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등록 2010.04.01.경제위기다, 취업난이다 해서 세상살이가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요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열명 중 일곱 명이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1980 년부터 5년마다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똑같은 설문으로 실시하는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입니다.
이번 조사는 특히나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의식이 지난 20년 간 어떻게 달라졌는지 처음으로 비교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행복하다"고 한 응답을 볼까요. 이건 주관적인 자기 심리를 말하는 것인데요.
1990 년엔 75.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일상생활의 질을 평가하는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20년 전에는 62.2%가 그렇다고 했지요.
그 사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고 이념대립도 극심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20년 전에 비해 훨씬 낙관적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행복하다, 만족하다고 하는 대답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노년층보다는 청장년층에서, 그리고 저학력자나 진보적인 성향보다는 고학력자와 보수적인 성향에서 사람들에게서 높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졌습니다.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열명 중 아홉 명이 대답을 했습니다.
20년 전엔 열명 중 여덟 명이 그렇다고 했거든요.
그러나 `사회적 자산`이라고 하는 신뢰에 대해서는 그리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사람들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열명 중 일곱 명이나 "조심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20년 전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사람들을 믿을 수 있는지는 그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외치는 정당과 국회에 대한 불신이 70%가 넘습니다.
특히 `노동자를 위해 일한다`는 노조에 대한 신뢰는 20년 전에 비해 반 토막으로 줄어서 40%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사람들의 위선이 이렇게 사회적 자산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여러분은 지금 어느 정도 행복하십니까. 우리나라 사람 열명 중 아홉 명이 "행복하다"고 대답했습니다.
경제위기다, 취업난이다 해서 세상살이가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요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열명 중 일곱 명이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1980 년부터 5년마다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똑같은 설문으로 실시하는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입니다.
이번 조사는 특히나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의식이 지난 20년 간 어떻게 달라졌는지 처음으로 비교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행복하다"고 한 응답을 볼까요. 이건 주관적인 자기 심리를 말하는 것인데요.
1990 년엔 75.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일상생활의 질을 평가하는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20년 전에는 62.2%가 그렇다고 했지요.
그 사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고 이념대립도 극심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20년 전에 비해 훨씬 낙관적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행복하다, 만족하다고 하는 대답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노년층보다는 청장년층에서, 그리고 저학력자나 진보적인 성향보다는 고학력자와 보수적인 성향에서 사람들에게서 높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졌습니다.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열명 중 아홉 명이 대답을 했습니다.
20년 전엔 열명 중 여덟 명이 그렇다고 했거든요.
그러나 `사회적 자산`이라고 하는 신뢰에 대해서는 그리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사람들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열명 중 일곱 명이나 "조심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20년 전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사람들을 믿을 수 있는지는 그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고 외치는 정당과 국회에 대한 불신이 70%가 넘습니다.
특히 `노동자를 위해 일한다`는 노조에 대한 신뢰는 20년 전에 비해 반 토막으로 줄어서 40%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사람들의 위선이 이렇게 사회적 자산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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