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 로스쿨은 남성 역차별?

(김정안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 18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이 최근 법정 공방에 휩싸였습니다. 여성 지원자만 뽑는 것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로스쿨 준비생들이 위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양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신광영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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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법학전문대학원 25곳의 입학정원은 2000명. 이 중 이화여대 로스쿨의 정원은 전체의 5%인 100명입니다.

로스쿨 남자 준비생들은 이화여대를 제외한 24곳 중 두 곳에 응시할 수 있지만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여성만 뽑는 이화여대의 전형이 성차별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송윤상 / 중앙대 로스쿨 2년

＂여자는 2000명을 두고 경쟁하는데 남성은 1900명만 두고 경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화여대는 로스쿨 평균 남녀 합격생 비율이 6대4임을 감안할 때 100명 정원 가운데 40명은 이미 여성 몫이기 때문에 여성 지원자의 혜택은 미미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선애 / 이화여대 변호인·법무법인 화우

＂외형적으로는 5%, 로스쿨 진입단계에선 3% 정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에는 2%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우리나라에서 역차별이라고 할 정도 의미 있는 숫자이냐.＂

(인터뷰) 전용우 / 로스쿨 준비생 변호인

＂자기 실력 범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이 2~3군데 있다고 한다면 그 2~3군데에 이대가 끼어있다고 한다면 선택의 범위가 2분의 1이나 3분의 1이 되는 거죠.＂

하지만 이화여대 측은 여성 법조인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선애 / 이화여대 변호인·법무법인 화우

＂의미 있는 법조인 비율로 보면 대법관 한 분 이십니다. 헌법재판관 아직 없습니다. 여자 변협회장 없습니다.＂

(인터뷰) 송윤상 / 중앙대 로스쿨 2년

＂로스쿨 입학의 문제에 있어 거의 50%의 여성이 로스쿨에 입학하고 있고 사법고시 판검사 임용에서도 여성이 50%이상이기 때문에＂

이화여대는 또 여성 특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학생 선발은 사립학교의 기본권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선애 / 이화여대 측 변호인·법무법인 화우

＂이화학당 역시 사학의 자유, 대학 자치를 가지고 있는 기본권을 향유하는 주체입니다. 아시다시피 125년의 전통으로 여학교를 고수하는 학교입니다. 훌륭한 여성 지도자를 키우고자 하는 것은 이화학당의 정체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핵심입니다.＂

(인터뷰) 송윤상 / 중앙대 로스쿨 2년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이 기존 사시제도 없어지고 법조인 배출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국가의 공무와 공공성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사립의 자율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미국과 일본에는 여성 전용 로스쿨이 없습니다.

하지만 로스쿨 인가를 해준 교육과학기술부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이화여대가 인가신청을 했던 대학들 중에서 당당히 5위안에 드는 계획서를 가지고 왔고 교육기관으로서의 수월성을 저희는 고려한 것이지 여대이기 때문에 인가를 내줄 수 없다. 그런 고려는 할 수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올 상반기 안에 이화여대 로스쿨이 여성만 입학을 허가한 것이 성차별인지의 여부를 가릴 계획입니다.

만약 위헌 결정이 나온다면 이화여대 로스쿨은 남성의 입학을 허용하느냐, 아니면 로스쿨 인가를 반납하느냐 하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