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이트]푸르메재단 백경학 상임이사

등록 2010.12.14.
(신광영 앵커) 연말입니다만, 최근 일부 모금기관의 비리가 알려지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금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하지만 묵묵히 꾸준하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 기관도 많습니다. 얼마 전 다섯 돌을 맞은 푸르메재단도 그런 곳인데요. 푸르메재단 백경학 이사를 만났습니다.

***

서울 신교동에 있는 4층짜리 건물. 이곳에는 매일 전국 각지에서 온 장애인과 그 가족들로 북적입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6살 소정이도 그 중 한명. 만 6세 이하 많은 장애아동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재활 치료를 받기 위해 이 곳을 찾습니다.

(인터뷰) 김미진 / 장애아동 부모

"한방치료가 고가잖아요. 일반인 애들도 힘든데요. 저희 같은 애들은 더 힘들거든요. 이 치료를 받는 게 저희는 인지적으로나 더 좋아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거든요."

장애인 전용 치과도 있습니다. 이 곳은 저소득 장애인의 구강 건강을 위해 3년 전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린이재활센터와 치과를 통해 치료를 지원받은 장애인이 1만7000명을 넘어섰습니다. 모두 지난 5년 간 푸르메재단이 거둔 성과입니다.

(인터뷰)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5 년 전 지하 사무실에 책상 두개를 놓고 시작했어요. 한 사람은 아르바이트 학생이었고요. 나름대로 정말 뜻을 같이 하는 분들, 함께 하겠다는 후원자가 한분, 두 분 늘어서 정기 회원이 1500명 되세요. 비정기적으로 하시는 분도 몇 백 명 되시고..."

푸르메재단은 지난 2005년 장애인 재활병원 설립을 목표로 세워졌습니다. 그 시작은 백경학 이사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기자였던 백경학 이사와 아내 황혜경 씨는 지난 1998년 해외연수 도중 영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아내 황씨는 수개월의 혼수상태 끝에 왼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접한 재활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 국내 병원이라는 게 3, 4, 5인실 안에서 환자를 돌보는 건 다 가족이거든요.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는 환자 가족이 방문하는 거지, 모든 건 병원이 책임을 져야합니다. 정말 잘된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장애인에 되면 전국을 떠돌면서 집 팔고, 논 팔면서 그냥 계속 그 생활을 해야 하니까…"

이후 백 이사는 회사를 그만두고 재활병원을 짓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맥주전문점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자, 지분을 모두 털어 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사업가로 변신했습니다.

아내 황혜경 씨는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의 절반인 10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못 받을 수 있었던 돈이고 다는 아니지만 절반 정도는 하나의 좋은 씨앗이 돼서 사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푸르메재단에는 유명인 후원자도 많습니다. `지선아 사랑해`의 작가 이지선 씨, 산악인 엄홍길 대장 등은 홍보대사를 맡아줬고, 박완서 작가 역시 후원자 가운데 한명입니다.

(인터뷰) 백경학

" 지선 씨의 경우 제가 지선 씨 홈피에 들어가서 제가 누굽니다, 만나주세요 해서... 박완서 선생님께는 편지를 썼어요. 다른 사람들이 박완서 동생이라고 한다. 너무 닮은 사람이다(웃음). 우리 푸르메재단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뵙고 싶다 해서 뵈었어요."

많은 사람들의 후원과 지지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많습니다. 재활병원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을 쫓아다니며 좌절도 여러 번 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가서 `야 너도 어느 순간 장애인이 될 수 있고 그러니까 기금 만들어서 같이 해보자`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 친구가 `아 난 아직 건강하니까 관심 없어` 이러면 큰 상처를 받거든요. 밤에는 좌절하고 그러는데, 아침이 되면 더 설득해보자, 이런 생각도 드는 게 뭐냐면... 우리 주위에 사람들이 너무 절박해요."

