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와 개발지원 사이의 대북지원

등록 2009.11.04.
인천항에 방치된 대북물자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정부는 최근 북한에 옥수수 1만t과 분유 20t 지원을 제의했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전면 중단됐던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지원도 식량과 의약품을 중심으로 조금씩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 현수 앵커) 그러나 북한 농업의 자립을 도와주기 위한 농기구만은 유독 인천항에 발이 묶인 채 방치돼 궁금증이 일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긴급구호`가 먼저인지, 물고기 잡는 기술을 가르치는 `개발 지원`이 중요한지를 둘러싼 딜레마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윤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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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 있는 컨테이너 작업장입니다.

컨테이너 안을 들여다보니 경운기와 양수기 등 농기구가 가득 차 있습니다.

컨테이너 안에 방치된 경운기 위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콩우유 제조 설비에 쓰일 자재입니다. 녹이 가득 슬어 있습니다.

이 농업 물자들은 우리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지원하려던 것들입니다.

4월에 반출 허가를 받아 인천항까지 왔지만 5월 이후 대북 물자 반출이 금지되면서 반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콤바인과 온실 보일러 같은 농업용 기계는 더 오래 방치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천항에 발이 묶인 물자가 11억 원 상당에 달합니다.

(인터뷰) 길국진 간사 / 월드비전

"6개월 동안 방치되면서 무용지물이 돼가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 작황이 나빴습니다. 이 자재들이 올해 안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내년 농사도 보장될 수 없습니다."

통일부는 어제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만났습니다.

그러나 물자 반출을 조금씩 풀겠다면서도 유독 농업용 물품만은 당장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농업 물자는 취약계층에 곧바로 도움이 될 수 없고, 불투명한 남북관계에서는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하기도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대북 지원사업을 해온 민간단체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인터뷰) 권용찬 본부장 / 기아대책 운영사업본부

"북한 우리 동포들이 진정한 의미로 자립하고 스스로 힘으로 서려 그러면 식량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거는 스스로 식량 증산을 할 수 있는 농기구나 필요한 어떤 종자개량이라든지 것들을 지원해주는 것이거든요."

식량과 의약품 전달 차원에서 벗어나 북한의 농업 자립을 도울 장기 계획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윤완준입니다.

인천항에 방치된 대북물자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정부는 최근 북한에 옥수수 1만t과 분유 20t 지원을 제의했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전면 중단됐던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지원도 식량과 의약품을 중심으로 조금씩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 현수 앵커) 그러나 북한 농업의 자립을 도와주기 위한 농기구만은 유독 인천항에 발이 묶인 채 방치돼 궁금증이 일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긴급구호`가 먼저인지, 물고기 잡는 기술을 가르치는 `개발 지원`이 중요한지를 둘러싼 딜레마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윤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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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 있는 컨테이너 작업장입니다.

컨테이너 안을 들여다보니 경운기와 양수기 등 농기구가 가득 차 있습니다.

컨테이너 안에 방치된 경운기 위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콩우유 제조 설비에 쓰일 자재입니다. 녹이 가득 슬어 있습니다.

이 농업 물자들은 우리 민간단체들이 북한에 지원하려던 것들입니다.

4월에 반출 허가를 받아 인천항까지 왔지만 5월 이후 대북 물자 반출이 금지되면서 반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콤바인과 온실 보일러 같은 농업용 기계는 더 오래 방치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천항에 발이 묶인 물자가 11억 원 상당에 달합니다.

(인터뷰) 길국진 간사 / 월드비전

"6개월 동안 방치되면서 무용지물이 돼가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 작황이 나빴습니다. 이 자재들이 올해 안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내년 농사도 보장될 수 없습니다."

통일부는 어제 민간단체 관계자들과 만났습니다.

그러나 물자 반출을 조금씩 풀겠다면서도 유독 농업용 물품만은 당장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농업 물자는 취약계층에 곧바로 도움이 될 수 없고, 불투명한 남북관계에서는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하기도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대북 지원사업을 해온 민간단체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인터뷰) 권용찬 본부장 / 기아대책 운영사업본부

"북한 우리 동포들이 진정한 의미로 자립하고 스스로 힘으로 서려 그러면 식량 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거는 스스로 식량 증산을 할 수 있는 농기구나 필요한 어떤 종자개량이라든지 것들을 지원해주는 것이거든요."

식량과 의약품 전달 차원에서 벗어나 북한의 농업 자립을 도울 장기 계획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윤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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