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신종플루 한달이 고비다

등록 2009.10.27.
신종 인플루엔자가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루 평균 420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두 명 이상 학생이 감염된 학교는 870여 곳에 육박하는 등 대유행 단계에 진입한 조짐입니다. 병원마다 몰려드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검사환자 가운데 70%가량이 양성판정을 받고 있습니다. 신종 플루 쓰나미라고 할 만합니다.

정부는 어제 위험군 여부에 관계없이 열만 나면 모든 호흡기질환자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증상이 나타나도 확진환자가 아니면 약을 처방받지 못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응하기에 따라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늦었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오늘부터 의료인과 방역요원을 상대로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앞으로 한 달이 고비입니다. 초중고 학생에 대한 백신 투여는 일정상 11월 중순이 되어야 가능하고 항체는 12월이나 되어야 생기므로 한 달간 무방비 상태가 되는 셈입니다. 11월에는 날씨가 더욱 추워지고 고3학생과 재수생이 대거 이동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어 우려가 더욱 큽니다. 발열환자에 대한 별도시험실 설치 등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낮춰줄 정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방역당국은 우리나라 감염자 수와 치사율이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를 포함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백신 안전성 논란에다 부족사태까지 겹쳐 혼란을 겪고 있는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모자라는 확진검사용 시약과 격리병상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학교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열이 나는데도 해열제를 먹여 등교시키거나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 늘어난다는 지적입니다. `나부터 남에게 옮기지 말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철저한 손 씻기와 기침예절 준수 예방지침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신종 인플루엔자가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루 평균 420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두 명 이상 학생이 감염된 학교는 870여 곳에 육박하는 등 대유행 단계에 진입한 조짐입니다. 병원마다 몰려드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검사환자 가운데 70%가량이 양성판정을 받고 있습니다. 신종 플루 쓰나미라고 할 만합니다.

정부는 어제 위험군 여부에 관계없이 열만 나면 모든 호흡기질환자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증상이 나타나도 확진환자가 아니면 약을 처방받지 못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응하기에 따라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늦었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오늘부터 의료인과 방역요원을 상대로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앞으로 한 달이 고비입니다. 초중고 학생에 대한 백신 투여는 일정상 11월 중순이 되어야 가능하고 항체는 12월이나 되어야 생기므로 한 달간 무방비 상태가 되는 셈입니다. 11월에는 날씨가 더욱 추워지고 고3학생과 재수생이 대거 이동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어 우려가 더욱 큽니다. 발열환자에 대한 별도시험실 설치 등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낮춰줄 정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방역당국은 우리나라 감염자 수와 치사율이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를 포함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고 백신 안전성 논란에다 부족사태까지 겹쳐 혼란을 겪고 있는 미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모자라는 확진검사용 시약과 격리병상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학교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열이 나는데도 해열제를 먹여 등교시키거나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 늘어난다는 지적입니다. `나부터 남에게 옮기지 말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철저한 손 씻기와 기침예절 준수 예방지침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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