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 국제외교의 산증인 키신저
등록 2011.02.01.기자들 이 취재 현장을 다니다보면 미처 기사로 담아내진 못했지만 의미 있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지난 20세기 국제외교의 산 증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김정안 기잡니다.
***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적대국이던 중국과의 외교 정상화를 이끈 `핑퐁 외교`의 주인공.
베트남 전 평화협정의 산 증인.
20세기 국제 외교의 역사적 순간 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백악관 미중 정상회담 직후 만찬장.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옆 사람, 바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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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안 기자/뉴스제작팀
" 그 사진을 보면서,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 날 만찬은 사실 내로라하는 정계 인사들마저 초대장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워싱턴 외교가의 최고 행사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은 후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반도 관련 민간 외교, 일명 `트랙 투`에도 깊이 관여해온 키신저 전 장관과 후 주석이 나눈 대화 내용을 당장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아산정책 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키신저 전 장관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상당부분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먼저 그는 김정일 사후 북한 내 상황을 깊이 우려 했습니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장관
" 지금까지 북한은 3대 세습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왔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일 사망 후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김정일 사후 새로운 권력이 부상할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임명된 지도자(김정은)가 계속 북한 내부에서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대북 협상 비관론을 거침없이 털어놓기도 합니다. 단 협상 자체를 포기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 장관
"지난 10년 동안의 대북 협상 기록을 보면 북한이 합의한 내용을 결국은 이후 매번 철회하고 했다. 바로 그게 문제다."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직설적인 화법으로 응수합니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 장관
"철학적 논조의 강연만을 위해 여기 온 것이다. 다 좋은 질문들이다. 하지만 내가 답하고 싶은 질문들이 아니다."
---
(인터뷰) 김정안 기자/뉴스제작팀
"기자회견이라고 해서 좀 기대를 하고 갔는데 아예 대놓고, 철학적인 이야기만 하러왔다고 하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좀 난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자극`이라도 좀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
(현장 녹취) 김정안 기자/뉴스제작팀
"그럼 지금 드리는 이 질문은 대답하기엔 충분히 철학적이고 애매모호하길 바란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
"뭐라고?"
(현장녹취) 김정안
"지금 이 질문은 답하기에 충분히 철학적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제 질문은…."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 장관
"어디 소속인가? 어느 신문사 위해 일하나?"
(현장 녹취) 김정안 기자/ 뉴스제작팀
"동아일보 소속입니다. 강연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간 조율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셨는데요. 그렇다면 6자회담과 관련해 향후 미국과 중국이 협상 진전을 위해 극복해야할 최대 과제, 조율의제는 무엇인지?"
---
(인터뷰)김정안 기자/ 뉴스제작팀
" 분위기가 사실 좀 싸해지는 건 아닌가 조금 걱정도 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역시 일반론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기자회견 뒤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더라고요. 정작 내어 준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으면서 상대를 매료시키는 것, 그게 `외교`라는 생각을 했고, 왜 키신저 전 장관을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지 새삼 깨달았던 날로 기억합니다."
---
(현장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장관
"(악수 청하며)좋은 질문이었다."
(현장 녹취) 김정안 기자/ 뉴스제작팀
"좋은 강연이었습니다."
때론 논란의 한복판에 서서, 국제 외교사를 써온 헨리 키신저. 그는 오늘도 역사의 한 장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김정안 입니다.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기자들 이 취재 현장을 다니다보면 미처 기사로 담아내진 못했지만 의미 있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지난 20세기 국제외교의 산 증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김정안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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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적대국이던 중국과의 외교 정상화를 이끈 `핑퐁 외교`의 주인공.
베트남 전 평화협정의 산 증인.
20세기 국제 외교의 역사적 순간 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백악관 미중 정상회담 직후 만찬장.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옆 사람, 바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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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안 기자/뉴스제작팀
" 그 사진을 보면서,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 날 만찬은 사실 내로라하는 정계 인사들마저 초대장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워싱턴 외교가의 최고 행사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은 후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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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반도 관련 민간 외교, 일명 `트랙 투`에도 깊이 관여해온 키신저 전 장관과 후 주석이 나눈 대화 내용을 당장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아산정책 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키신저 전 장관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상당부분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먼저 그는 김정일 사후 북한 내 상황을 깊이 우려 했습니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장관
" 지금까지 북한은 3대 세습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왔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일 사망 후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김정일 사후 새로운 권력이 부상할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임명된 지도자(김정은)가 계속 북한 내부에서 받아들여질 지는 미지수다."
대북 협상 비관론을 거침없이 털어놓기도 합니다. 단 협상 자체를 포기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 장관
"지난 10년 동안의 대북 협상 기록을 보면 북한이 합의한 내용을 결국은 이후 매번 철회하고 했다. 바로 그게 문제다."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직설적인 화법으로 응수합니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 장관
"철학적 논조의 강연만을 위해 여기 온 것이다. 다 좋은 질문들이다. 하지만 내가 답하고 싶은 질문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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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안 기자/뉴스제작팀
"기자회견이라고 해서 좀 기대를 하고 갔는데 아예 대놓고, 철학적인 이야기만 하러왔다고 하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좀 난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자극`이라도 좀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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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녹취) 김정안 기자/뉴스제작팀
"그럼 지금 드리는 이 질문은 대답하기엔 충분히 철학적이고 애매모호하길 바란다."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장관
"뭐라고?"
(현장녹취) 김정안
"지금 이 질문은 답하기에 충분히 철학적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제 질문은…."
(현장 녹취) 헨리 키신저/ 미국 전 국무 장관
"어디 소속인가? 어느 신문사 위해 일하나?"
(현장 녹취) 김정안 기자/ 뉴스제작팀
"동아일보 소속입니다. 강연에서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간 조율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셨는데요. 그렇다면 6자회담과 관련해 향후 미국과 중국이 협상 진전을 위해 극복해야할 최대 과제, 조율의제는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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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정안 기자/ 뉴스제작팀
" 분위기가 사실 좀 싸해지는 건 아닌가 조금 걱정도 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역시 일반론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기자회견 뒤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더라고요. 정작 내어 준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으면서 상대를 매료시키는 것, 그게 `외교`라는 생각을 했고, 왜 키신저 전 장관을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지 새삼 깨달았던 날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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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녹취) 헨리 키신저/미국 전 국무장관
"(악수 청하며)좋은 질문이었다."
(현장 녹취) 김정안 기자/ 뉴스제작팀
"좋은 강연이었습니다."
때론 논란의 한복판에 서서, 국제 외교사를 써온 헨리 키신저. 그는 오늘도 역사의 한 장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김정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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