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는 길을 묻지 말라

등록 2010.12.13.
산길을 걷다보면 ‘한 번의 산행은 한 번의 인생이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가본 길이라면 오르기 쉽지만, 그렇다고 가본 길로만 계속 다니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새로운 길, 가본 적이 없는 길을 찾아 떠난다. 등산은 몇 번이고 같은 길로 다시 갈 수 있지만 인생은 다시 살 수 없다. 처음 가는 산에서 갈림길이라도 만나면 어느 길로 가야할지 망설여진다. 누군가에게 묻고 싶지만 산에서는 물어볼 사람이 없다.

“도봉산에 등산로가 300개 있는데 그 모든 길을 답사했다.”고 누가 말하기에 “산에 길이 어디 있어! 가는 곳이 길이지!” 하고 응대한 적이 있다. 인생에 길이 없듯이 산에도 길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다닌 흔적만이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닌 곳에는 뚜렷한 흔적이, 사람이 적게 다닌 곳에는 희미한 흔적이 있다. 뚜렷한 흔적을 따라가면 높은 곳엔 빨리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에는 감동이 없다. 아름다운 꽃도, 구름도 잘 보이지 않고 동행자와의 정서적인 교감도 느낄 수 없다. 등산을 할 때 어떤 흔적을 따라갈 것이며 무엇을 느낄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다. 그래서 등산의 진정한 의미를 논할 때 ‘정상에 서는 것보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2010년 12월 4일, 북한산에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컬럼비아 필드테스터 송년산행과 뒷풀이 행사가 있었다. 북한산은 등산객으로 몸살을 앓는 산이다. 그래서 이번 송년산행 코스는 정상인 백운대는 오르지 않고 인적이 드문 곳을 택했다. 초겨울 찬바람이 허리춤을 파고드는 날씨 속에서 사람이 비교적 적게 다닌 ‘희미한 흔적’을 따라 우리들만의 산행을 즐겼다.

글 = 이규태(마운틴월드등산학교 원장)

산길을 걷다보면 ‘한 번의 산행은 한 번의 인생이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가본 길이라면 오르기 쉽지만, 그렇다고 가본 길로만 계속 다니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새로운 길, 가본 적이 없는 길을 찾아 떠난다. 등산은 몇 번이고 같은 길로 다시 갈 수 있지만 인생은 다시 살 수 없다. 처음 가는 산에서 갈림길이라도 만나면 어느 길로 가야할지 망설여진다. 누군가에게 묻고 싶지만 산에서는 물어볼 사람이 없다.

“도봉산에 등산로가 300개 있는데 그 모든 길을 답사했다.”고 누가 말하기에 “산에 길이 어디 있어! 가는 곳이 길이지!” 하고 응대한 적이 있다. 인생에 길이 없듯이 산에도 길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다닌 흔적만이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닌 곳에는 뚜렷한 흔적이, 사람이 적게 다닌 곳에는 희미한 흔적이 있다. 뚜렷한 흔적을 따라가면 높은 곳엔 빨리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에는 감동이 없다. 아름다운 꽃도, 구름도 잘 보이지 않고 동행자와의 정서적인 교감도 느낄 수 없다. 등산을 할 때 어떤 흔적을 따라갈 것이며 무엇을 느낄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다. 그래서 등산의 진정한 의미를 논할 때 ‘정상에 서는 것보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2010년 12월 4일, 북한산에서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컬럼비아 필드테스터 송년산행과 뒷풀이 행사가 있었다. 북한산은 등산객으로 몸살을 앓는 산이다. 그래서 이번 송년산행 코스는 정상인 백운대는 오르지 않고 인적이 드문 곳을 택했다. 초겨울 찬바람이 허리춤을 파고드는 날씨 속에서 사람이 비교적 적게 다닌 ‘희미한 흔적’을 따라 우리들만의 산행을 즐겼다.

글 = 이규태(마운틴월드등산학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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