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한나라당 내홍

등록 2010.12.16.
(박제균 앵커) 매년 12월 31일 국회에서 벌어지던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과 예산안 날치기를 올해는 볼 수 없습니다. 지난 8일 한나라당 주도로 내년도 예산안이 이미 단독처리 됐기 때문입니다.

(구가인 앵커) 정기국회 회기 안에 정부 예산안이 통과된 것은 2002년 이후 8년 만인데요.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정치부 최우열 기자와 함께 예산안 처리 이후 한나라당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박 앵커) 최 기자, 먼저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예년보다 이렇게 일찍 강행 처리한 이유부터 설명해 주시죠.

(최 기자) 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달부터 법정기한 내 예산안 처리를 공언했습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평소 "모든 걸 양보해도 예산안만은 양보 못 한다"라고 말해왔고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예산안의 조기 처리는 헌법과 법률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지만 정부여당에게는 내년도 예산안을 조속히 확정해 미리 국정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북한군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국방예산과 서민복지예산을 조기에 정리해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민심을 수습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구 앵커) 그러나 이번 예산 때문에 불교계가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죠?

(최 기자) 바로 불교계에 지원되는 템플스테이 운영과 시설지원을 위한 예산 때문입니다. 정부는 당초 109억 원을 템플스테이 사업에 지원하겠다고 예산안을 짰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이 정부안에 13억 원을 더해 122억 원으로 지원금액을 확정했습니다. 이는 불교계가 요구했던 185억 원보다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더 큰 문제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올해 중순부터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불교계에 요구하는 금액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여당 대표가 불교계에 약속을 해놓고 이를 어긴 꼴이 된 것입니다.

(박 앵커) 이 외에도 당이 추진해온 정책예산이 빠진 게 있죠.

(최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재일민단 지원 예산과 강원도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관련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안상수 대표는 예산안이 처리된 다음날 당 관계자들을 "문책하겠다"면서 크게 화를 냈습니다. 뒤늦게 한나라당과 정부는 불교계와 강원 지역 주민, 재일동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템플스테이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관광기금에서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고 재일민단 지원 사업은 재외동포재단 예산의 일부를 전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의 경우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구 앵커) 예상안 문제 때문에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사퇴했고 지금은 당 대표 책임론까지 일고 있죠?

(최 기자)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순간에 최후의 `게이트키퍼`로서 역할을 소홀히 했다"면서 의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예산안을 예년보다 짧은 시간에 단독처리하려다보니 증액심사를 꼼꼼히 하지 못한 책임을 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당이 수습되진 않는 분위깁니다. 홍준표 정두언 최고위원은 당체제를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안상수 대표의 사퇴나 전당대회를 새로 열자는 주장까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도부 인책론이 자칫 예산안 처리 자체의 정당성까지 부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모여 입장을 표명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박 앵커)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은 뭔가요?

(최 기자)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15일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기보다는 우선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초선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만큼 스스로 반성부터 하자는 뜻입니다.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정태근 홍정욱 의원은 좀 더 강경합니다. 이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앞으로 청와대와 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쟁점법안 처리를 강요할 경우 이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박 앵커) 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제균 앵커) 매년 12월 31일 국회에서 벌어지던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과 예산안 날치기를 올해는 볼 수 없습니다. 지난 8일 한나라당 주도로 내년도 예산안이 이미 단독처리 됐기 때문입니다.

(구가인 앵커) 정기국회 회기 안에 정부 예산안이 통과된 것은 2002년 이후 8년 만인데요.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정치부 최우열 기자와 함께 예산안 처리 이후 한나라당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박 앵커) 최 기자, 먼저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예년보다 이렇게 일찍 강행 처리한 이유부터 설명해 주시죠.

(최 기자) 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달부터 법정기한 내 예산안 처리를 공언했습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평소 "모든 걸 양보해도 예산안만은 양보 못 한다"라고 말해왔고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불러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예산안의 조기 처리는 헌법과 법률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지만 정부여당에게는 내년도 예산안을 조속히 확정해 미리 국정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북한군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국방예산과 서민복지예산을 조기에 정리해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민심을 수습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구 앵커) 그러나 이번 예산 때문에 불교계가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죠?

(최 기자) 바로 불교계에 지원되는 템플스테이 운영과 시설지원을 위한 예산 때문입니다. 정부는 당초 109억 원을 템플스테이 사업에 지원하겠다고 예산안을 짰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번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이 정부안에 13억 원을 더해 122억 원으로 지원금액을 확정했습니다. 이는 불교계가 요구했던 185억 원보다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더 큰 문제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올해 중순부터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불교계에 요구하는 금액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여당 대표가 불교계에 약속을 해놓고 이를 어긴 꼴이 된 것입니다.

(박 앵커) 이 외에도 당이 추진해온 정책예산이 빠진 게 있죠.

(최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재일민단 지원 예산과 강원도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관련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안상수 대표는 예산안이 처리된 다음날 당 관계자들을 "문책하겠다"면서 크게 화를 냈습니다. 뒤늦게 한나라당과 정부는 불교계와 강원 지역 주민, 재일동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템플스테이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관광기금에서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고 재일민단 지원 사업은 재외동포재단 예산의 일부를 전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의 경우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예산을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구 앵커) 예상안 문제 때문에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사퇴했고 지금은 당 대표 책임론까지 일고 있죠?

(최 기자)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순간에 최후의 `게이트키퍼`로서 역할을 소홀히 했다"면서 의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예산안을 예년보다 짧은 시간에 단독처리하려다보니 증액심사를 꼼꼼히 하지 못한 책임을 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당이 수습되진 않는 분위깁니다. 홍준표 정두언 최고위원은 당체제를 새로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안상수 대표의 사퇴나 전당대회를 새로 열자는 주장까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도부 인책론이 자칫 예산안 처리 자체의 정당성까지 부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그러나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모여 입장을 표명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박 앵커)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은 뭔가요?

(최 기자)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15일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기보다는 우선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초선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만큼 스스로 반성부터 하자는 뜻입니다. 구상찬 김성식 김세연 정태근 홍정욱 의원은 좀 더 강경합니다. 이들은 별도의 모임을 갖고 앞으로 청와대와 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쟁점법안 처리를 강요할 경우 이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박 앵커) 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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