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더 하라고?” ‘총파업’ 프랑스 노동자들이 뿔난 까닭

등록 2010.10.21.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2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정부의 연금개혁 입법에 반대하는 노동계와 야당, 학생의 시위로 프랑스가 연일 들끓고 있습니다. 유조선 하역과 정유공장 가동이 중단돼 전국에서 4분의 1에 해당하는 주유소에 기름이 바닥났다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어제부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권력 투입으로 일부 정유공장이 가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파리의 이종훈 특파원 연결합니다.

(박제균 앵커) 이 특파원(네, 파리입니다) 지금 파리는 아침이겠군요. 어제(20일) 프랑스 시위 상황은 어땠습니까?

(이 특파원) 노동계와 정부의 격렬한 대치가 곳곳에서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한 때 파리의 오를리 공항, 샤를 드골 국제공항을 향하는 주요 접근 도로를 봉쇄했고요.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 도로에서는 트럭노조가 거북이 운행을 펼치는 바람에 도로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 졌습니다. 초고속열차(TGV)는 3분의 1이 운행되지 않았습니다.

(구 앵커) 석유대란은 이미 가시화됐죠?

(이 특파원) 프랑스 전역에 있는 12개 정유공장이 일주일 전부터 사실상 모두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국의 1만2300개 주유소 가운데 약 3200개가 기름이 바닥난 상황인데요. 상황의 심각성을 우려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19일 정유공장 봉쇄를 풀기 위한 공권력 투입을 명령했고 이에 따라 20일부터 정유공장 3개가 정상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내무부는 조만간 나머지 정유공장 봉쇄도 해제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운송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어서 일선 주유소 상황이 예상처럼 빨리 개선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악의 석유대란 상황은 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앵커) 고교생과 대학생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파업의 양상이 격화됐는데 경찰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이 특파원) 어제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경찰이 지금까지 폭력시위로 체포한 사람은 1423명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이 고교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도 62명이나 부상을 입었는데요. 특히 파리 외곽 낭테르 등 반 정부적 성향이 강하고 빈민계층이 많이 사는 교외 지역에서 상점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등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야당과 노동계가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의 거리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위 자체를 워낙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프랑스인의 특성 때문인지 프랑스 사회가 대단히 혼란스럽다거나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구 앵커) 이 연금개혁법안, 도대체 어떤 내용입니까. 정년을 연장해준다는 것에 오히려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사실을 우리 실정에서는 좀 이해하기가 어렵군요.

(이 특파원) 조기 정년퇴직을 걱정하는 우리사회에서는 이해하기가 힘든 게 사실인데요. 프랑스는 우리와 달리 모병제여서 국방의 의무가 없고 개인에 따라 4년제 대학에 가지 않고도 20세 이전부터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정년퇴직 연령이 60세인 것도 많은 것이죠. 이들은 정년 이후 풍족한 연금을 받으며 여유 있는 생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년을 62세로 늦추고, 연금 전액 수령 나이도 65세에서 67세로 높이겠다니까 불만이 나오는 겁니다. 또 학생들은 정년을 늦추면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이웃나라인 영국, 스페인 같은 나라처럼 재정적자가 아주 심각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연금개혁을 해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도 있습니다."

(박 앵커) 사르코지 정부는 끝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거죠?

(이 특파원) 네. 정부는 올해 연금적자가 우리 돈으로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랑스 국내총생산의 7.7%에 해당하는 큰 액수입니다. 프랑스의 연금생활자 숫자는 약 1600만 명에 이르는데요. 인구의 4분의 1입니다. 그러나 인구고령화에 따라 연금생활자는 갈수록 늘어 2020년에는 18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연금수령자는 늘어나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국가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경고입니다. 집권당은 이르면 22일 늦어도 24일경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구 앵커) 파업의 최대 고비는 법안 통과일이 되겠군요?

