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이 들어도…링위에서 가장 예뻐보여요”

등록 2010.10.15.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얼짱 복서`로도 유명한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선수죠. 김주희 선수가 지난 달 세계 챔피언 방어전에 성공해 세계여자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김정안 앵커) 김주희 선수는 최근 여자국제복싱협회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는데요. 불굴의 복서 김주희 선수를 구가인 기자가 만났습니다.

***

지난 9월 열린 세계여자복싱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방어전.

상대 선수의 안면 공격에 코가 부러지고 왼쪽 눈이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인터뷰) 김주희 / 거인체육관

"들어와선 눈을 감아보니 캄캄한 거예요. 오른 쪽 눈이 보이니까 착각했구나 했죠. 그래도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니니까 남은 라운드 동안 점수 더 따야 되니까."

결과는 2-0 판정승. 김주희 선수는 투혼 끝에 4대 기구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2004년 국제여자복싱협회 IFBA 챔피언과 2007년 세계복싱협회 WBA 챔피언까지 포함하면 세계 복싱 사상 최초의 6대 기구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한 개로는 배가 고픕니다, 두 개 따겠습니다. 그리고 두개 따고 나서는 두 개로는 배가고픕니다. 아직 많이 남았거든요. 계속 배가고프거든요. 맨날 배가 고프다고 했어요(웃음). 근데 이걸 따고 이제 좀 배가 부른 거 같다고. 오늘은 안 먹어도 잠을 안자도 배가 부를 거 같다고. 그만큼 부상을 당했지만."

김주희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권투를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하며 마라톤 선수를 꿈꿨지만,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병환으로 집안형편이 어려워지자 포기한 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14살에 국내 1호 여성 프로복서가 됐고, 18살에는 세계 최연소 여자복싱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화려한 경력이지만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영양부족으로 만성 빈혈에 시달렸고 2007년 엄지발가락 뼈를 잘라내는 수술을 한 후 방어전을 하지 못해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김주희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챔피언 안 돼도 좋으니, 그런 건 다 필요 없으니 복싱선수 김주희로 다시 링에 설수 있는 거... 다시 다리를 절던, 다리를 한 쪽을 못서던 다시. 호랑이가 이빨이 다 빠져도 야옹은 하진 않거든요, 어흥하지(웃음). 죽으면 죽었지 야옹은 안하거든요. 남아있던 자존심이 있던 거겠죠."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설움도 적지 않습니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여러 차례 방어전이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시련도 있고 역경도 있고 하면서도 저도 제가 못 느끼는 저, 저도 알지 못하는... 100%, 200%까지 힘을 내는 걸 보면서 저도 제 자신에게 놀라는 거죠. 제 끈기에 대해, 열정에 대해."

김주희 선수는 전형적인 노력파입니다. 일반 여성보다도 작은 주먹, 약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이 뛰고 연습했습니다.

PIP (인터뷰) 정문호 관장 / 거인체육관

"운동신경은 월등한 타입은 아니거든요. 성실한 게 마음에 들었고요. 저런 선수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제겐 행복이고요."(수정)

(인터뷰) 김주희

"여기 선수들과 비교하면 (관장님이) 무슨 얘길 하셔도 캐치능력이 떨어져요. 그러다보니. 난 한번에 못 알아듣네. 그러면 알아들을 때까지 연습해야지. 그러다 보니 운동량이 많아지고 한번에 알아들은 사람은 나중에 까먹어요. 그런데 전 얼마나 어렵게 알아들었는지 안 까먹어요."

`얼짱복서`라 는 별명에는 수줍게 손사래 치지만, 링에 오를 때만큼은 누구보다 예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그날은 정말 제가 예뻐 보이는 거 같아요. 또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가장 예뻐 보이고 싶고. 그동안 내가 몇 개월간 노력한 피하고 땀, 이런 걸 링에서 선전하고 싶고.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거예요. 때론 부담될 때도 있어요. 의상도 화려하게 했는데 시합을 못하면 어쩌지. 빛 좋은 개살구 될까봐(웃음)"

이제 김주희 선수는 세계복싱 평의회 WBC 챔피언 타이틀 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WBC 타이틀을 따, 7대 기구 그랜드 슬램을 이루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

"밑바닥에 깔린 건 정말 권투를 사랑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뭘 열심히 한 적도, 제 나름대로 살면서, 이렇게 올인한 것도, 시련에 빠진 것도... 모든 걸 다 겪은 거 같아요. (권투는) 제 인생의 모든 거지만, 뭐라고 딱 정의하긴 힘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는 거 같아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얼짱 복서`로도 유명한 한국 여자복싱의 간판 선수죠. 김주희 선수가 지난 달 세계 챔피언 방어전에 성공해 세계여자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김정안 앵커) 김주희 선수는 최근 여자국제복싱협회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는데요. 불굴의 복서 김주희 선수를 구가인 기자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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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세계여자복싱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방어전.

