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안 울고 웃는 승부의 세계, 그밖에선…

등록 2010.06.28.
월드컵의 정치학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28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한국팀의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국내 월드컵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습니다. 경기장 밖 국제 정치 무대에서도 월드컵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구가인 앵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서는 한국이나 북한 모두 나름의 정치적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입니다. 월드컵의 정치학을 김정안의 글로벌 스코프에서 살펴봤습니다.

***

축구를 통한 화합과 평화의 한마당. 한편으론 국가간 치열한 경쟁의 무대.

월드컵은 세계 축구인의 축제라고만 단언키엔 복잡하고 미묘한 국제정치의 축소판 역할을 해 왔습니다.

때론 화합과 단결을 목표로 한 정치적 도구로도 사용되고, 월드컵 경기로 인해 전쟁까지 난 적도 있습니다.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 1969년 발발한 100시간 동안의 일명 `축구 전쟁`은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던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월드컵을 계기로 전쟁을 일으킨 사례.

5일간 대규모 살상이 이뤄졌던 전쟁은 월드컵 예선전에서 양국 대표팀과 응원단 사이 붙은 시비가 시발점이 됐습니다.

2002 년 월드컵은 `한일 공동 개최`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동아시아 영토 및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계획된 스포츠 민간 외교의 시험대였다는 설명입니다.

(기자 질문)동아시아 영토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일 월드컵 공동 주최가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전화 인터뷰)스테펀 해거드/UC 샌디에이고 국제대학원 교수

" 월드컵 공동 주최는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의지를 표명하는 일종의 시그널이었다. 당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던 이 같은 취지의 거시적 외교적 흐름 속 작지만 의미심장한 조치였던 셈이다. 하지만 독도 문제 등은 아직도 미해결 과제다. 외교적 수단으로서 스포츠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한 북한과, 사상 첫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무엇을 잃었고 또 무엇을 얻었을까.

식량난 등 북한 내부 정세를 면밀히 관찰해온 스테펀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교수는 북한 당국이 이번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이례적으로 생중계해 어수선한 북한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 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전화 인터뷰)스테펀 해거드/UC 샌디에이고 국제대학원 교수

"국제무대에서 다른 주요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겨룬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 심벌과 위대함을 강조할 수 있는 대단한 성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르투갈 전 생중계 결과는 0-7이라는 북한의 참패이라는 기대 밖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전화 인터뷰)스테펀 해거드/UC 샌디에이고 국제대학원 교수

"열심히 싸운 북한 선수들에 대한 브라질 및 상대팀들의 존경심 외에는 이번 결과가 장기적으로 큰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북한 전문가인 일본정책연구대학원의 미치시타 나루시게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전화 인터뷰)미치시타 나루시게/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김정일 정권의 위기다`라는 그런 소리도 있는 데 사실 그게 아니고 그 나라가 그저 그렇게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북한이 1966년 월드컵 8강 진출 신화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듯,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도 북한은 대외적 이미지 개선은 물론 천안함 사태 이후 국제무대에서의 자신감 표명 등을 노렸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팀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라 불리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나 루시게 교수는 저조한 성적을 낸 북한 팀과 달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팀의 `선전`에 대해서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접목시켜 분석합니다.

(전화 인터뷰)미치시타 나루시게/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천안함 사태 둘러싸고) 한국 입장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아직 좀 미흡하죠. 직접 대결은 없었지만 천안함 문제에서는 한국이 진 셈인데 축구에서는 이기게 됐으니까 조금은 한국민의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지 않았나…. (국내 선전용으로 월드컵을 이용하려 했다 16강에 탈락함으로써 실패했으니) 북한 정권에도 어느 정도 타격 있지 않았나. 압력을 북한 스스로 가한 건데, 이는 한국에게도 괜찮은 좋은…."

정 치적 도구로, 때론 대립과 갈등의 기폭제로서의 `월드컵의 정치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김정안의 글로벌 스코프입니다.

