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아이들 운명바꿀 1년 학비로 충분

등록 2009.10.20.
(박제균 앵커) 단돈 1~2만원 때문에 아이들의 운명이 바뀐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요. 신광영 기자와 함께 세네갈 어린이들의 실태가 어떤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세네갈의 경제적 실상이 좀 어떤가요?

(신 광영 기자) 세네갈은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 지난 1960년 독립했는데요. 천연자원이 없는데다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자체 제조 기술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반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프랑스 등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와 파는 일 정돕니다. 정부 추산 실업률이 48%에 이릅니다. 그러다보니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하루를 삽니다. 전체 인구의 42%는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문맹률이 40%에 이릅니다. 지난해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세네갈의 인간개발지수(HDI)는 전체 177개국 중 166위였습니다.

(김현수 앵커) 가난이 계속 대물림되는 양상인데요.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래도 어린이들 아니겠습니까?

(신 기자) 우선 먹고 자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세네갈도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곳 중 하난데요. 2평 남짓한 방에서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기장도 없이 몰려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걸리고 심한 경우 사망하지만, 치료를 받거나 예방 백신을 맞을 형편이 못됩니다. 모기장도 하나에 5달러 정돈데요. 정부에서 배급을 받아도 당장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어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또 별도의 화장실이 없이 집 주변에서 볼일을 보기 때문에 위생이 매우 열악한 상황인데요. 앞서 소개 드린 이브라히마의 경우도 집 앞 공터가 화장실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박 앵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아이들에게 내일이 없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참 학교에 있어야 할 오전시간인데도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세네갈에서는 절반 가까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초등학교 일년 학비가 우리 돈으로 1만4000원 정도이고 학용품 값이 1년에 2~3만원 정도 드는데 그 돈을 부담할 형편이 안 되는 겁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남자 아이의 경우 부모를 도와 시장에 나가 물건을 함께 팔거나 그마저 안 되면 구걸을 나갑니다. 여자 아이들은 문제가 더 심각한데요. 열 두 살 된 아이들이 시장에 나가 몸을 팔거나 집안의 입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 일찍 시집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된 피임교육이 없다보니 조기 출산으로 여성들이 장애를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미성년 상태의 미혼모들이 많이 생겨 가난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도 자주 나타납니다.

(김 앵커) 조금만 희망을 줘도 큰 꿈을 꿀 수 있는 아이들인데 참 안타깝네요.

(신 기자) 세네갈 어린이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열망이 아주 높았습니다. 올해 16살인 소크나 같은 경우 조기 결혼을 할 뻔 했다가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하는 직업학교 프로그램에 합격하면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소크나의 가족은 4명의 부인과 결혼해 27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생계가 무너졌는데요. 언니들은 대부분 조기 결혼을 해 집을 떠났지만 소크나는 직업학교에서 섬유제작과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성적도 전교 10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인터뷰(소크나) "큰 도시에 나가서 수공예 옷가게를 여는 게 꿈이에요."

소크나는 집에 오면 동생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하나하나 가르쳐줬습니다. 그 덕에 열 두 살만 되면 시집을 가야하는 줄 알았던 소크나의 여동생들도 언니를 따라 옷을 만들어 시장에 팔고 있습니다.

(박 앵커) 세네갈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신 기자)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일대일로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학교와 도서관을 많이 지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아동복지단체인 어린이재단에서 세네갈 후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600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세네갈에서는 학교에 가도 제대로 된 교과서나 참고서가 없어 내실 있는 교육이 어려운 형편이라 도서관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어린이재단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김 앵커) 이번 세네갈 취재에는 소설가 공지영 씨가 직접 참가했는데 어떤 활동을 했나요?

(신 기자) 공지영 씨는 지난 2007년부터 어린이재단의 나눔대사로 활동해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에티오피아와 우간다를 찾은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아프리카 방문이었습니다. 공 씨는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을 만나 위로하고 재단이 세운 초등학교를 찾아 단체급식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인터뷰)

"의료진 100명 투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약을 대량으로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 한 번 씻게 하고 모기장 한 번 더 치게 하고 만약에 피임약 복용에 관해서 홍보나 교육이 된다면 그런 것들의 노고 없이도 충분히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절감했어요."

"엄마입장에서 너무 가슴 아팠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미약할 수 있지만 한 게 한 게 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 화장실 수도 이런 거 하나하나 넣어 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겠다 생각했고요. 그런 곳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감사했지만 이렇게 좋은 곳에 태어났기 때문에 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하게 됐습니다.

