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사로 갔더니, 후진국이라며 비꼬아”

등록 2009.10.13.
◆뉴스데이트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3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13년 전, 주요 언론들은 이인호 당시 서울대 교수를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뤘습니다. 한국 최초로 여성 대사가 됐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앵커) 이인호 교수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공익을 위한 지식인의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엔 카이스트 입학사정관으로도 활동한 이인호 교수를 만났습니다.

=======================

핀란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세계 각지에서 모아 온 민속 인형들의 얼굴이 가지각색입니다.

이인호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이력은 그만큼 다채롭습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사로 핀란드에 갔을 땐, 다른 나라 대사 부부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인호 교수/ 카이스트 김보정 석좌교수·전 러시아 대사

"개인적으론 영광이지만 한국을 생각하면 디스거스팅(disgusting)하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 어떻게 그렇게 한국이 후진적이라서 인제 여성 대사를 내보냈냐고…"

일흔 살이 훌쩍 넘었지만, 공익을 위한 지식인로서의 활동엔 쉼이 없습니다.

올해 대학입시의 `핫이슈`, 카이스트의 입학사정관으로 면접도 맡았습니다.

(인터뷰)

"확실히 몇 사람 해봤더니 서류상으로는 볼 수 없는 그런 면이 부각이 되죠."

하지만 정부주도의 획일적인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걱정도 많습니다.

(인터뷰)

"고급 인력을 뽑을 적에는 종합면접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카이스트 등 몇 군데에서 일부 학생들을 그렇게 뽑을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마치 그게 만능인 것처럼, 갑자기 시행하는 건 부작용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인호 교수는 남들이 잘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서울대 문리대 시절, 전쟁으로 피폐해진 강의실에 실망해, 우연히 알게 된 미국의 명문 웨슬리 대학에 도전했습니다.

(인터뷰)

"1956년 2월 (서울에서) SAT 쳤어요. 아마 그건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 아닌가 싶은데, 미국 군인 세 사람하고…"

장학금을 받기 위해 공부하다보니 한국 여성 최초의 하버드대 박사가 됐고, 그 길은 한국 여성 최초의 대사로 이어졌습니다.

`최초`의 길을 가게한 원동력, 알고 보니 중·고교시절, 정부의 `교육 실험`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뷰)

"남녀공학을 실험하는 학교였어요. 한 반에서 공부는 안 했지만 한 학교에서 하고, 독일어라든가 그런 수강생이 많지 않은 경우는 합반도 하고, 그리고 자치활동 같이 하고.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어렸을 때, 남자들 하고 같이 일하는 데 익숙해졌고…"

요즘 언론에 칼럼을 쓰면서 고민이 많습니다.

점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다보니, 상식을 지키라는 진부한 얘기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명박 정부 2기, 무엇보다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고,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최악의 경우 실업이 되어도 굶어 죽지 않고 어린애들이 희생되지 않는다 하는 그것이 된다면 그 다음에는 자율경쟁을 주장할 수 있죠."

여성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인터뷰)

"내가 여성이니까 어떨까 하지 말고, 뭔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기회가 항상 온다고 생각해요. 나 같은 경우도 대사가 된다든가 그런 걸 목표로 공부해 본적은 없는데,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돼 있으니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거고…"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뉴스데이트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3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13년 전, 주요 언론들은 이인호 당시 서울대 교수를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뤘습니다. 한국 최초로 여성 대사가 됐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앵커) 이인호 교수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공익을 위한 지식인의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엔 카이스트 입학사정관으로도 활동한 이인호 교수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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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세계 각지에서 모아 온 민속 인형들의 얼굴이 가지각색입니다.

이인호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이력은 그만큼 다채롭습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사로 핀란드에 갔을 땐, 다른 나라 대사 부부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인호 교수/ 카이스트 김보정 석좌교수·전 러시아 대사

"개인적으론 영광이지만 한국을 생각하면 디스거스팅(disgusting)하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 어떻게 그렇게 한국이 후진적이라서 인제 여성 대사를 내보냈냐고…"

일흔 살이 훌쩍 넘었지만, 공익을 위한 지식인로서의 활동엔 쉼이 없습니다.

올해 대학입시의 `핫이슈`, 카이스트의 입학사정관으로 면접도 맡았습니다.

(인터뷰)

"확실히 몇 사람 해봤더니 서류상으로는 볼 수 없는 그런 면이 부각이 되죠."

하지만 정부주도의 획일적인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걱정도 많습니다.

(인터뷰)

"고급 인력을 뽑을 적에는 종합면접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카이스트 등 몇 군데에서 일부 학생들을 그렇게 뽑을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마치 그게 만능인 것처럼, 갑자기 시행하는 건 부작용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인호 교수는 남들이 잘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서울대 문리대 시절, 전쟁으로 피폐해진 강의실에 실망해, 우연히 알게 된 미국의 명문 웨슬리 대학에 도전했습니다.

(인터뷰)

"1956년 2월 (서울에서) SAT 쳤어요. 아마 그건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 아닌가 싶은데, 미국 군인 세 사람하고…"

장학금을 받기 위해 공부하다보니 한국 여성 최초의 하버드대 박사가 됐고, 그 길은 한국 여성 최초의 대사로 이어졌습니다.

`최초`의 길을 가게한 원동력, 알고 보니 중·고교시절, 정부의 `교육 실험`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뷰)

"남녀공학을 실험하는 학교였어요. 한 반에서 공부는 안 했지만 한 학교에서 하고, 독일어라든가 그런 수강생이 많지 않은 경우는 합반도 하고, 그리고 자치활동 같이 하고.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어렸을 때, 남자들 하고 같이 일하는 데 익숙해졌고…"

요즘 언론에 칼럼을 쓰면서 고민이 많습니다.

점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다보니, 상식을 지키라는 진부한 얘기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명박 정부 2기, 무엇보다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고,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최악의 경우 실업이 되어도 굶어 죽지 않고 어린애들이 희생되지 않는다 하는 그것이 된다면 그 다음에는 자율경쟁을 주장할 수 있죠."

여성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인터뷰)

"내가 여성이니까 어떨까 하지 말고, 뭔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기회가 항상 온다고 생각해요. 나 같은 경우도 대사가 된다든가 그런 걸 목표로 공부해 본적은 없는데,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돼 있으니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거고…"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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