월드컵의 정치학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28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한국팀의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국내 월드컵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습니다. 경기장 밖 국제 정치 무대에서도 월드컵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구가인 앵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서는 한국이나 북한 모두 나름의 정치적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입니다. 월드컵의 정치학을 김정안의 글로벌 스코프에서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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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통한 화합과 평화의 한마당. 한편으론 국가간 치열한 경쟁의 무대.

월드컵은 세계 축구인의 축제라고만 단언키엔 복잡하고 미묘한 국제정치의 축소판 역할을 해 왔습니다.

때론 화합과 단결을 목표로 한 정치적 도구로도 사용되고, 월드컵 경기로 인해 전쟁까지 난 적도 있습니다.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 1969년 발발한 100시간 동안의 일명 `축구 전쟁`은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던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월드컵을 계기로 전쟁을 일으킨 사례.

5일간 대규모 살상이 이뤄졌던 전쟁은 월드컵 예선전에서 양국 대표팀과 응원단 사이 붙은 시비가 시발점이 됐습니다.

2002 년 월드컵은 `한일 공동 개최`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동아시아 영토 및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계획된 스포츠 민간 외교의 시험대였다는 설명입니다.

(기자 질문)동아시아 영토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일 월드컵 공동 주최가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전화 인터뷰)스테펀 해거드/UC 샌디에이고 국제대학원 교수

" 월드컵 공동 주최는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의지를 표명하는 일종의 시그널이었다. 당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던 이 같은 취지의 거시적 외교적 흐름 속 작지만 의미심장한 조치였던 셈이다. 하지만 독도 문제 등은 아직도 미해결 과제다. 외교적 수단으로서 스포츠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복귀한 북한과, 사상 첫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무엇을 잃었고 또 무엇을 얻었을까.

식량난 등 북한 내부 정세를 면밀히 관찰해온 스테펀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교수는 북한 당국이 이번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이례적으로 생중계해 어수선한 북한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 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전화 인터뷰)스테펀 해거드/UC 샌디에이고 국제대학원 교수

"국제무대에서 다른 주요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겨룬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 심벌과 위대함을 강조할 수 있는 대단한 성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르투갈 전 생중계 결과는 0-7이라는 북한의 참패이라는 기대 밖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전화 인터뷰)스테펀 해거드/UC 샌디에이고 국제대학원 교수

"열심히 싸운 북한 선수들에 대한 브라질 및 상대팀들의 존경심 외에는 이번 결과가 장기적으로 큰 정치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북한 전문가인 일본정책연구대학원의 미치시타 나루시게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전화 인터뷰)미치시타 나루시게/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김정일 정권의 위기다`라는 그런 소리도 있는 데 사실 그게 아니고 그 나라가 그저 그렇게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북한이 1966년 월드컵 8강 진출 신화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듯,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도 북한은 대외적 이미지 개선은 물론 천안함 사태 이후 국제무대에서의 자신감 표명 등을 노렸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한편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팀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이라 불리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나 루시게 교수는 저조한 성적을 낸 북한 팀과 달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팀의 `선전`에 대해서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접목시켜 분석합니다.

(전화 인터뷰)미치시타 나루시게/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천안함 사태 둘러싸고) 한국 입장에 대한 국제적 지지가 아직 좀 미흡하죠. 직접 대결은 없었지만 천안함 문제에서는 한국이 진 셈인데 축구에서는 이기게 됐으니까 조금은 한국민의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지 않았나…. (국내 선전용으로 월드컵을 이용하려 했다 16강에 탈락함으로써 실패했으니) 북한 정권에도 어느 정도 타격 있지 않았나. 압력을 북한 스스로 가한 건데, 이는 한국에게도 괜찮은 좋은…."

정 치적 도구로, 때론 대립과 갈등의 기폭제로서의 `월드컵의 정치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김정안의 글로벌 스코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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