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도발’로 더 꼬인 ‘北우라늄’

등록 2010.11.26.
(신광영 앵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이은 도발이었죠. 북한은 12일 미국의 핵 전문가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하면서 충격을 줬습니다. 그날 서울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김정안 앵커) 북한은 지난해 우라늄 농축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농축시설의 전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입니다. 외교통상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윤완준 기자!

(윤 완준 기자) 네, 외교붑니다.

(신 앵커)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윤 기자) 네,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장치, 즉 원심분리기 2000개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면서 이 중 1000개를 미국의 핵 과학자인 시스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공개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원심분리기들이 매우 정교할 뿐 아니라 첨단 장비로 통제되고 있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단순한 핵장치가 아닌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고 미국의 다른 학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고위 당국자는 이번 달 북한을 방문한 리온 시갈 박사에게 "우리가 보유한 것은 더 이상 핵장치가 아니라 핵탄두"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한 허풍이 아니라는 겁니다.

헤커 박사의 보고를 봐도 북한이 핵 능력을 한 단계 향상시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는 지하의 소규모 작업공간에서 은밀하게 제조할 수 있고 방출되는 방사능도 매우 적어 외부 감시가 어렵습니다. 특히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 이외에 다른 곳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김 앵커)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원심분리기 규모에 상당히 놀라워하는 모습인데요.

(윤 기자) 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주시하고 의구심을 가져 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갖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농축 시설을 지난해 4월부터 건설하기 시작했고 얼마 전 운용을 완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우라늄농축 설비를 그렇게 단시간에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시작한 북한은 2004년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우라늄농축 개발을 지원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은 우라늄농축의 수준이나 규모 등 구체적 실체에 대한 정보는 입수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공개하기 전 동아일보와 만난 정부 당국자는 1990년대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 20여 기를 도입했다는 것 외에 실제로 확인되는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신 앵커) 그럼 이제 북한으로부터 핵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윤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북한 핵의 해외 이전과 같은 핵 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취재 결과 미국 정부는 이제 `북한으로의 핵 확산`을 넘어 `북한으로부터의 핵 확산`을 크게 우려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이 조악한 수준인 데 비해 북한이 최근 공개한 원심분리기들은 상당히 개량된 형태이고 통제실도 `초현대식`이라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더욱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무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도 좋을 정도 핵개발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특히 이란, 시리아 등 이른바 중동지역의 `시아 벨트`와 북한과의 핵 협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아 벨트는 이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에서 훈련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장단체 하마스, 이란을 따르고 있는 시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세력을 말합니다. 한미 정보양국은 특히 이란과의 핵 협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상당히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할 경우, 이 기술이 시아 벨트로 수출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전문가들은 핵 확산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감시가 집중된 이란을 대신해 북한이 직접 시아 벨트에 핵 기술을 수출하면 중동의 역학 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아 벨트에 북한 변수가 얹혀지면 미국 입장에서 재앙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북한과 시아 벨트를 분리시켜야 할 과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김 앵커) 우라늄 농축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연평도 도발이 일어났습니다. 문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닙니까?

(윤 기자)우라늄 농축 사실이 공개되자 한국과 미국은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 일본, 중국과 차례로 협의했습니다.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일본, 중국과 차례로 협의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채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애초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연평도 도발 이후 갑작스럽게 방한을 취소하면서 문제는 더욱 꼬여가고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에 대해 북한을 설득할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의 행보가 연평도 도발 이후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양제츠 부장이 방한을 취소한 이유가 연평도 도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을 벌이는 것에 대한 항의 표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통상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신광영 앵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이은 도발이었죠. 북한은 12일 미국의 핵 전문가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하면서 충격을 줬습니다. 그날 서울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김정안 앵커) 북한은 지난해 우라늄 농축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농축시설의 전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입니다. 외교통상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윤완준 기자!

(윤 완준 기자) 네, 외교붑니다.

(신 앵커)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윤 기자) 네,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장치, 즉 원심분리기 2000개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면서 이 중 1000개를 미국의 핵 과학자인 시스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공개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원심분리기들이 매우 정교할 뿐 아니라 첨단 장비로 통제되고 있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단순한 핵장치가 아닌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고 미국의 다른 학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고위 당국자는 이번 달 북한을 방문한 리온 시갈 박사에게 "우리가 보유한 것은 더 이상 핵장치가 아니라 핵탄두"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한 허풍이 아니라는 겁니다.

헤커 박사의 보고를 봐도 북한이 핵 능력을 한 단계 향상시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는 지하의 소규모 작업공간에서 은밀하게 제조할 수 있고 방출되는 방사능도 매우 적어 외부 감시가 어렵습니다. 특히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 이외에 다른 곳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김 앵커)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원심분리기 규모에 상당히 놀라워하는 모습인데요.

(윤 기자) 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주시하고 의구심을 가져 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갖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농축 시설을 지난해 4월부터 건설하기 시작했고 얼마 전 운용을 완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우라늄농축 설비를 그렇게 단시간에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시작한 북한은 2004년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우라늄농축 개발을 지원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은 우라늄농축의 수준이나 규모 등 구체적 실체에 대한 정보는 입수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공개하기 전 동아일보와 만난 정부 당국자는 1990년대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 20여 기를 도입했다는 것 외에 실제로 확인되는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신 앵커) 그럼 이제 북한으로부터 핵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윤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북한 핵의 해외 이전과 같은 핵 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취재 결과 미국 정부는 이제 `북한으로의 핵 확산`을 넘어 `북한으로부터의 핵 확산`을 크게 우려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이 조악한 수준인 데 비해 북한이 최근 공개한 원심분리기들은 상당히 개량된 형태이고 통제실도 `초현대식`이라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더욱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핵무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도 좋을 정도 핵개발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특히 이란, 시리아 등 이른바 중동지역의 `시아 벨트`와 북한과의 핵 협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아 벨트는 이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에서 훈련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장단체 하마스, 이란을 따르고 있는 시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세력을 말합니다. 한미 정보양국은 특히 이란과의 핵 협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상당히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할 경우, 이 기술이 시아 벨트로 수출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전문가들은 핵 확산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감시가 집중된 이란을 대신해 북한이 직접 시아 벨트에 핵 기술을 수출하면 중동의 역학 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아 벨트에 북한 변수가 얹혀지면 미국 입장에서 재앙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북한과 시아 벨트를 분리시켜야 할 과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김 앵커) 우라늄 농축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연평도 도발이 일어났습니다. 문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닙니까?

(윤 기자)우라늄 농축 사실이 공개되자 한국과 미국은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 일본, 중국과 차례로 협의했습니다.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일본, 중국과 차례로 협의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채 대화 재개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애초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연평도 도발 이후 갑작스럽게 방한을 취소하면서 문제는 더욱 꼬여가고 있습니다. 우라늄 농축에 대해 북한을 설득할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의 행보가 연평도 도발 이후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양제츠 부장이 방한을 취소한 이유가 연평도 도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을 벌이는 것에 대한 항의 표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통상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