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 표류, 과욕 옹졸 무능의 합작품

등록 2010.12.23.
◆현대건설 매각 표류, 과욕 옹졸 무능의 합작품

(박제균 앵커) 올해 국내 최대 인수합병 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지금까지도 피 말리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산업부 김기용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박 앵커) 김 기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이 최근 그 지위를 잃었죠?

(김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즉 채권단은 20일 오후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 즉 MOU 해지를 통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결정은 예상과는 달리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인데요, 채권단은 당초 주요 채권 은행들의 의견을 모아 22일까지 결정을 내리려 했는데, 이 작업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진 것입니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16일 현대건설 인수 입찰에서 5조5100억 원을 써 내며, 5조1000억 원을 쓴 현대차그룹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여 만에 그 지위를 잃게 된 것이죠.

(구 앵커)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을 만큼 잘못한 게 있었나요?

(김 기자) 단순히 현대그룹의 잘못만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복잡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현대그룹을 지지하는 측이나 현대차그룹을 지지하는 측 모두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로 채권단의 잘못입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MOU까지 체결하고는 뒤늦게 자금 출처에 의혹을 제기하며 뒷북을 치고 나선 것이죠. 구체적으로는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 원에 대한 문제 제기였던 것입니다. 채권단은 이 자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MOU를 해지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하지만 MOU 해지까지 거론할 사안이었다면 MOU를 맺기 전에 해결해야 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대그룹이 조달하기로 한 1조 2000억 원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채권단에 제출한 서류에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MOU 체결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고서는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문제 제기를 하다보니 현대그룹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죠.

(박 앵커) 채권단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것이군요. 하지만 현대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의 문제도 있겠죠?

(김 기자) 네, 현대그룹은 자금조달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였습니다. 이면계약 같은 의혹을 풀기보다는 오히려 더 키웠다는 것이죠. 채권단은 1조2000억 원에 대해 여러 차례 구체적인 소명을 요구했었지만, 현대그룹은 MOU 해지 직전까지 이에 대한 소명을 제대로 못했던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대기업답지 않은 속 좁은 태도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을 압박하려고 외환은행에서 1조5000 억 원의 예금을 빼냈습니다. 또 입찰 절차상 규정돼 있는 `이의제기 금지 원칙`을 어겨가며 노골적으로 현대그룹의 문제를 지적하는 등 재계 순위 2귀 기업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구 앵커) 그런데 어제 현대그룹이 1조 2000억 원의 성격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죠?

(김 기자)네 그렇습니다. 현대건설 인수를 진두지휘 해 온 현대그룹의 하종선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MOU 해지 직후인 22일 현대그룹은 이 돈이 브리지론이라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브리지론은 말 그대로 일시적 자금난에 빠졌을 때 임시 자금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대출로 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당초 현대그룹이 유력 투자자로 끌어들였던 독일의 M+W그룹이 마지막에 발을 빼면서 난관에 부딪친 현대그룹이 찾은 방안이 바로 이 브리지론이었던 것이죠. 하 사장은 이 사실을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이유에 대해 `비밀유지 조항`을 지켜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이제 현대건설 매각은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김 기자) 우선 채권단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MOU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고,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는 하는 등 현대건설 매각 3주체가 소송으로 얽혀 있습니다. 현대그룹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채권단이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채권단은 그럴 뜻이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혼란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 기간 현대건설 매각 작업 표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현대건설 매각 표류, 의욕만 앞선 현대그룹과 옹졸한 현대차그룹, 무능한 채권단의 합작품이군요,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현대건설 매각 표류, 과욕 옹졸 무능의 합작품

(박제균 앵커) 올해 국내 최대 인수합병 건으로 주목을 받았던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지금까지도 피 말리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산업부 김기용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박 앵커) 김 기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이 최근 그 지위를 잃었죠?

(김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즉 채권단은 20일 오후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 즉 MOU 해지를 통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결정은 예상과는 달리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인데요, 채권단은 당초 주요 채권 은행들의 의견을 모아 22일까지 결정을 내리려 했는데, 이 작업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진 것입니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16일 현대건설 인수 입찰에서 5조5100억 원을 써 내며, 5조1000억 원을 쓴 현대차그룹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여 만에 그 지위를 잃게 된 것이죠.

(구 앵커)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을 만큼 잘못한 게 있었나요?

(김 기자) 단순히 현대그룹의 잘못만으로 돌리기에는 다소 복잡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현대그룹을 지지하는 측이나 현대차그룹을 지지하는 측 모두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로 채권단의 잘못입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MOU까지 체결하고는 뒤늦게 자금 출처에 의혹을 제기하며 뒷북을 치고 나선 것이죠. 구체적으로는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 원에 대한 문제 제기였던 것입니다. 채권단은 이 자금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MOU를 해지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하지만 MOU 해지까지 거론할 사안이었다면 MOU를 맺기 전에 해결해야 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대그룹이 조달하기로 한 1조 2000억 원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채권단에 제출한 서류에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MOU 체결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고서는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문제 제기를 하다보니 현대그룹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죠.

(박 앵커) 채권단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것이군요. 하지만 현대그룹이나 현대차그룹의 문제도 있겠죠?

(김 기자) 네, 현대그룹은 자금조달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였습니다. 이면계약 같은 의혹을 풀기보다는 오히려 더 키웠다는 것이죠. 채권단은 1조2000억 원에 대해 여러 차례 구체적인 소명을 요구했었지만, 현대그룹은 MOU 해지 직전까지 이에 대한 소명을 제대로 못했던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대기업답지 않은 속 좁은 태도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을 압박하려고 외환은행에서 1조5000 억 원의 예금을 빼냈습니다. 또 입찰 절차상 규정돼 있는 `이의제기 금지 원칙`을 어겨가며 노골적으로 현대그룹의 문제를 지적하는 등 재계 순위 2귀 기업답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구 앵커) 그런데 어제 현대그룹이 1조 2000억 원의 성격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죠?

(김 기자)네 그렇습니다. 현대건설 인수를 진두지휘 해 온 현대그룹의 하종선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MOU 해지 직후인 22일 현대그룹은 이 돈이 브리지론이라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브리지론은 말 그대로 일시적 자금난에 빠졌을 때 임시 자금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대출로 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당초 현대그룹이 유력 투자자로 끌어들였던 독일의 M+W그룹이 마지막에 발을 빼면서 난관에 부딪친 현대그룹이 찾은 방안이 바로 이 브리지론이었던 것이죠. 하 사장은 이 사실을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이유에 대해 `비밀유지 조항`을 지켜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이제 현대건설 매각은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김 기자) 우선 채권단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MOU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고,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는 하는 등 현대건설 매각 3주체가 소송으로 얽혀 있습니다. 현대그룹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채권단이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채권단은 그럴 뜻이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혼란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 기간 현대건설 매각 작업 표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앵커) 현대건설 매각 표류, 의욕만 앞선 현대그룹과 옹졸한 현대차그룹, 무능한 채권단의 합작품이군요,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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