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차별속에 성-국가차별 또 있더라”

등록 2010.08.16.
뉴스데이트 : 다문화가족협회 정혜실 대표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6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다문화는 최근 한국사회의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죠. 급증하는 결혼 이주민을 포함해 국내에 장기체류 하는 외국인 인구가 100만 명이 넘습니다.

(구가인 앵커) 하지만 진정한 다문화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사회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다문화가족협회 정혜실 대표를 만났습니다.

***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다문화 관련 토론회. 한 여성 토론자가 매섭게 다문화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합니다.

(현장음)

"우리 한국, 남한 사회가 가진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은 놔두고서 자꾸 이주해온 사람들로 하여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우리의 태도, 이것부터 반성하고 그 다음에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다문화 가족협회 정혜실 공동대표. 정 대표는 다양한 문화를 포용한다는 다문화가 한국사회에서는 오히려 또 다른 차별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정혜실 공동대표 / 다문화가족 협회

" 다문화 지원 법에서 다문화가족을 정의하는 것을 보면 한국과 결혼한 가족, 혹은 그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 내지는 부모 중 한 분이 한국인이라 중도 입국한 아이로 제한하고 있거든요. 어찌 보면 한국인과 관계가 있는 사람만을 다문화 가족으로 보는, 혈연 중심으로 제한을 하는 것이죠. 외국인 비율 중에서도 10% 갓 넘는 결혼이민자들에 국한 돼 있다. 나머지 90%를 배제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다문화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관련 정책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을 반복해 지원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민간단체는 물론이고 정부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내실을 갖추진 못했습니다.

(인터뷰)

" 교육부, 행안부, 문화관광부, 법무부, 여성부 등이 다문화정책을 내놓고 있는 거죠. 많은 경우 이 행정부처간의 프로그램이 비슷한 게 많아요. 멘토링을 똑같이 교육부도 하고 여성부도 한다든지, 아니면 행사성 축제 비슷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중복해서 나온다는 거죠. 민간단체와 지원단체간에 중복되거나 반복되는 프로그램은 조금 지양해서 서로 업무부담을 해 나눠 할 필요도 있는데 지금은 너무나 경쟁관계에서 제한된 소수를 향해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다문화가족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정 대표는 실제 다문화가족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난 1994년 파키스탄 출신 남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제3세계 출신 남성과 국제결혼을 해 살아가기란 시작부터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입국심사대에서 다른 곳으로 불려갔고 그곳에서 한 시간 넘게 저희 남편이 취조 당하다시피 했죠. 왜 결혼했는지, 얼마를 가져왔나... 사적인 질문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들었어요. 제가 참다못해 당신들이 내가 결혼하는데 보태준 게 있냐. 그러면서 제가 질문한 게 내가 미국인이랑 결혼했어도 당신들이 그랬겠냐. 그러니까 아니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대답하는 거예요. 그 때 깨달은 게 한국 여성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게 못마땅한 일이고, 외국인 남성 중에서도 그 남성의 국적으로 인해서 차별을 받는... 인종차별 내지는, 국가별로 사람차별을 받는구나 인식하게 된 거 같아요."

남편과 사업을 꾸리며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존중 받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 성과 인종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였던 정 대표는 30대 후반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 한국 남성이 외국 여성과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외국여성에 한국) 국적이 주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내 남편은 무비자에, 체류 자격도 안 되고 취업도 할 수 없고. 그런 상황이었죠. 왜 한국 남성이 외국 여성과 결혼한 것과 한국 여성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것이 차별을 받아야하나. 저는 거기서 성차별 문제를 더 많이 생각한 거 같아요. 그게 첫 번째 계기였고요. 그걸 공부로 풀어보려는, 법 제도 바꾸려는 노력으로 전환했던 상황에서 우연찮게 이주민 센터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자원봉사 등을 하면서 점점 일처럼 된 것이죠."

제도적 보완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인식의 변화. 정 대표는 한국사회가 진정한 다문화를 이뤄내는 것은 다문화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 모 방송국에서 다문화 가족 관련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애가 단역으로 출연하게 됐거든요. 장면 중에 두 가지가 있었죠. 남학생들이 집적대면서 까맣다고 놀리고, 여학생이 꺼져... 저희 아이가 대본을 보면서 궁시렁 대고 있더라고요. 왜냐고 물으니까 나 같으면 작가가 써 준 것처럼 대응하지 않는다는 거죠. 지금까지 다문화 청소년에게 생각하는 게 피동적이고 수동적이면서 피해자화 된 모습을 즐겨 하는 것 같아요. 미디어에서."

정 대표는 앞으로 난민이나 미등록 이주 청소년 문제처럼, 다문화 정책에서 소외된 집단의 인권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이 필요치 않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이 불편하다 불쾌하다는 인식이 많거든요. 계속 너와 나의 다름을 구별하겠다는 한국사회의 의지거든요. 여전히 차이와 차별이 존재하는 한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겠죠. 만약 우리 사회 안에 다양한 인종과 결혼하는 사람이 사는 게 당연한 일이 된다면 그게 굳이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뉴스데이트 : 다문화가족협회 정혜실 대표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16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다문화는 최근 한국사회의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죠. 급증하는 결혼 이주민을 포함해 국내에 장기체류 하는 외국인 인구가 100만 명이 넘습니다.

