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한류스타’, 아기 펭귄 뽀로로

등록 2009.05.22.
강렬한 색감,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참신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산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

지난 2003년 11월 EBS에서 첫 전파를 탄 뽀로로는 아이코닉스와 오콘, SK브로드밴드, EBS가 공동투자해서 만든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아기 펭귄 뽀로로, 북극곰, 사막 여우, 비버 등이 함께 사는 마을 이야기다. 뽀로로 시즌 1, 2기를 이어 지난 4일 EBS를 통해 시즌 3기를 첫 방영했다.

아이코닉스가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 지난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상품 로열티 수입만 100억 원이다. 현재 국내 200여개 업체가 뽀로로와 관련된 1000여종 이상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뽀로로 제작팀은 해외 90여개 국가로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수출했다. 현재 유럽, 남미, 중국, 동남아 등의 어린이들은 뽀로로 시즌 3기가 하루빨리 방영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뽀로로의 성공은 아이들의 생활”

지난 20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아이코닉스 엔터테이먼트 사무실을 찾았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이먼트 대표이자 뽀로로의 아빠 최종일 씨(45)는 “애니메이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애니메이션의 수용자를 누구로 설정할 것이냐’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뽀로로 기획 당시인 2001년에는 국내를 포함해 해외에도 유아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없었다”는 것에 착안해 애니메이션 수용자를 유아로 설정했다.

최 대표는 “보편적인 감수성과 행동 양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생활”을 뽀로로 작품의 주제로 잡았다. 이는 뽀로로가 아이들과 통할 수 있었던 큰 이유이자 국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영국 펭귄의 아류작이다?”

뽀로로는 매년 5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인 ‘ANSI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국 최초로 본선까지 진출했다.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최 대표에게 본선진출은 뽀로로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증거였다.

뽀로로 1기, 2기 기획PD를 맡았던 신창환 씨(현재 스튜디오 게일 대표이사)는 “뽀로로가 런칭할 시점에 나올만한 애니메이션들을 오래전부터 관찰했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의 어떤 작품이 나올지 계산한 것이다. 그 때 타깃으로 잡은 작품은 영국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인 ‘핑구’였다.

‘핑구’의 주인공은 뽀로로와 같은 펭귄이다. 최 대표는 “뽀로로가 ‘핑구’의 아류작이 되지는 않을까 주위에서 많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무점토로 한 프레임씩을 표현하는 ‘핑구’는 작품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뽀로로는 3D 툴을 이용해 ‘핑구’가 가질 수 없었던 앵글, 표현방식, 세트 등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뽀로로가 ‘핑구’의 아류작이 아닌 다른 컨텐츠임을 확실히 인식시킨 것이다. 한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제작사가 다른 툴, 다른 제작방식으로 해외 눈길을 끄는데 성공한 것이다.

“뽀로로, 애니메이션의 강국 일본 그리고 유럽 시장의 높은 장벽을 넘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이먼트 해외사업팀 김원정 부장(36)은 “한국 애니메이션은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신뢰도도 낮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류로 인지됐다”고 수출 당시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뽀로로는 프랑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일본 후지 TV의 아동 전문 프로그램 ‘폰키키’를 통해 방영되는 등 90여 개국에 수출됐다. 김 부장은 “많은 유럽 셀러들이 ‘뽀로로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든 일을 통과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쿼터제가 높은 유럽을 성공적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최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것을 담아내는 것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뽀로로가 어떤 특정지역 또는 문화를 넘어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다.

김 부장은 “지금 뽀로로의 위치가 어느 정도 올라갔지만 아직 부족하다. 우리 회사의 작품, 더 나아가 한국의 작품들을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은 미개척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2008년 불법복제 1위를 차지한 뽀로로

지난 4일 첫 방송을 한 뽀로로 3기는 기존 1, 2기와는 다른 디자인, 이야기의 방향, 초점 등을 담았다. 현재 뽀로로 3기 기획PD를 맡고 있는 김지영 PD는 “기존에 사랑을 많이 받아서 뽀로로의 이미지와 스토리에 변화를 주었을 때 반응이 괜찮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뽀로로 3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 대표는 “오늘 아침 유투브에 올려진 뽀로로 3기 불법 복제 영상이 많은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뽀로로는 지난해 불법복제 영상물 1위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이로 인해 뽀로로 비디오와 DVD 시장이 굉장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정을 갖고 많이 봐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불법 복제는 창작 의욕을 꺾는 일이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제 2의 미키마우스를 꿈꾸나?”

최 대표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캐릭터 사업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롤모델은 디즈니일 것이다. 하지만 뽀로로의 지금 단계에서 ‘제2의 미키마우스를 꿈꾼다’는 것은 섣부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사업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리 회사의 최우선 목표다”라고 말했다.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입지를 굳혀 그 컨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뽀로로가 국내외 시장에서 사업적인 잠재력을 보여줬다. 앞으로 뽀로로를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춘 캐릭터로 육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계획이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zooey@donga.com

강렬한 색감,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참신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산 3D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

지난 2003년 11월 EBS에서 첫 전파를 탄 뽀로로는 아이코닉스와 오콘, SK브로드밴드, EBS가 공동투자해서 만든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아기 펭귄 뽀로로, 북극곰, 사막 여우, 비버 등이 함께 사는 마을 이야기다. 뽀로로 시즌 1, 2기를 이어 지난 4일 EBS를 통해 시즌 3기를 첫 방영했다.

