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안’ 안상수냐 박근혜냐…한나라의 선택은?

등록 2010.11.22.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22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감세 논쟁이 한창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감세에 대해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하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에 출입하는 정치부 이재명 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박 앵커) 이 기자 (네 국횝니다.) 사실 감세 논쟁이란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 내용이 쉽게 와 닿지 않는데요. 논쟁이 뭔지부터 요약해주시요.

(이 재명 기자) 네, 사실 감세 논쟁의 핵심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금도 깎아줄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유지할 것인지 입니다. 이를 위해 2008년 정부는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을 일제히 낮췄습니다. 세금부과에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 1200만 원 이하는 세율을 8%에서 6%로, 과세표준 4600만 원 이하는 세율을 17%에서 15%로, 과세표준 8800만 원 이하는 세율을 26%에서 24%로 모두 2%포인트씩 낮춘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과세표준이 4000만 원인 사람은 예전에 680만 원의 세금을 냈는데 현재는 600만으로 세금이 80만 원 줄어든 것입니다. 문제는 과세표준이 8800만 원을 초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율을 35%에서 33%로 낮추려 했으나 민주당 등 야당이 부자들의 세금까지 깎아줄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해 세율 인하 시기를 2012년으로 미뤄둔 것입니다. 법인세도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세금은 일제히 낮췄으나 대기업의 세금은 2011년까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말해 현행법대로라면 2012년부터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금도 줄어드는데, 이들 세금을 깎아주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감세 논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입니다.

(구 앵커) 그렇다면 감세론자들은 왜 세금을 깎아주자고 하는지, 반대로 감세 철회론자들은 왜 깎아주지 말자고 하는 겁니까.

(이 기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감세를 주장하는 사람은 소득세를 낮추면 소비가 살아나고,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난다고 봅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나 기업이 세금을 깎아준 만큼 쓰기 때문에 경제가 살아난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감세론자들은 세금을 올리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탈세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오히려 세금을 많이 걷기 힘들다고 주장합니다. 이 대통령이 17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만나 현 정부의 세금 철학을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세율은 낮추는 대신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법인세는 기업의 투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외국기업을 많이 유치하려면 법인세율은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감세 철회론자들은 세금을 낮추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적인 예로 대기업들이 많은 현금을 갖고 있지만 실제 그만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의 세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도 세금을 낮출 이유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세 철회론자들은 복지예산 등이 급속히 늘어나 국가의 빚도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세금을 깎아줘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정치권에서는 감세 논쟁이 어떻게 진행돼왔습니까?

(이 기자) 감세 논쟁을 촉발한 사람은 한나라당의 정두언 최고위원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부자만을 위한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만큼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금을 현행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2012년부터 적용될 감세 문제를 지금부터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정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 소장파들이 정 최고위원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감세 논쟁은 무시할 수 없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더욱이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서서 국가의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법인세는 낮추되 소득세는 현행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면서 감세 논쟁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안상수 대표는 현재 법인세를 예정대로 낮추자는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득세의 경우 박 전 대표처럼 그냥 현행대로 유지하기 보다는 최고세율인 35%를 적용하는 과세표준을 현재 8800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으로 높여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새로 만들자며 절충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구 앵커) 그럼 감세 논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이 기자) 한나라당은 이르면 24일 감세 논쟁과 관련한 의원총회를 열 예정입니다. 정두언 최고위원처럼 소득세와 법인세 모두 최고세율을 낮추지 말자는 주장과 박근혜 전 대표처럼 소득세는 낮추지 말고 법인세는 낮추자는 주장, 안상수 대표처럼 소득세의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새로 만들고 법인세는 낮추자는 주장 등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또 정책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두 세금의 세율을 모두 낮추자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안 대표나 박 전 대표가 절충안을 내놓은 만큼 두 방안 중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안상수 대표는 감세 논쟁을 조기에 매듭짓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관련 법률안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부자 감세`라며 소득세와 법인세 모두 최고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22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감세 논쟁이 한창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감세에 대해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하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에 출입하는 정치부 이재명 기자가 연결돼 있습니다.

