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구 서울대 본관

등록 2009.07.01.
대학로에 가면 마로니에 공원 옆에 오래된 건물이 있습니다. 현재는 문화예술위원회가 입주해 있으나 원래는 서울대 본관이었습니다. 1931년 완공되어 78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근대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사적 278호로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 건물이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다는 소식입니다.

대학로는 1980년대 이후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 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학로처럼 공연장이 120개나 밀집되어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연극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은 없고 유흥 만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학로에 유흥가가 발달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수준 낮은 연극들이 판을 치면서 정작 연극다운 연극은 구경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실망한 중견 연극인들은 대학로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차분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환락의 장소로 변질된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내년부터 이 건물을 예술지원센터로 꾸민다는 계획입니다. 어제 열린 공청회에서는 연습실과 같은 창작과 발표를 위한 공간이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술인들이 다시 이곳에 모여들고 예술의 거리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 건물은 한국 건축의 선구자인 박길룡 씨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화신백화점을 설계하기도 했던 국내 최초의 건축가입니다. 외부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세련되고 우아한 형태로 설계했습니다. 서울대 본관 시절 이 건물 안에는 서울대 총장실이 있었습니다. 역사적이고 문화재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연극의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뮤지컬 붐이 크게 일고 있으나 순수 연극 쪽은 상황이 다릅니다. 연극이 살아나야 뮤지컬 산업도 발전합니다. 대학로가 환락가가 아닌 연극 위주의 공간이 되고, 한국 예술을 꽃피우는 근거지가 되도록 정부와 지역, 연극인들이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대학로에 가면 마로니에 공원 옆에 오래된 건물이 있습니다. 현재는 문화예술위원회가 입주해 있으나 원래는 서울대 본관이었습니다. 1931년 완공되어 78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근대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사적 278호로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 건물이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다는 소식입니다.

대학로는 1980년대 이후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 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학로처럼 공연장이 120개나 밀집되어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연극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은 없고 유흥 만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학로에 유흥가가 발달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수준 낮은 연극들이 판을 치면서 정작 연극다운 연극은 구경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실망한 중견 연극인들은 대학로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차분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환락의 장소로 변질된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내년부터 이 건물을 예술지원센터로 꾸민다는 계획입니다. 어제 열린 공청회에서는 연습실과 같은 창작과 발표를 위한 공간이 들어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술인들이 다시 이곳에 모여들고 예술의 거리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 건물은 한국 건축의 선구자인 박길룡 씨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화신백화점을 설계하기도 했던 국내 최초의 건축가입니다. 외부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세련되고 우아한 형태로 설계했습니다. 서울대 본관 시절 이 건물 안에는 서울대 총장실이 있었습니다. 역사적이고 문화재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연극의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뮤지컬 붐이 크게 일고 있으나 순수 연극 쪽은 상황이 다릅니다. 연극이 살아나야 뮤지컬 산업도 발전합니다. 대학로가 환락가가 아닌 연극 위주의 공간이 되고, 한국 예술을 꽃피우는 근거지가 되도록 정부와 지역, 연극인들이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