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대통령 타던 1970년식 방탄 캐딜락

등록 2010.08.31.

충남 논산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서울로 오다 보면 한적한 시골 도로 양옆으로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각양각색의 자동차들이 줄지어 있는 이색적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 모여 있는 차들은 보통 40년에서 100년까지 오래된 차들로, 현대에는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차들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이 많은 차들이 모여드는 곳, 부품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늙은 차들이 최종적으로 찾게 되는 곳, 바로 박광종(51) 씨의 ‘올드카 병원’이다.

박 씨는 30여 년을 자동차 연구에만 몰두해온 ‘자동차 광’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다. 전문가들조차 연구를 위해 박 씨의 정비소를 찾는다고 한다. 이곳은 ‘정비소’라기보다는 ‘제작소’에 가깝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오래되고 특이한 자동차들은 박 씨가 자동차를 연구하기 위해 수년간을 수집해온 골동품들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폴크스바겐, 추억의 삼륜차 맹꽁이, 6・25 전쟁 직후 들어온 1952년산 트럭, 최초의 대량생산 자동차인 1913년식 포드T형, 박정희 대통령이 타던 캐딜락 리무진 등 저마다 재미난 사연을 안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차량 40여 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심지어 100년이 넘은 우마차도 있었다.

이중 박 씨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소장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던 1970년식 방탄 캐딜락. 8대 대통령 취임식을 시작으로 새마을 운동이 한창일 때 전국을 누비던 의전차량이다. 엔진에는 박 대통령의 주민등록 번호 뒷자리를 그대로 딴 차대번호(차량의 정보를 숫자로 나타낸 번호) ‘100001’도 남아 있다. 박 대통령 서거 후 당시 육군 병기 학교로 옮겨져 보관돼 왔으나 관리가 소홀하여 심하게 훼손됐다. 군인들 폐차 더미와 함께 외국으로 팔려나가기 직전 박 씨가 우연히 발견하여 고철 값 100만원을 주고 사들이게 된 것. 박 씨는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차가 이런 식으로 방치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복원하여 박물관 등에 전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뜻을 밝혔다.

박 씨는 버려진 자동차들의 부품을 이용해 신개념 자동차를 만들기도 한다. 물 위를 달리는 자동차, 1000원어치의 전기를 충전하면 100km를 가는 친환경 자동차, 가축이 함께 타는 캠핑카, 에어범퍼카 등 이 그것. 에어범퍼는 그간 자동차 안전 연구에 몰두해 온 그가 결실한 최고의 걸작이다. 공기가 주입된 범퍼가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로, 도로 보수차량이나 청소차량 등에서 이미 상용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이 발명품은 20년 세월 동안 그의 땀이 스민 작품이다. 반발력을 줄이는 첨단 기술 개발과 15년 이상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계속 발명하고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발명이 “사망 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충남 논산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서울로 오다 보면 한적한 시골 도로 양옆으로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각양각색의 자동차들이 줄지어 있는 이색적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 모여 있는 차들은 보통 40년에서 100년까지 오래된 차들로, 현대에는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차들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이 많은 차들이 모여드는 곳, 부품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늙은 차들이 최종적으로 찾게 되는 곳, 바로 박광종(51) 씨의 ‘올드카 병원’이다.

박 씨는 30여 년을 자동차 연구에만 몰두해온 ‘자동차 광’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다. 전문가들조차 연구를 위해 박 씨의 정비소를 찾는다고 한다. 이곳은 ‘정비소’라기보다는 ‘제작소’에 가깝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오래되고 특이한 자동차들은 박 씨가 자동차를 연구하기 위해 수년간을 수집해온 골동품들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폴크스바겐, 추억의 삼륜차 맹꽁이, 6・25 전쟁 직후 들어온 1952년산 트럭, 최초의 대량생산 자동차인 1913년식 포드T형, 박정희 대통령이 타던 캐딜락 리무진 등 저마다 재미난 사연을 안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차량 40여 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심지어 100년이 넘은 우마차도 있었다.

이중 박 씨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소장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타던 1970년식 방탄 캐딜락. 8대 대통령 취임식을 시작으로 새마을 운동이 한창일 때 전국을 누비던 의전차량이다. 엔진에는 박 대통령의 주민등록 번호 뒷자리를 그대로 딴 차대번호(차량의 정보를 숫자로 나타낸 번호) ‘100001’도 남아 있다. 박 대통령 서거 후 당시 육군 병기 학교로 옮겨져 보관돼 왔으나 관리가 소홀하여 심하게 훼손됐다. 군인들 폐차 더미와 함께 외국으로 팔려나가기 직전 박 씨가 우연히 발견하여 고철 값 100만원을 주고 사들이게 된 것. 박 씨는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차가 이런 식으로 방치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복원하여 박물관 등에 전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뜻을 밝혔다.

박 씨는 버려진 자동차들의 부품을 이용해 신개념 자동차를 만들기도 한다. 물 위를 달리는 자동차, 1000원어치의 전기를 충전하면 100km를 가는 친환경 자동차, 가축이 함께 타는 캠핑카, 에어범퍼카 등 이 그것. 에어범퍼는 그간 자동차 안전 연구에 몰두해 온 그가 결실한 최고의 걸작이다. 공기가 주입된 범퍼가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로, 도로 보수차량이나 청소차량 등에서 이미 상용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이 발명품은 20년 세월 동안 그의 땀이 스민 작품이다. 반발력을 줄이는 첨단 기술 개발과 15년 이상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계속 발명하고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발명이 “사망 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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