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의 정권교체…한일관계 걸림돌 풀릴까

등록 2009.09.02.
◆일본 민주당 정권의 한일관계

(박제균 앵커)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열도가 요즘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바로 반세기만의 정권교체 때문인데요. 1955년 창당 이래 줄곧 장기집권해온 자민당이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차지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민주당 정권을 맞는 일본의 분위기가 궁급합니다. 도쿄에 있는 윤종구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윤 특파원? (예, 도쿄입니다.) 정권교체 후 일본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윤종구 특파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은 요즘 정권교체의 열기로 뜨겁습니다. 조용하고 고분고분하던 일본 국민들이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일거에 정권을 바꿔버린 뒤, 이제는 어딜 가나 정치 얘기가 흘러넘칩니다.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동시에 약간 불안한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은 정책이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한마디로 자민당 체제에 질렸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자 아사히신문 여론조사 보도를 보면, 유권자가 정권교체를 원했다는 응답은 81%인데 비해, 정책을 지지했다는 응답은 38%에 그친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권 선택 선거였다는 말이죠.

(박 앵커) 우리로서는 당연히, 일본의 정권교체가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큰 관심인데요. 상당히 낙관적인 소식들이 많은 것 같던데, 실제로 어떻게 전망됩니까.

(윤 특파원) 예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일관계가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한일 간에는 과거사라는 큰 걸림돌이 있어 왔습니다. 경제관계나 인적 문화적 교류가 아무리 많아져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역사교과서 문제가 터지면 하루아침에 양국관계가 식어버리는 악순환이 그동안 계속돼왔습니다. 다행히도, 오는 16일 총리에 취임할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 신사에 안 가겠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해왔습니다. 재일동포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문제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민주당 정권은 또 종전 50주년을 맞은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방침입니다. 자민당 정권에 비해 과거사에 대한 한일간 인식차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여지가 보입니다.

(김 앵커) 그런데 한일 간에는 주기적으로 과거사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윤 특파원) 자민당 정권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한 역사인식이나,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둘러싼 우경화 움직임,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문제 등에서 우리의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가끔씩 정권 지도층 인사들의 망언도 있었고요.

이번 정권교체에 따라 한일관계 전망이 전체적으로는 밝은 편이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너무 성급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서 과거사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고 한일관계가 갑자기 전진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재일동포 참정권 문제만 해도, 일본 여론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양국간에 가장 민감한 문제인 독도문제에서 민주당은 일본 땅이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건 일본의 좌우 진영이나 여야의 차원을 넘어 한목소리입니다. 결국 앞으로 한일관계는 양국 정부와 정치권이 과거사 인식을 공유하는 바탕 위에서 민감한 문제들을 얼마나 슬기롭게 관리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앵커) 북한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일본은 핵이나 납치문제에 엄청나게 민감하지 않나요?

(윤 특파원) 기본적으로 민주당 정권은 외교에 있어서 `대화와 협조`를 기본 노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서도 당연히 자민당보다는 덜 강경합니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는 8월 중순 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한 자리에서 "한국 미국과 협력해 북한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방금 말씀하신 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납치문제는 국민 여론이 워낙 강경해 누가 정권을 잡든 행동반경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민주당도 총선 공약집에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용인할 수 없다"며 수상한 북한선박에 대해 화물검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우선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장 일본의 대북정책이 눈에 띄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김 앵커) 결국 사람이 문제일 텐데, 민주당 정권에서 한국을 제대로 아는 지한파 의원이 어느 정도 됩니까.

