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북한 6자회담 복귀제의, 반색할 일 아니다

등록 2009.10.07.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건부로 6자회담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북미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성명이 나오자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고 공언했던 북한의 태도변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외교적 술수로 볼 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북핵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열린 것처럼 반색할 일이 아닙니다. 우선 `북미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전제조건이 수상합니다. 이는 북미 양자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얻어내려고 압박하는 것이며 만족할만한 대가가 없을 경우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미국 국무부가 6자회담이 (북핵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돼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북한이 조건부 6자회담을 제시한 배경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무상원조를 챙기면서 마지못해 6자회담을 언급한 것입니다. 이번 김정일-원자바오 회담을 통해 중국이 전액 부담하기로 한 압록강대교 건설비만도 17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 선물보따리에 대한 대가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6자회담을 거론했을 뿐 북미회담에서 핵군축, 평화협정 체결 등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봐야합니다.

북한은 도발을 저질러 긴장을 고조시킨 뒤 반대급부를 요구하며 대화를 재개해온 화려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런 술책이 먹혀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1994년 북미제네바기본합의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의 상황이 그런 사례입니다. 이제 국제사회도 북한의 이런 `게임 룰`에 상당한 면역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6자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의 틀이라는 인식에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합니다. 중국도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긴 보단 6자회담 무조건 복귀를 적극적으로 압박해야 할 때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건부로 6자회담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북미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성명이 나오자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고 공언했던 북한의 태도변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외교적 술수로 볼 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북핵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열린 것처럼 반색할 일이 아닙니다. 우선 `북미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전제조건이 수상합니다. 이는 북미 양자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얻어내려고 압박하는 것이며 만족할만한 대가가 없을 경우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미국 국무부가 6자회담이 (북핵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돼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북한이 조건부 6자회담을 제시한 배경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무상원조를 챙기면서 마지못해 6자회담을 언급한 것입니다. 이번 김정일-원자바오 회담을 통해 중국이 전액 부담하기로 한 압록강대교 건설비만도 17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이 선물보따리에 대한 대가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6자회담을 거론했을 뿐 북미회담에서 핵군축, 평화협정 체결 등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봐야합니다.

북한은 도발을 저질러 긴장을 고조시킨 뒤 반대급부를 요구하며 대화를 재개해온 화려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런 술책이 먹혀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1994년 북미제네바기본합의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의 상황이 그런 사례입니다. 이제 국제사회도 북한의 이런 `게임 룰`에 상당한 면역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6자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의 틀이라는 인식에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합니다. 중국도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긴 보단 6자회담 무조건 복귀를 적극적으로 압박해야 할 때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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