 하며 주인의 요구에 달려나갈 자세를 갖춘다.

차로변경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살짝 밀자 조금 낯설음이 느껴진다. 거의 대부분의 수입차가 적용하고 있는 3회 자동 점멸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운전대에 붙어 있는 쉬프트 버튼도 없다. LS의 성격을 스포츠은 배제한 부드럽고 안락함에 묶어두려 한 것은 아닐까 추측 해본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파워

충분한 파워를 바탕으로 곧게 뻗은 도로를 질주하는 시원함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올라가는 속도에 비해 가속감은 낮다. 부드러운 변속과 맞물려 전해지는 토크감은 너무 점잖다 싶을 정도로 일정하게 상승한다. 역시 승차감을 고려한 세팅이다.

4륜 구동 테스트도 해봤다. AWD 시스템은 단지 눈길에서의 원활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동차가 회전할 때 생기는 관성을 극복하는데도 바퀴 4개에 효과적 구동력을 전달해 진행방향으로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LS460 AWD에게도 깊은 코너에서의 사륜 특유의 테크닉을 주문해 봤다. 점잖은 신사에게 빠른 걸음과 동시에 재빠른 몸동작까지 요구한 셈이다. 높은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자, VDIM(차체 역학 통합제어시스템)으로 명명되는 차세대 차량제어 시스템의 개입이 일반 LS460보다 훨씬 적다. 이는 코너 탈출에 있어 무리한 자세 변동 후에도 빠른 시간 내 재가속이 가능한 기민한 엔진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보통 AWD 가 아닌 일반적 후륜일 경우, 위와 같은 코너링에 VDIM과 같은 차체자세제어 시스템의 개입은 브레이킹과 함께 엔진의 파워를 적절하게 감소시켜 발길을 재촉하는 운전자에겐 조금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AWD의 경우 반복되는 빠른 좌우 무게 중심 이동을 해봐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잠깐씩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제외하곤 지속적인 파워로 꽤나 안정되게 치고 나갈 수 있었다. 362마력, 47.6 kg·m의 토크를 AWD 시스템이 코너 진입부터 탈출까지 4륜에 최적으로 배분한 덕분이다.

●스포티함은 부족

하지만 중·고속에서의 레인체인지등 좀 더 스포티한 주행을 요구한다면 4륜 구동 시스템으로 100kg 이상 늘어난 무게가 약간 부담으로 작용한다. 쇼퍼드리븐을 지향하는 LS에겐 스포츠 주행은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다. 시승기간 동안 내심 눈이 내리길 기대 했지만 선루프를 개방하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따뜻한 겨울날씨가 지속되었다. 전륜구동의 경우 눈길 등 마찰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에서 후륜보다 탈출이 용이 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높은 안정감으로 승객에게 안락한 느낌을 제공하는 후륜구동만큼 승차감이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세계 유수의 고급 브랜드 들이 승용세단에 후륜구동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그런 장점에 반해 후륜구동은 노면의 마찰력이 많이 떨어졌을 땐 오로지 후륜으로 차 전체를 밀어내야 하는 구조적인 한계가 때로는 운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린다.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이라면 후륜 구동은 아예 집에 모셔두는 것이 서로를 힘들지 않게 한다. 게다가 고갯길이 많은 한국의 지형은 스노우타이어를 넣었더라도 불안함을 준다.

물론 눈이 내리는 날은 많지 않기 때문에 크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도심을 자주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눈이 덮여 있는 국도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1년에 6개월이나 눈이 내릴 확률이 있는 강원도 같은 곳은 AWD가 정답이다.

●4륜구동의 혜택

LS460 AWD의 진가를 확인해보기 위해 이른 아침 살얼음이 깔린 도로를 일부러 찾았다. 출발부터가 아주 인상적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산뜻하게 차를 견인하는 것이 여느 아스팔트의 느낌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운 출발에 노면을 다시 확인해 보게 된다. 일반적인 고출력 후륜 대형세단들이 겨우내 답답하게 장착하고 다녀야 했던 특수 체인장치가 렉서스 LS460 AWD에겐 꼭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친김에 잔모래가 깔린 넓은 공터로 차를 이동시켰다. 빙판에서의 스타트를 좋은 점수로 마쳤으니 이젠 일상적인 주행도 시험해 봐야 할 것 같아서였다. 40km/h 정도의 속력에서 핸들을 반 바퀴 정도 틀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VDIM의 작동으로 금새 속도가 줄어든다. 하지만, 스핀으로 완전히 서버리는 경우가 없이 잠깐 방향을 잃었던 전륜이 되돌아오면서 가속은 곧 유지된다.

다시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자 크게 허둥대는 모습 없이 조금 크게 회전 라인을 그리며 진행한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연속적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했을 때 AWD 시스템의 노력 덕분에 의도한 방향으로 차를 이끌고 나가기 어렵지 않았다.

약간 증가한 차체 무게와 함께 구동저항으로 인해 연료소모가 어느 정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LS460 AWD는 그 이상의 혜택을 운전자에게 주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느껴졌다. 어쨌든 LS시리즈를 고려하는 고객에게는 기분 좋은 고민거리가 늘어날 것 같다.

동아일보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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