(박 앵커) 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제균 앵커) 단돈 1~2만원 때문에 아이들의 운명이 바뀐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요. 신광영 기자와 함께 세네갈 어린이들의 실태가 어떤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세네갈의 경제적 실상이 좀 어떤가요?

(신 광영 기자) 세네갈은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 지난 1960년 독립했는데요. 천연자원이 없는데다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자체 제조 기술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반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프랑스 등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와 파는 일 정돕니다. 정부 추산 실업률이 48%에 이릅니다. 그러다보니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하루를 삽니다. 전체 인구의 42%는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문맹률이 40%에 이릅니다. 지난해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세네갈의 인간개발지수(HDI)는 전체 177개국 중 166위였습니다.

(김현수 앵커) 가난이 계속 대물림되는 양상인데요.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래도 어린이들 아니겠습니까?

(신 기자) 우선 먹고 자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세네갈도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곳 중 하난데요. 2평 남짓한 방에서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기장도 없이 몰려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라리아에 걸리고 심한 경우 사망하지만, 치료를 받거나 예방 백신을 맞을 형편이 못됩니다. 모기장도 하나에 5달러 정돈데요. 정부에서 배급을 받아도 당장 하루 먹고 살기가 힘들어 시장에 내다 파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또 별도의 화장실이 없이 집 주변에서 볼일을 보기 때문에 위생이 매우 열악한 상황인데요. 앞서 소개 드린 이브라히마의 경우도 집 앞 공터가 화장실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박 앵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아이들에게 내일이 없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참 학교에 있어야 할 오전시간인데도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세네갈에서는 절반 가까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초등학교 일년 학비가 우리 돈으로 1만4000원 정도이고 학용품 값이 1년에 2~3만원 정도 드는데 그 돈을 부담할 형편이 안 되는 겁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남자 아이의 경우 부모를 도와 시장에 나가 물건을 함께 팔거나 그마저 안 되면 구걸을 나갑니다. 여자 아이들은 문제가 더 심각한데요. 열 두 살 된 아이들이 시장에 나가 몸을 팔거나 집안의 입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 일찍 시집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된 피임교육이 없다보니 조기 출산으로 여성들이 장애를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미성년 상태의 미혼모들이 많이 생겨 가난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도 자주 나타납니다.

(김 앵커) 조금만 희망을 줘도 큰 꿈을 꿀 수 있는 아이들인데 참 안타깝네요.

(신 기자) 세네갈 어린이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열망이 아주 높았습니다. 올해 16살인 소크나 같은 경우 조기 결혼을 할 뻔 했다가 어린이재단에서 지원하는 직업학교 프로그램에 합격하면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소크나의 가족은 4명의 부인과 결혼해 27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생계가 무너졌는데요. 언니들은 대부분 조기 결혼을 해 집을 떠났지만 소크나는 직업학교에서 섬유제작과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성적도 전교 10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인터뷰(소크나) "큰 도시에 나가서 수공예 옷가게를 여는 게 꿈이에요."

소크나는 집에 오면 동생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하나하나 가르쳐줬습니다. 그 덕에 열 두 살만 되면 시집을 가야하는 줄 알았던 소크나의 여동생들도 언니를 따라 옷을 만들어 시장에 팔고 있습니다.

(박 앵커) 세네갈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신 기자)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일대일로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학교와 도서관을 많이 지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아동복지단체인 어린이재단에서 세네갈 후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600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세네갈에서는 학교에 가도 제대로 된 교과서나 참고서가 없어 내실 있는 교육이 어려운 형편이라 도서관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어린이재단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김 앵커) 이번 세네갈 취재에는 소설가 공지영 씨가 직접 참가했는데 어떤 활동을 했나요?

(신 기자) 공지영 씨는 지난 2007년부터 어린이재단의 나눔대사로 활동해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에티오피아와 우간다를 찾은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아프리카 방문이었습니다. 공 씨는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을 만나 위로하고 재단이 세운 초등학교를 찾아 단체급식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인터뷰)

"의료진 100명 투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약을 대량으로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 한 번 씻게 하고 모기장 한 번 더 치게 하고 만약에 피임약 복용에 관해서 홍보나 교육이 된다면 그런 것들의 노고 없이도 충분히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절감했어요."

"엄마입장에서 너무 가슴 아팠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미약할 수 있지만 한 게 한 게 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 화장실 수도 이런 거 하나하나 넣어 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겠다 생각했고요. 그런 곳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감사했지만 이렇게 좋은 곳에 태어났기 때문에 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하게 됐습니다.

(박 앵커) 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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