상대 선수의 안면 공격에 코가 부러지고 왼쪽 눈이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인터뷰) 김주희 / 거인체육관

"들어와선 눈을 감아보니 캄캄한 거예요. 오른 쪽 눈이 보이니까 착각했구나 했죠. 그래도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니니까 남은 라운드 동안 점수 더 따야 되니까."

결과는 2-0 판정승. 김주희 선수는 투혼 끝에 4대 기구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2004년 국제여자복싱협회 IFBA 챔피언과 2007년 세계복싱협회 WBA 챔피언까지 포함하면 세계 복싱 사상 최초의 6대 기구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한 개로는 배가 고픕니다, 두 개 따겠습니다. 그리고 두개 따고 나서는 두 개로는 배가고픕니다. 아직 많이 남았거든요. 계속 배가고프거든요. 맨날 배가 고프다고 했어요(웃음). 근데 이걸 따고 이제 좀 배가 부른 거 같다고. 오늘은 안 먹어도 잠을 안자도 배가 부를 거 같다고. 그만큼 부상을 당했지만."

김주희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권투를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하며 마라톤 선수를 꿈꿨지만,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병환으로 집안형편이 어려워지자 포기한 후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14살에 국내 1호 여성 프로복서가 됐고, 18살에는 세계 최연소 여자복싱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화려한 경력이지만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영양부족으로 만성 빈혈에 시달렸고 2007년 엄지발가락 뼈를 잘라내는 수술을 한 후 방어전을 하지 못해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김주희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챔피언 안 돼도 좋으니, 그런 건 다 필요 없으니 복싱선수 김주희로 다시 링에 설수 있는 거... 다시 다리를 절던, 다리를 한 쪽을 못서던 다시. 호랑이가 이빨이 다 빠져도 야옹은 하진 않거든요, 어흥하지(웃음). 죽으면 죽었지 야옹은 안하거든요. 남아있던 자존심이 있던 거겠죠."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설움도 적지 않습니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여러 차례 방어전이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시련도 있고 역경도 있고 하면서도 저도 제가 못 느끼는 저, 저도 알지 못하는... 100%, 200%까지 힘을 내는 걸 보면서 저도 제 자신에게 놀라는 거죠. 제 끈기에 대해, 열정에 대해."

김주희 선수는 전형적인 노력파입니다. 일반 여성보다도 작은 주먹, 약한 체력을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더 많이 뛰고 연습했습니다.

PIP (인터뷰) 정문호 관장 / 거인체육관

"운동신경은 월등한 타입은 아니거든요. 성실한 게 마음에 들었고요. 저런 선수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제겐 행복이고요."(수정)

(인터뷰) 김주희

"여기 선수들과 비교하면 (관장님이) 무슨 얘길 하셔도 캐치능력이 떨어져요. 그러다보니. 난 한번에 못 알아듣네. 그러면 알아들을 때까지 연습해야지. 그러다 보니 운동량이 많아지고 한번에 알아들은 사람은 나중에 까먹어요. 그런데 전 얼마나 어렵게 알아들었는지 안 까먹어요."

`얼짱복서`라 는 별명에는 수줍게 손사래 치지만, 링에 오를 때만큼은 누구보다 예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그날은 정말 제가 예뻐 보이는 거 같아요. 또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가장 예뻐 보이고 싶고. 그동안 내가 몇 개월간 노력한 피하고 땀, 이런 걸 링에서 선전하고 싶고.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거예요. 때론 부담될 때도 있어요. 의상도 화려하게 했는데 시합을 못하면 어쩌지. 빛 좋은 개살구 될까봐(웃음)"

이제 김주희 선수는 세계복싱 평의회 WBC 챔피언 타이틀 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WBC 타이틀을 따, 7대 기구 그랜드 슬램을 이루는 게 목표입니다.

(인터뷰)

"밑바닥에 깔린 건 정말 권투를 사랑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뭘 열심히 한 적도, 제 나름대로 살면서, 이렇게 올인한 것도, 시련에 빠진 것도... 모든 걸 다 겪은 거 같아요. (권투는) 제 인생의 모든 거지만, 뭐라고 딱 정의하긴 힘들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만둘 수 없는 거 같아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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