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리·물바다… 기상이변 지구촌

등록 2010.08.12.
불난리, 물바다 지구촌

(박제균 앵커) 요즘 찌는 듯한 무더위와 열대야에 고생이 많으실 겁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대규모 홍수로 많은 사람이 숨지는가 하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이은 산불이 몇 주일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 국제부 민동용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민 기자,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요.

(민 동용 기자) 네, 러시아 중서부 지역의 산불은 오늘까지 612 곳, 면적으로는 9만 헥타르의 땅에서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00배가 넘습니다. 러시아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일어난 최악의 산불입니다. 파키스탄도 펀잡을 중심으로 한 북서부지역에서 8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 피해가 열흘 넘게 번지고 있습니다. 인접한 인도 북부 지역은 물론 중국에서도 지난달부터 발생한 홍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또, 유럽의 독일 폴란드 체코가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도 홍수가 났습니다.

반면 남미에서는 지난달 급속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얼어 죽은 사람이 200명 가까이 됐습니다. 펭귄과 물고기 같은 동물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페루는 안데스 고원지대의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 100명이 넘게 숨져 17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박 앵커)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민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산불에 휘말려 숨진 사람은 50여 명이지만 폭염과 산불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숨진 사람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산불이 만들어낸 짙은 스모그로 뒤덮인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사망률이 평소보다 두 배 늘었습니다. 하루 평균 700명이 숨지면서 시체안치소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라고 합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폭염과 산불의 영향으로 러시아 전역에서 약 1만5000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의 1%인 150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예상됩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홍수로 숨진 사람은 1500명을 넘었고, 집을 잃은 사람 200만 명을 비롯해 이재민이 약 1300만 명 발생했습니다. 유엔은 이재민 규모로 볼 때 파키스탄 홍수 피해가 올해 1월 발생한 아이티 지진이나 2004년 동남아시아 쓰나미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창장강 유역의 홍수로 200여 명이 숨진 데 이어 간쑤성 간난 티베트족 자치구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1000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인도에서도 160여 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한국인 관광객 100여 명도 고립됐다 빠져나왔습니다.

(구 앵커) 이번 기상이변으로 애그플레이션이 올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다면서요.

(민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산불과 폭염으로 곡창지대가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밀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국내 곡물가격 안정을 이유로 9월까지 밀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지난 주 발표했습니다. 세계 3위의 밀 수출국가인 러시아가 수출 중단을 선언하자 국제곡물시장에서 밀 값이 폭등했습니다. 덩달아 옥수수 같은 대체작물도 값이 뛰었습니다. 또, 중국에서 12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은 창장강 유역도 곡창지대여서 중국 내 곡물가격도 오를 전망입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곡물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상승시키는 애그플레이션이 2008년에 이어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곡물 비축량이 풍부해 애그플레이션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박 앵커) 올 여름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민) 먼저 기후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가 발생해 지구가 따뜻해지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여름이 과학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세기 중반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례적인 홍수와 폭염,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은 기후변화 및 유례없이 뜨거운 여름과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태평양 동부 및 적도 해상에서 발생하는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평균보다 수온이 낮아지는 엘니뇨와 수온이 높아지는 라니냐가 태평양에서 서로 교차하는 데 보통 1~2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6개월 만에 급작스레 교차하는 바람에 그 여파가 기상이변을 불렀다는 것입니다.

또, 파키스탄의 홍수가 러시아의 기록적인 폭염을 불렀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홍수지역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밀어 올린 더운 공기가 러시아 중서부 지역까지 이동해 하강하면서 폭염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올해 기상이변은 하나의 원인 때문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 앵커) 네. 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불난리, 물바다 지구촌

(박제균 앵커) 요즘 찌는 듯한 무더위와 열대야에 고생이 많으실 겁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대규모 홍수로 많은 사람이 숨지는가 하면,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이은 산불이 몇 주일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 국제부 민동용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민 기자,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가요.

(민 동용 기자) 네, 러시아 중서부 지역의 산불은 오늘까지 612 곳, 면적으로는 9만 헥타르의 땅에서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00배가 넘습니다. 러시아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일어난 최악의 산불입니다. 파키스탄도 펀잡을 중심으로 한 북서부지역에서 8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 피해가 열흘 넘게 번지고 있습니다. 인접한 인도 북부 지역은 물론 중국에서도 지난달부터 발생한 홍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또, 유럽의 독일 폴란드 체코가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도 홍수가 났습니다.

반면 남미에서는 지난달 급속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얼어 죽은 사람이 200명 가까이 됐습니다. 펭귄과 물고기 같은 동물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페루는 안데스 고원지대의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 100명이 넘게 숨져 17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박 앵커)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민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산불에 휘말려 숨진 사람은 50여 명이지만 폭염과 산불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숨진 사람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산불이 만들어낸 짙은 스모그로 뒤덮인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사망률이 평소보다 두 배 늘었습니다. 하루 평균 700명이 숨지면서 시체안치소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라고 합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폭염과 산불의 영향으로 러시아 전역에서 약 1만5000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의 1%인 150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예상됩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홍수로 숨진 사람은 1500명을 넘었고, 집을 잃은 사람 200만 명을 비롯해 이재민이 약 1300만 명 발생했습니다. 유엔은 이재민 규모로 볼 때 파키스탄 홍수 피해가 올해 1월 발생한 아이티 지진이나 2004년 동남아시아 쓰나미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창장강 유역의 홍수로 200여 명이 숨진 데 이어 간쑤성 간난 티베트족 자치구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1000명이 넘게 숨졌습니다. 인도에서도 160여 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한국인 관광객 100여 명도 고립됐다 빠져나왔습니다.

(구 앵커) 이번 기상이변으로 애그플레이션이 올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다면서요.

(민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산불과 폭염으로 곡창지대가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밀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국내 곡물가격 안정을 이유로 9월까지 밀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지난 주 발표했습니다. 세계 3위의 밀 수출국가인 러시아가 수출 중단을 선언하자 국제곡물시장에서 밀 값이 폭등했습니다. 덩달아 옥수수 같은 대체작물도 값이 뛰었습니다. 또, 중국에서 12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은 창장강 유역도 곡창지대여서 중국 내 곡물가격도 오를 전망입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곡물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상승시키는 애그플레이션이 2008년에 이어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곡물 비축량이 풍부해 애그플레이션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박 앵커) 올 여름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민) 먼저 기후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가 발생해 지구가 따뜻해지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여름이 과학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세기 중반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례적인 홍수와 폭염,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은 기후변화 및 유례없이 뜨거운 여름과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태평양 동부 및 적도 해상에서 발생하는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평균보다 수온이 낮아지는 엘니뇨와 수온이 높아지는 라니냐가 태평양에서 서로 교차하는 데 보통 1~2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6개월 만에 급작스레 교차하는 바람에 그 여파가 기상이변을 불렀다는 것입니다.

또, 파키스탄의 홍수가 러시아의 기록적인 폭염을 불렀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홍수지역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밀어 올린 더운 공기가 러시아 중서부 지역까지 이동해 하강하면서 폭염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올해 기상이변은 하나의 원인 때문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 앵커) 네. 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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