(구가인 앵커) 하지만 진정한 다문화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사회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다문화가족협회 정혜실 대표를 만났습니다.

***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다문화 관련 토론회. 한 여성 토론자가 매섭게 다문화 정책의 문제점을 비판합니다.

(현장음)

"우리 한국, 남한 사회가 가진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은 놔두고서 자꾸 이주해온 사람들로 하여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우리의 태도, 이것부터 반성하고 그 다음에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다문화 가족협회 정혜실 공동대표. 정 대표는 다양한 문화를 포용한다는 다문화가 한국사회에서는 오히려 또 다른 차별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정혜실 공동대표 / 다문화가족 협회

" 다문화 지원 법에서 다문화가족을 정의하는 것을 보면 한국과 결혼한 가족, 혹은 그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 내지는 부모 중 한 분이 한국인이라 중도 입국한 아이로 제한하고 있거든요. 어찌 보면 한국인과 관계가 있는 사람만을 다문화 가족으로 보는, 혈연 중심으로 제한을 하는 것이죠. 외국인 비율 중에서도 10% 갓 넘는 결혼이민자들에 국한 돼 있다. 나머지 90%를 배제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다문화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관련 정책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을 반복해 지원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민간단체는 물론이고 정부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내실을 갖추진 못했습니다.

(인터뷰)

" 교육부, 행안부, 문화관광부, 법무부, 여성부 등이 다문화정책을 내놓고 있는 거죠. 많은 경우 이 행정부처간의 프로그램이 비슷한 게 많아요. 멘토링을 똑같이 교육부도 하고 여성부도 한다든지, 아니면 행사성 축제 비슷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중복해서 나온다는 거죠. 민간단체와 지원단체간에 중복되거나 반복되는 프로그램은 조금 지양해서 서로 업무부담을 해 나눠 할 필요도 있는데 지금은 너무나 경쟁관계에서 제한된 소수를 향해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다문화가족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정 대표는 실제 다문화가족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그는 지난 1994년 파키스탄 출신 남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제3세계 출신 남성과 국제결혼을 해 살아가기란 시작부터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입국심사대에서 다른 곳으로 불려갔고 그곳에서 한 시간 넘게 저희 남편이 취조 당하다시피 했죠. 왜 결혼했는지, 얼마를 가져왔나... 사적인 질문부터 여러 가지 질문을 들었어요. 제가 참다못해 당신들이 내가 결혼하는데 보태준 게 있냐. 그러면서 제가 질문한 게 내가 미국인이랑 결혼했어도 당신들이 그랬겠냐. 그러니까 아니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대답하는 거예요. 그 때 깨달은 게 한국 여성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게 못마땅한 일이고, 외국인 남성 중에서도 그 남성의 국적으로 인해서 차별을 받는... 인종차별 내지는, 국가별로 사람차별을 받는구나 인식하게 된 거 같아요."

남편과 사업을 꾸리며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존중 받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 성과 인종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였던 정 대표는 30대 후반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 한국 남성이 외국 여성과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외국여성에 한국) 국적이 주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내 남편은 무비자에, 체류 자격도 안 되고 취업도 할 수 없고. 그런 상황이었죠. 왜 한국 남성이 외국 여성과 결혼한 것과 한국 여성이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것이 차별을 받아야하나. 저는 거기서 성차별 문제를 더 많이 생각한 거 같아요. 그게 첫 번째 계기였고요. 그걸 공부로 풀어보려는, 법 제도 바꾸려는 노력으로 전환했던 상황에서 우연찮게 이주민 센터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자원봉사 등을 하면서 점점 일처럼 된 것이죠."

제도적 보완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인식의 변화. 정 대표는 한국사회가 진정한 다문화를 이뤄내는 것은 다문화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 모 방송국에서 다문화 가족 관련 드라마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애가 단역으로 출연하게 됐거든요. 장면 중에 두 가지가 있었죠. 남학생들이 집적대면서 까맣다고 놀리고, 여학생이 꺼져... 저희 아이가 대본을 보면서 궁시렁 대고 있더라고요. 왜냐고 물으니까 나 같으면 작가가 써 준 것처럼 대응하지 않는다는 거죠. 지금까지 다문화 청소년에게 생각하는 게 피동적이고 수동적이면서 피해자화 된 모습을 즐겨 하는 것 같아요. 미디어에서."

정 대표는 앞으로 난민이나 미등록 이주 청소년 문제처럼, 다문화 정책에서 소외된 집단의 인권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이 필요치 않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이 불편하다 불쾌하다는 인식이 많거든요. 계속 너와 나의 다름을 구별하겠다는 한국사회의 의지거든요. 여전히 차이와 차별이 존재하는 한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겠죠. 만약 우리 사회 안에 다양한 인종과 결혼하는 사람이 사는 게 당연한 일이 된다면 그게 굳이 다문화 가족이라는 말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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