(이 특파원) 그렇습니다. 법안이 통과되고 난 뒤 과연 노동계와 야당이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가 관건입니다. 일단 한 숨 고르고 새로운 상황에 맞는 반정부 투쟁을 벌일 것인지, 아니면 계속 싸움을 이어나갈 것인지 여부에 따라 정국 향방이 갈릴 것 같습니다. 이상 프랑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2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정부의 연금개혁 입법에 반대하는 노동계와 야당, 학생의 시위로 프랑스가 연일 들끓고 있습니다. 유조선 하역과 정유공장 가동이 중단돼 전국에서 4분의 1에 해당하는 주유소에 기름이 바닥났다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어제부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권력 투입으로 일부 정유공장이 가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파리의 이종훈 특파원 연결합니다.

(박제균 앵커) 이 특파원(네, 파리입니다) 지금 파리는 아침이겠군요. 어제(20일) 프랑스 시위 상황은 어땠습니까?

(이 특파원) 노동계와 정부의 격렬한 대치가 곳곳에서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한 때 파리의 오를리 공항, 샤를 드골 국제공항을 향하는 주요 접근 도로를 봉쇄했고요.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 도로에서는 트럭노조가 거북이 운행을 펼치는 바람에 도로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 졌습니다. 초고속열차(TGV)는 3분의 1이 운행되지 않았습니다.

(구 앵커) 석유대란은 이미 가시화됐죠?

(이 특파원) 프랑스 전역에 있는 12개 정유공장이 일주일 전부터 사실상 모두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국의 1만2300개 주유소 가운데 약 3200개가 기름이 바닥난 상황인데요. 상황의 심각성을 우려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19일 정유공장 봉쇄를 풀기 위한 공권력 투입을 명령했고 이에 따라 20일부터 정유공장 3개가 정상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내무부는 조만간 나머지 정유공장 봉쇄도 해제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운송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어서 일선 주유소 상황이 예상처럼 빨리 개선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최악의 석유대란 상황은 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앵커) 고교생과 대학생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파업의 양상이 격화됐는데 경찰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이 특파원) 어제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경찰이 지금까지 폭력시위로 체포한 사람은 1423명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이 고교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도 62명이나 부상을 입었는데요. 특히 파리 외곽 낭테르 등 반 정부적 성향이 강하고 빈민계층이 많이 사는 교외 지역에서 상점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등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야당과 노동계가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의 거리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위 자체를 워낙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프랑스인의 특성 때문인지 프랑스 사회가 대단히 혼란스럽다거나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구 앵커) 이 연금개혁법안, 도대체 어떤 내용입니까. 정년을 연장해준다는 것에 오히려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사실을 우리 실정에서는 좀 이해하기가 어렵군요.

(이 특파원) 조기 정년퇴직을 걱정하는 우리사회에서는 이해하기가 힘든 게 사실인데요. 프랑스는 우리와 달리 모병제여서 국방의 의무가 없고 개인에 따라 4년제 대학에 가지 않고도 20세 이전부터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정년퇴직 연령이 60세인 것도 많은 것이죠. 이들은 정년 이후 풍족한 연금을 받으며 여유 있는 생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년을 62세로 늦추고, 연금 전액 수령 나이도 65세에서 67세로 높이겠다니까 불만이 나오는 겁니다. 또 학생들은 정년을 늦추면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이웃나라인 영국, 스페인 같은 나라처럼 재정적자가 아주 심각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연금개혁을 해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도 있습니다."

(박 앵커) 사르코지 정부는 끝까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거죠?

(이 특파원) 네. 정부는 올해 연금적자가 우리 돈으로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랑스 국내총생산의 7.7%에 해당하는 큰 액수입니다. 프랑스의 연금생활자 숫자는 약 1600만 명에 이르는데요. 인구의 4분의 1입니다. 그러나 인구고령화에 따라 연금생활자는 갈수록 늘어 2020년에는 18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연금수령자는 늘어나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국가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경고입니다. 집권당은 이르면 22일 늦어도 24일경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구 앵커) 파업의 최대 고비는 법안 통과일이 되겠군요?

(이 특파원) 그렇습니다. 법안이 통과되고 난 뒤 과연 노동계와 야당이 어떤 방향으로 대응할지가 관건입니다. 일단 한 숨 고르고 새로운 상황에 맞는 반정부 투쟁을 벌일 것인지, 아니면 계속 싸움을 이어나갈 것인지 여부에 따라 정국 향방이 갈릴 것 같습니다. 이상 프랑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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