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2만 달러 시대’ 그 이후

등록 2010.06.30.
동아논평 : `2만 달러 시대` 그 이후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달러화로 환산해 2만 달러를 넘을 것 같습니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8%로 높아진 덕분입니다. 연평균 원화 환율이 작년 달러당 1276원에서 올해 1200원대 초반으로 낮아지는 원화가치 상승효과도 가세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은 2007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달러당 929원으로 급락한데 따른 환율 착시(錯視) 성격이 강했습니다. 실제 경제력보다 우리 돈의 가치가 지나치게 평가 절상되면서 수출 경쟁력 저하 등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달러당 1200원 안팎에서 맞는 이번 2만 달러 시대는 그때보다는 정상적 흐름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은 과거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초고속성장 가도를 달렸습니다. 1960년 83달러였던 1인당 소득은 1만 달러를 넘어선 1994년에는 138배인 1만1432달러로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2만 달러로 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환율 이상(異常) 급락에 따른 2007년을 예외로 치면 사실상 16년간 `1만 달러의 덫`에 빠졌습니다. 1만 달러 돌파 후 4년 만에 2만 달러대에 진입한 일본이나 8~11년 걸린 영국 미국 독일 같은 선진국보다 더 걸렸습니다.

1인당 소득은 전체 경제력보다 국민 생활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5위권이지만 1인당 소득은 아직 30위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선진국이 대부분 4만 달러를 넘고 일본도 3만 달러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경제성장과 1인당 소득 증대가 다수 국민의 생활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역사는 보여줍니다. 모든 경제주체가 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힘을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사회적 약자 등 가급적 많은 국민에게 성장의 과실이 돌아가는 `따뜻한 시장경제`를 꽃피워야 합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지나치게 심화되고 소외감이 커지면 정치사회적 불안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풍요의 파이를 키우면서도 격차를 줄이는 `2만 달러 시대`를 거쳐 3만 달러, 4만 달러 고지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동아논평 : `2만 달러 시대` 그 이후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 달러화로 환산해 2만 달러를 넘을 것 같습니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8%로 높아진 덕분입니다. 연평균 원화 환율이 작년 달러당 1276원에서 올해 1200원대 초반으로 낮아지는 원화가치 상승효과도 가세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은 2007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달러당 929원으로 급락한데 따른 환율 착시(錯視) 성격이 강했습니다. 실제 경제력보다 우리 돈의 가치가 지나치게 평가 절상되면서 수출 경쟁력 저하 등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달러당 1200원 안팎에서 맞는 이번 2만 달러 시대는 그때보다는 정상적 흐름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은 과거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초고속성장 가도를 달렸습니다. 1960년 83달러였던 1인당 소득은 1만 달러를 넘어선 1994년에는 138배인 1만1432달러로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2만 달러로 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환율 이상(異常) 급락에 따른 2007년을 예외로 치면 사실상 16년간 `1만 달러의 덫`에 빠졌습니다. 1만 달러 돌파 후 4년 만에 2만 달러대에 진입한 일본이나 8~11년 걸린 영국 미국 독일 같은 선진국보다 더 걸렸습니다.

1인당 소득은 전체 경제력보다 국민 생활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5위권이지만 1인당 소득은 아직 30위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선진국이 대부분 4만 달러를 넘고 일본도 3만 달러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가야 할 길이 멉니다.

경제성장과 1인당 소득 증대가 다수 국민의 생활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역사는 보여줍니다. 모든 경제주체가 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힘을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사회적 약자 등 가급적 많은 국민에게 성장의 과실이 돌아가는 `따뜻한 시장경제`를 꽃피워야 합니다. 양극화와 불평등이 지나치게 심화되고 소외감이 커지면 정치사회적 불안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풍요의 파이를 키우면서도 격차를 줄이는 `2만 달러 시대`를 거쳐 3만 달러, 4만 달러 고지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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