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3년간 발사 어려울 수도
등록 2010.06.14.(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1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1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륙 137초 뒤 나로호는 폭발하며 추락했습니다.
(구가인 앵커) 이번 나로호 발사의 실패 원인을 놓고 한국과 러시아 간에는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취재했던 동아사이언스 이현경 기자와 함께 나로호 발사 실패 이후 상황과 향후 전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기자, 정말 안타까운 실패였지요?
(이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나로호는 작년 8월 25일 1차 발사가 진행된 데 이어 지난 10일 두 번째로 발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륙 137초 뒤 지구 상공 70km에서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이로써 나로호는 1차 발사와 2차 발사 모두 실패라는 아픈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박 앵커) 제일 궁금한 건 나로호 발사의 실패 원인이데요, 정확한 원인이 밝혀졌습니까?
(이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한·러 공동조사위원회를 꾸려 발사 실패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첫 회의는 오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립니다.
대부분의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카메라에 담긴 나로호 발사 영상을 볼 때 1단 엔진이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로호가 이륙 후 푸른색 불꽃을 내다가 이내 붉은 빛으로 바뀌는데요, 엔진에서 연료가 정상적으로 타고 있을 때는 밝은 노란빛을 낸다고 합니다. 특히 카메라에는 붉은 화염 사이로 검은색 연기가 뿜어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는데요, 이 역시 1단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0일 나로호 발사 실패 직후 열린 한-러 전문가 회의에서 나로호 비행 데이터를 근거로 나로호가 1단 연소 구간에서 폭발했다, 다시 말해 1단 엔진에 결함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러시아에 전달했습니다.
(구 앵커) 그런데 러시아 측은 1단 엔진이 아니라 제어 장치의 결함 가능성을 지적했다면서요?
(이 기자)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 통신사인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나로호의 1단 엔진 개발사인 에네르고마시는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제어장치 결함을 지적했습니다.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나로호의 자세 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페어링이나 상단 로켓이 일찍 분리돼 폭발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나로호 1단은 러시아가, 페어링을 포함한 2단은 우리나라가 개발했습니다. 러시아 측 주장대로라면 이번 발사 실패 책임은 한국이 지게 됩니다. 반대로 현재 국내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1단 엔진의 문제라면 러시아가 책임을 지게 됩니다.
(박 앵커) 발사 실패의 책임 소재 규명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이 기자) 그건 바로 나로호의 3차 발사 여부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2004년 러시아와 소형위성발사체, 즉 나로호 개발사업에 관한 계약을 맺었는데요, 이때 `2+1` 계약을 맺었습니다. 다시 말해 두 번은 무조건 발사하되 한번이라도 실패할 경우 세 번째 발사를 검토한다는 것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 계약서에는 발사 실패의 책임 소재와 관련한 조항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나로호 발사의 실패 책임이 러시아가 제작한 1단으로 판명 날 경우 한국은 러시아에 3차 발사를 요구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셈입니다.
(구 앵커) 제주도 남단 공해상에 떨어진 나로호 동체의 잔해물이 수거됐다면서요?
(이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군은 나로호가 발사된 당일 오후 7시 21분과 8시 20분경 1점씩 모두 2점을 수거했습니다. 이 잔해물은 다음날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됐는데요, 러시아 측이 제작한 1단임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러시아 양측은 잔해물 분석보다는 나로호의 비행 데이터 분석 작업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나로호가 70km 상공에서 떨어진 만큼 잔해물을 모두 거둬들인다고 해도 산산조각 났을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잔해물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박 앵커) 원인이 규명된다면 3차 발사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이 기자) 나로호 2단에 탑재하는 과학기술위성 2호를 새로 제작하는 데만 최소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이번 2차 발사의 실패 원인이 1단 엔진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 엔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진다면 앞으로 2~3년간은 발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우주의 문을 여는 길이 참 멀고 험하네요, 하지만 결코 포기해선 안 되겠습니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나로호, 2~3년간 발사 어려울 수도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1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1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륙 137초 뒤 나로호는 폭발하며 추락했습니다.