(박 앵커) 이 기자 (네 국횝니다.) 사실 감세 논쟁이란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 내용이 쉽게 와 닿지 않는데요. 논쟁이 뭔지부터 요약해주시요.

(이 재명 기자) 네, 사실 감세 논쟁의 핵심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금도 깎아줄 것인지, 아니면 지금처럼 유지할 것인지 입니다. 이를 위해 2008년 정부는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을 일제히 낮췄습니다. 세금부과에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 1200만 원 이하는 세율을 8%에서 6%로, 과세표준 4600만 원 이하는 세율을 17%에서 15%로, 과세표준 8800만 원 이하는 세율을 26%에서 24%로 모두 2%포인트씩 낮춘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과세표준이 4000만 원인 사람은 예전에 680만 원의 세금을 냈는데 현재는 600만으로 세금이 80만 원 줄어든 것입니다. 문제는 과세표준이 8800만 원을 초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가 세율을 35%에서 33%로 낮추려 했으나 민주당 등 야당이 부자들의 세금까지 깎아줄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해 세율 인하 시기를 2012년으로 미뤄둔 것입니다. 법인세도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세금은 일제히 낮췄으나 대기업의 세금은 2011년까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말해 현행법대로라면 2012년부터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금도 줄어드는데, 이들 세금을 깎아주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감세 논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입니다.

(구 앵커) 그렇다면 감세론자들은 왜 세금을 깎아주자고 하는지, 반대로 감세 철회론자들은 왜 깎아주지 말자고 하는 겁니까.

(이 기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감세를 주장하는 사람은 소득세를 낮추면 소비가 살아나고,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난다고 봅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나 기업이 세금을 깎아준 만큼 쓰기 때문에 경제가 살아난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감세론자들은 세금을 올리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탈세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오히려 세금을 많이 걷기 힘들다고 주장합니다. 이 대통령이 17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만나 현 정부의 세금 철학을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세율은 낮추는 대신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법인세는 기업의 투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외국기업을 많이 유치하려면 법인세율은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감세 철회론자들은 세금을 낮추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단적인 예로 대기업들이 많은 현금을 갖고 있지만 실제 그만큼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의 세율이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도 세금을 낮출 이유가 없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세 철회론자들은 복지예산 등이 급속히 늘어나 국가의 빚도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세금을 깎아줘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지금까지 정치권에서는 감세 논쟁이 어떻게 진행돼왔습니까?

(이 기자) 감세 논쟁을 촉발한 사람은 한나라당의 정두언 최고위원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부자만을 위한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만큼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세금을 현행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당시만 해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2012년부터 적용될 감세 문제를 지금부터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정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 소장파들이 정 최고위원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감세 논쟁은 무시할 수 없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더욱이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서서 국가의 재정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법인세는 낮추되 소득세는 현행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하면서 감세 논쟁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안상수 대표는 현재 법인세를 예정대로 낮추자는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득세의 경우 박 전 대표처럼 그냥 현행대로 유지하기 보다는 최고세율인 35%를 적용하는 과세표준을 현재 8800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으로 높여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새로 만들자며 절충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구 앵커) 그럼 감세 논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이 기자) 한나라당은 이르면 24일 감세 논쟁과 관련한 의원총회를 열 예정입니다. 정두언 최고위원처럼 소득세와 법인세 모두 최고세율을 낮추지 말자는 주장과 박근혜 전 대표처럼 소득세는 낮추지 말고 법인세는 낮추자는 주장, 안상수 대표처럼 소득세의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새로 만들고 법인세는 낮추자는 주장 등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또 정책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예정대로 두 세금의 세율을 모두 낮추자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안 대표나 박 전 대표가 절충안을 내놓은 만큼 두 방안 중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안상수 대표는 감세 논쟁을 조기에 매듭짓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관련 법률안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부자 감세`라며 소득세와 법인세 모두 최고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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