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금융위기와 유럽 강소국

인구는 적지만 국가경쟁력이 높고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 부러워할만한 나라들이죠. 11년 전 외환위기 직후 이들 유럽의 강소국을 벤치마킹하자는 논의가 국내에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고 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의 강소국들은 어떨까요.

유럽의 강소국은 11개국이 꼽힙니다. 30년 이상 부자나라였던 10개국에 2000년 이후 고도성장을 이룬 아일랜드가 가세했죠.

지난 5월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이 5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스트레스 테스트, 즉 금융위기 대응능력 평가에서 덴마크가 종합 1위였습니다. 수출은 감소하고 실업률이 약간 높아지긴 했지만, 기업과 사회의 위기대응은 각각 1위, 정부는 2위, 경제전망은 8위였습니다.

이어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가 11위 이내에 포진했습니다. 한국은 종합 성적이 29위여서 강소국 중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10개국이 우리보다 앞섰습니다.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던 아이슬란드는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이 급감해 유로지역을 기준으로 할 경우 강소국에서 탈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지난달 발표한 국가선진화지수도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강소국들이 1위부터 9위까지 싹쓸이했습니다. 한국은 이것도 29위였죠.

강소국들은 좁은 내수시장 탓에 적극적인 대외개방과 시장통합을 통해 성장해왔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다보니 외부 충격에 취약한 약점도 있죠.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때 강소국들의 경제성장이 EU 평균보다 낮았던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충격을 겁내 개방에 소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장개방과 규제개혁 등 노력을 더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올해 세계경제포럼과 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가 10위 안에 들었죠. 적은 인구와 자원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개방과 혁신, 그리고 경험을 살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나라, 유럽 강소국에서 우리가 배울 게 여전히 많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