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국세청, 이번엔 변해야 한다

등록 2009.06.22.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세청장에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을 내정하는 깜짝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하마평에조차 오르지 않았던 분이다. 너무나 의외다." "조직이 완전히 물갈이될 것 같다." 국세청에서 나오는 반응들입니다

. 국세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학자 출신이 청장에 내정된 것은 43년 국세청 역사상 처음이니 놀랄 만도 합니다.

그러나 국세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대통령의 깜짝 발탁인사가 뜬금없는 것은 아닙니다. 올 1월 한상률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국세청장 자리는 5개월 째 비어 있습니다. 한 청장의 전임인 이주

성, 전군표 전 청장은 비리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전 총장은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됐고, 전 전 총장은 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전임 청장 3명이 줄줄이 불명

예 퇴진했으니 국세청장은 만신창이가 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이처럼 부끄러운 기록을 남긴 정부 기관은 국세청 말고는 없습니다.

국세청 스스로 각성을 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청장들이 단 한 점의 부끄럼도 없이 공직을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했다면, 3명의 청장이 릴레이라도 하듯 연속적으로 국세청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았겠

지요.

국세청이 제 머리를 못 깎으니 대통령이 나선 겁니다. 국세청이 대통령으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국세청은 국민들의 손가락질도 자초했습니다. 국세청 윗물이 더러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세청

아랫물도 더럽다고 여깁니다. 국세청에 대한 엄정한 비판은 피땀 흘려 번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국민들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청와대는 그동안 국세행정선진화 실무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세청 개혁방안을 다듬어왔습니다. 지방청을 폐지하고 외부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조직을 효율화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백 내정자는 "국세청 직원들이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국세청을 개혁하고 직원들의 자존심까지 세우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입니다. 외부 출신 청장에 대한 텃세도 예상됩니다. 백 내정자

는 그런 도전을 극복하고 국세청을 변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못하면 이번 인사는 헛수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세청장에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을 내정하는 깜짝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하마평에조차 오르지 않았던 분이다. 너무나 의외다." "조직이 완전히 물갈이될 것 같다." 국세청에서 나오는 반응들입니다

. 국세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학자 출신이 청장에 내정된 것은 43년 국세청 역사상 처음이니 놀랄 만도 합니다.

그러나 국세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대통령의 깜짝 발탁인사가 뜬금없는 것은 아닙니다. 올 1월 한상률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국세청장 자리는 5개월 째 비어 있습니다. 한 청장의 전임인 이주

성, 전군표 전 청장은 비리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전 총장은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됐고, 전 전 총장은 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전임 청장 3명이 줄줄이 불명

예 퇴진했으니 국세청장은 만신창이가 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이처럼 부끄러운 기록을 남긴 정부 기관은 국세청 말고는 없습니다.

국세청 스스로 각성을 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청장들이 단 한 점의 부끄럼도 없이 공직을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했다면, 3명의 청장이 릴레이라도 하듯 연속적으로 국세청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았겠

지요.

국세청이 제 머리를 못 깎으니 대통령이 나선 겁니다. 국세청이 대통령으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국세청은 국민들의 손가락질도 자초했습니다. 국세청 윗물이 더러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세청

아랫물도 더럽다고 여깁니다. 국세청에 대한 엄정한 비판은 피땀 흘려 번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국민들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청와대는 그동안 국세행정선진화 실무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세청 개혁방안을 다듬어왔습니다. 지방청을 폐지하고 외부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조직을 효율화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백 내정자는 "국세청 직원들이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국세청을 개혁하고 직원들의 자존심까지 세우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입니다. 외부 출신 청장에 대한 텃세도 예상됩니다. 백 내정자

는 그런 도전을 극복하고 국세청을 변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못하면 이번 인사는 헛수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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