아이코닉스가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해 지난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상품 로열티 수입만 100억 원이다. 현재 국내 200여개 업체가 뽀로로와 관련된 1000여종 이상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뽀로로 제작팀은 해외 90여개 국가로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수출했다. 현재 유럽, 남미, 중국, 동남아 등의 어린이들은 뽀로로 시즌 3기가 하루빨리 방영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뽀로로의 성공은 아이들의 생활”

지난 20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아이코닉스 엔터테이먼트 사무실을 찾았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이먼트 대표이자 뽀로로의 아빠 최종일 씨(45)는 “애니메이션을 성공시키기 위해 ‘애니메이션의 수용자를 누구로 설정할 것이냐’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뽀로로 기획 당시인 2001년에는 국내를 포함해 해외에도 유아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없었다”는 것에 착안해 애니메이션 수용자를 유아로 설정했다.

최 대표는 “보편적인 감수성과 행동 양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생활”을 뽀로로 작품의 주제로 잡았다. 이는 뽀로로가 아이들과 통할 수 있었던 큰 이유이자 국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였다.

“영국 펭귄의 아류작이다?”

뽀로로는 매년 5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인 ‘ANSI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국 최초로 본선까지 진출했다.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최 대표에게 본선진출은 뽀로로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증거였다.

뽀로로 1기, 2기 기획PD를 맡았던 신창환 씨(현재 스튜디오 게일 대표이사)는 “뽀로로가 런칭할 시점에 나올만한 애니메이션들을 오래전부터 관찰했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의 어떤 작품이 나올지 계산한 것이다. 그 때 타깃으로 잡은 작품은 영국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인 ‘핑구’였다.

‘핑구’의 주인공은 뽀로로와 같은 펭귄이다. 최 대표는 “뽀로로가 ‘핑구’의 아류작이 되지는 않을까 주위에서 많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무점토로 한 프레임씩을 표현하는 ‘핑구’는 작품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뽀로로는 3D 툴을 이용해 ‘핑구’가 가질 수 없었던 앵글, 표현방식, 세트 등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뽀로로가 ‘핑구’의 아류작이 아닌 다른 컨텐츠임을 확실히 인식시킨 것이다. 한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제작사가 다른 툴, 다른 제작방식으로 해외 눈길을 끄는데 성공한 것이다.

“뽀로로, 애니메이션의 강국 일본 그리고 유럽 시장의 높은 장벽을 넘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이먼트 해외사업팀 김원정 부장(36)은 “한국 애니메이션은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신뢰도도 낮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류로 인지됐다”고 수출 당시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뽀로로는 프랑스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일본 후지 TV의 아동 전문 프로그램 ‘폰키키’를 통해 방영되는 등 90여 개국에 수출됐다. 김 부장은 “많은 유럽 셀러들이 ‘뽀로로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든 일을 통과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애니메이션 쿼터제가 높은 유럽을 성공적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최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것을 담아내는 것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뽀로로가 어떤 특정지역 또는 문화를 넘어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다.

김 부장은 “지금 뽀로로의 위치가 어느 정도 올라갔지만 아직 부족하다. 우리 회사의 작품, 더 나아가 한국의 작품들을 많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은 미개척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2008년 불법복제 1위를 차지한 뽀로로

지난 4일 첫 방송을 한 뽀로로 3기는 기존 1, 2기와는 다른 디자인, 이야기의 방향, 초점 등을 담았다. 현재 뽀로로 3기 기획PD를 맡고 있는 김지영 PD는 “기존에 사랑을 많이 받아서 뽀로로의 이미지와 스토리에 변화를 주었을 때 반응이 괜찮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뽀로로 3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 대표는 “오늘 아침 유투브에 올려진 뽀로로 3기 불법 복제 영상이 많은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뽀로로는 지난해 불법복제 영상물 1위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이로 인해 뽀로로 비디오와 DVD 시장이 굉장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정을 갖고 많이 봐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불법 복제는 창작 의욕을 꺾는 일이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제 2의 미키마우스를 꿈꾸나?”

최 대표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캐릭터 사업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롤모델은 디즈니일 것이다. 하지만 뽀로로의 지금 단계에서 ‘제2의 미키마우스를 꿈꾼다’는 것은 섣부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사업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리 회사의 최우선 목표다”라고 말했다. 좋은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입지를 굳혀 그 컨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뽀로로가 국내외 시장에서 사업적인 잠재력을 보여줬다. 앞으로 뽀로로를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춘 캐릭터로 육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계획이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zoo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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