(윤 특파원) 민주당에서 가장 중요한 실력자들인 하토야마 차기 총리,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 간 나오토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등이 모두 한국에 대해 우호적입니다. 하토야마 대표의 부인이 한류스타 이병헌의 열렬한 팬이고, 90세 장모는 한류스타 만나기 위해 최근까지 한글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또 민주당에는 `전략적인 일한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이란 단체가 있습니다. 젊은 축에 속하는 마에하라 세이지 전 대표가 회장이고 주로 소장파 의원 15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도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대표가 6월초에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러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 모임 소속 의원 9명이 수행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아마 이들을 중심으로 한일간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의 한일관계

(박제균 앵커)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열도가 요즘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바로 반세기만의 정권교체 때문인데요. 1955년 창당 이래 줄곧 장기집권해온 자민당이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차지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민주당 정권을 맞는 일본의 분위기가 궁급합니다. 도쿄에 있는 윤종구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윤 특파원? (예, 도쿄입니다.) 정권교체 후 일본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윤종구 특파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은 요즘 정권교체의 열기로 뜨겁습니다. 조용하고 고분고분하던 일본 국민들이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일거에 정권을 바꿔버린 뒤, 이제는 어딜 가나 정치 얘기가 흘러넘칩니다.

민주당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동시에 약간 불안한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은 정책이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한마디로 자민당 체제에 질렸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자 아사히신문 여론조사 보도를 보면, 유권자가 정권교체를 원했다는 응답은 81%인데 비해, 정책을 지지했다는 응답은 38%에 그친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권 선택 선거였다는 말이죠.

(박 앵커) 우리로서는 당연히, 일본의 정권교체가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큰 관심인데요. 상당히 낙관적인 소식들이 많은 것 같던데, 실제로 어떻게 전망됩니까.

(윤 특파원) 예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일관계가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한일 간에는 과거사라는 큰 걸림돌이 있어 왔습니다. 경제관계나 인적 문화적 교류가 아무리 많아져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역사교과서 문제가 터지면 하루아침에 양국관계가 식어버리는 악순환이 그동안 계속돼왔습니다. 다행히도, 오는 16일 총리에 취임할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 신사에 안 가겠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해왔습니다. 재일동포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문제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민주당 정권은 또 종전 50주년을 맞은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는 방침입니다. 자민당 정권에 비해 과거사에 대한 한일간 인식차가 조금이나마 줄어들 여지가 보입니다.

(김 앵커) 그런데 한일 간에는 주기적으로 과거사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윤 특파원) 자민당 정권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한 역사인식이나,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둘러싼 우경화 움직임,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문제 등에서 우리의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가끔씩 정권 지도층 인사들의 망언도 있었고요.

이번 정권교체에 따라 한일관계 전망이 전체적으로는 밝은 편이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너무 성급한 기대는 금물입니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서 과거사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고 한일관계가 갑자기 전진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재일동포 참정권 문제만 해도, 일본 여론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양국간에 가장 민감한 문제인 독도문제에서 민주당은 일본 땅이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건 일본의 좌우 진영이나 여야의 차원을 넘어 한목소리입니다. 결국 앞으로 한일관계는 양국 정부와 정치권이 과거사 인식을 공유하는 바탕 위에서 민감한 문제들을 얼마나 슬기롭게 관리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앵커) 북한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일본은 핵이나 납치문제에 엄청나게 민감하지 않나요?

(윤 특파원) 기본적으로 민주당 정권은 외교에 있어서 `대화와 협조`를 기본 노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에서도 당연히 자민당보다는 덜 강경합니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는 8월 중순 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한 자리에서 "한국 미국과 협력해 북한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방금 말씀하신 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납치문제는 국민 여론이 워낙 강경해 누가 정권을 잡든 행동반경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민주당도 총선 공약집에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용인할 수 없다"며 수상한 북한선박에 대해 화물검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우선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장 일본의 대북정책이 눈에 띄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김 앵커) 결국 사람이 문제일 텐데, 민주당 정권에서 한국을 제대로 아는 지한파 의원이 어느 정도 됩니까.

(윤 특파원) 민주당에서 가장 중요한 실력자들인 하토야마 차기 총리,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 간 나오토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등이 모두 한국에 대해 우호적입니다. 하토야마 대표의 부인이 한류스타 이병헌의 열렬한 팬이고, 90세 장모는 한류스타 만나기 위해 최근까지 한글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또 민주당에는 `전략적인 일한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이란 단체가 있습니다. 젊은 축에 속하는 마에하라 세이지 전 대표가 회장이고 주로 소장파 의원 15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차기 총리도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대표가 6월초에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러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 모임 소속 의원 9명이 수행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아마 이들을 중심으로 한일간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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