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신종플루 대유행, 불안한 대응
등록 2009.08.25.당장 개학을 맞은 학교들이 큰일입니다. 전국에서 38개 학교가 개학을 미루거나 휴교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병의원들이 신종플루 의심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보건당국은 치료 거점병원 455개의 명단을 `병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를 미루다가 뒤늦게 공개했습니다만 이마저 상당수가 격리병상을 마련하지 못해 추가감염의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심지어 서울대병원 같은 유명 병원이 한때 거점병원에 참여를 거부해 말썽을 빚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와 백신 확보가 발등의 불입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500만 명분의 타미플루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예산에 구애받지 말고 긴급예산을 배정해서라도 치료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다음에 나온 결정입니다.
각국이 항바이러스제 확보를 위한 총칼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굼띤 대응이란 비난을 들어도 할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이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사를 방문하기 위해 어제 유럽으로 출국했습니다만 이미 선진국들이 약품을 싹쓸이한 마당에 뒤늦게 돈을 들고 간다고 해서 확보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올 11월쯤 시판된다는 백신 확보도 큰 문제입니다. 올해 확보될 500만 명분은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 계층이 접종하는 데도 부족한 물량이라고 합니다.
신종전염병의 팬데믹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학자들이 경고해온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올해 신종플루 등 신종전염병 관련 11개 예산을 전년에 비해 25억원이나 삭감했습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신종플루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확진 환자수가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두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10, 11월에는 국민의 20∼30%에 해당하는 800만 명이 감염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개학을 맞은 학교들이 큰일입니다. 전국에서 38개 학교가 개학을 미루거나 휴교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병의원들이 신종플루 의심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보건당국은 치료 거점병원 455개의 명단을 `병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를 미루다가 뒤늦게 공개했습니다만 이마저 상당수가 격리병상을 마련하지 못해 추가감염의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심지어 서울대병원 같은 유명 병원이 한때 거점병원에 참여를 거부해 말썽을 빚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와 백신 확보가 발등의 불입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500만 명분의 타미플루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예산에 구애받지 말고 긴급예산을 배정해서라도 치료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다음에 나온 결정입니다.
각국이 항바이러스제 확보를 위한 총칼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굼띤 대응이란 비난을 들어도 할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이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사를 방문하기 위해 어제 유럽으로 출국했습니다만 이미 선진국들이 약품을 싹쓸이한 마당에 뒤늦게 돈을 들고 간다고 해서 확보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올 11월쯤 시판된다는 백신 확보도 큰 문제입니다. 올해 확보될 500만 명분은 노인과 어린이 등 취약 계층이 접종하는 데도 부족한 물량이라고 합니다.
신종전염병의 팬데믹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학자들이 경고해온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올해 신종플루 등 신종전염병 관련 11개 예산을 전년에 비해 25억원이나 삭감했습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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