(구가인 앵커) 이번 나로호 발사의 실패 원인을 놓고 한국과 러시아 간에는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취재했던 동아사이언스 이현경 기자와 함께 나로호 발사 실패 이후 상황과 향후 전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기자, 정말 안타까운 실패였지요?
(이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나로호는 작년 8월 25일 1차 발사가 진행된 데 이어 지난 10일 두 번째로 발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륙 137초 뒤 지구 상공 70km에서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이로써 나로호는 1차 발사와 2차 발사 모두 실패라는 아픈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박 앵커) 제일 궁금한 건 나로호 발사의 실패 원인이데요, 정확한 원인이 밝혀졌습니까?
(이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한·러 공동조사위원회를 꾸려 발사 실패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첫 회의는 오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립니다.
대부분의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카메라에 담긴 나로호 발사 영상을 볼 때 1단 엔진이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나로호가 이륙 후 푸른색 불꽃을 내다가 이내 붉은 빛으로 바뀌는데요, 엔진에서 연료가 정상적으로 타고 있을 때는 밝은 노란빛을 낸다고 합니다. 특히 카메라에는 붉은 화염 사이로 검은색 연기가 뿜어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는데요, 이 역시 1단 엔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대목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0일 나로호 발사 실패 직후 열린 한-러 전문가 회의에서 나로호 비행 데이터를 근거로 나로호가 1단 연소 구간에서 폭발했다, 다시 말해 1단 엔진에 결함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러시아에 전달했습니다.
(구 앵커) 그런데 러시아 측은 1단 엔진이 아니라 제어 장치의 결함 가능성을 지적했다면서요?
(이 기자)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 통신사인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나로호의 1단 엔진 개발사인 에네르고마시는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제어장치 결함을 지적했습니다.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나로호의 자세 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페어링이나 상단 로켓이 일찍 분리돼 폭발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나로호 1단은 러시아가, 페어링을 포함한 2단은 우리나라가 개발했습니다. 러시아 측 주장대로라면 이번 발사 실패 책임은 한국이 지게 됩니다. 반대로 현재 국내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1단 엔진의 문제라면 러시아가 책임을 지게 됩니다.
(박 앵커) 발사 실패의 책임 소재 규명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이 기자) 그건 바로 나로호의 3차 발사 여부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2004년 러시아와 소형위성발사체, 즉 나로호 개발사업에 관한 계약을 맺었는데요, 이때 `2+1` 계약을 맺었습니다. 다시 말해 두 번은 무조건 발사하되 한번이라도 실패할 경우 세 번째 발사를 검토한다는 것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 계약서에는 발사 실패의 책임 소재와 관련한 조항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나로호 발사의 실패 책임이 러시아가 제작한 1단으로 판명 날 경우 한국은 러시아에 3차 발사를 요구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셈입니다.
(구 앵커) 제주도 남단 공해상에 떨어진 나로호 동체의 잔해물이 수거됐다면서요?
(이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군은 나로호가 발사된 당일 오후 7시 21분과 8시 20분경 1점씩 모두 2점을 수거했습니다. 이 잔해물은 다음날 나로우주센터로 이송됐는데요, 러시아 측이 제작한 1단임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러시아 양측은 잔해물 분석보다는 나로호의 비행 데이터 분석 작업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나로호가 70km 상공에서 떨어진 만큼 잔해물을 모두 거둬들인다고 해도 산산조각 났을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잔해물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박 앵커) 원인이 규명된다면 3차 발사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이 기자) 나로호 2단에 탑재하는 과학기술위성 2호를 새로 제작하는 데만 최소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이번 2차 발사의 실패 원인이 1단 엔진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 엔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진다면 앞으로 2~3년간은 발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우주의 문을 여는 길이 참 멀고 험하네요, 하지만 결코 포기해선 안 되겠습니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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