백 이사는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알려지면서 기부와 나눔 문화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 비정부적인 부분이 죽는다고 해서 정부가 채울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좀 더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고 실질적으로 혜택이 어려운 분들에게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푸르메재단은 내년 봄이면 서울 효자동 사거리에 재활센터를 건립합니다. 또, 오랜 꿈인 재활전문병원 설립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당신의 작은 나눔 때문에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이런 게 모토입니다. 조그만 나눔들이 모여서 큰 희망을 만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신광영 앵커) 연말입니다만, 최근 일부 모금기관의 비리가 알려지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금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하지만 묵묵히 꾸준하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 기관도 많습니다. 얼마 전 다섯 돌을 맞은 푸르메재단도 그런 곳인데요. 푸르메재단 백경학 이사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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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교동에 있는 4층짜리 건물. 이곳에는 매일 전국 각지에서 온 장애인과 그 가족들로 북적입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6살 소정이도 그 중 한명. 만 6세 이하 많은 장애아동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재활 치료를 받기 위해 이 곳을 찾습니다.

(인터뷰) 김미진 / 장애아동 부모

"한방치료가 고가잖아요. 일반인 애들도 힘든데요. 저희 같은 애들은 더 힘들거든요. 이 치료를 받는 게 저희는 인지적으로나 더 좋아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거든요."

장애인 전용 치과도 있습니다. 이 곳은 저소득 장애인의 구강 건강을 위해 3년 전 문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린이재활센터와 치과를 통해 치료를 지원받은 장애인이 1만7000명을 넘어섰습니다. 모두 지난 5년 간 푸르메재단이 거둔 성과입니다.

(인터뷰)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5 년 전 지하 사무실에 책상 두개를 놓고 시작했어요. 한 사람은 아르바이트 학생이었고요. 나름대로 정말 뜻을 같이 하는 분들, 함께 하겠다는 후원자가 한분, 두 분 늘어서 정기 회원이 1500명 되세요. 비정기적으로 하시는 분도 몇 백 명 되시고..."

푸르메재단은 지난 2005년 장애인 재활병원 설립을 목표로 세워졌습니다. 그 시작은 백경학 이사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기자였던 백경학 이사와 아내 황혜경 씨는 지난 1998년 해외연수 도중 영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아내 황씨는 수개월의 혼수상태 끝에 왼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접한 재활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 국내 병원이라는 게 3, 4, 5인실 안에서 환자를 돌보는 건 다 가족이거든요.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는 환자 가족이 방문하는 거지, 모든 건 병원이 책임을 져야합니다. 정말 잘된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장애인에 되면 전국을 떠돌면서 집 팔고, 논 팔면서 그냥 계속 그 생활을 해야 하니까…"

이후 백 이사는 회사를 그만두고 재활병원을 짓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맥주전문점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자, 지분을 모두 털어 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사업가로 변신했습니다.

아내 황혜경 씨는 교통사고 피해보상금의 절반인 10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못 받을 수 있었던 돈이고 다는 아니지만 절반 정도는 하나의 좋은 씨앗이 돼서 사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푸르메재단에는 유명인 후원자도 많습니다. `지선아 사랑해`의 작가 이지선 씨, 산악인 엄홍길 대장 등은 홍보대사를 맡아줬고, 박완서 작가 역시 후원자 가운데 한명입니다.

(인터뷰) 백경학

" 지선 씨의 경우 제가 지선 씨 홈피에 들어가서 제가 누굽니다, 만나주세요 해서... 박완서 선생님께는 편지를 썼어요. 다른 사람들이 박완서 동생이라고 한다. 너무 닮은 사람이다(웃음). 우리 푸르메재단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뵙고 싶다 해서 뵈었어요."

많은 사람들의 후원과 지지를 얻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많습니다. 재활병원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을 쫓아다니며 좌절도 여러 번 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가서 `야 너도 어느 순간 장애인이 될 수 있고 그러니까 기금 만들어서 같이 해보자`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 친구가 `아 난 아직 건강하니까 관심 없어` 이러면 큰 상처를 받거든요. 밤에는 좌절하고 그러는데, 아침이 되면 더 설득해보자, 이런 생각도 드는 게 뭐냐면... 우리 주위에 사람들이 너무 절박해요."

백 이사는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알려지면서 기부와 나눔 문화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 비정부적인 부분이 죽는다고 해서 정부가 채울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좀 더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고 실질적으로 혜택이 어려운 분들에게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푸르메재단은 내년 봄이면 서울 효자동 사거리에 재활센터를 건립합니다. 또, 오랜 꿈인 재활전문병원 설립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경학

"당신의 작은 나눔 때문에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이런 게 모토입니다. 조그만 나눔들이 모여서 큰 희망을 만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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