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커버스토리]‘웃어라 동해야’ 지창욱 “실제 연상녀와 연애해봤다”

등록 2011.02.24.
●시청률 35% 일일드라마 주인공…`동해 총각으로 행복`

●'어쩌면 동해는 저렇게 눈치가 없을까?' 속상할 때도 있어

● 초등학생 때 암으로 세상 뜬 아버지…`어머니께 효도할래`

`안녕…하세…요?` 낯익은 얼굴이 동아미디어센터 스튜디오 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청년은 작은 목소리로 수줍게 인사했다. '동해 총각' 지창욱(24)이었다.

KBS2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의 막내 미풍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KBS1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의 주인공 동해로 살고 있다. 동해는 9살 정신연령의 미국 입양아 어머니(안나, 도지원 분)와 함께 어린 시절 헤어졌던 친아버지 김준(강석우 분)을 찾아 한국으로 온 인물이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35%를 넘어서면서 그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완소'(완전소중) 아들로 떠올랐다. '웃어라 동해야'와 맞붙었던 MBC '폭풍의 연인'은 조기 종영되는 수모를 겪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신인다웠다. 취재용 카메라만 다가와도 몹시 수줍고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제가 아직 인터뷰가 익숙지가 않아서요. 죄송해요.`

함께 온 매니저는 `그래도 창욱이가 인터뷰 솜씨가 많이 는 것`이라며 `전에는 너무 단답형으로 말해서 기자들이 진땀을 빼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형은 '봉이', `6살 누님이지만 친구처럼 재밌어`

- 첫 주연 작 시청률이 35%를 넘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기분 좋죠. 어딜 가나 드라마 얘기를 해주셔서 시청률을 실감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촬영장 인근에 사시는 한 할머니 팬이 몸에 좋은 한약 달인 물을 한 주전자 가져다 주셨어요.`

-경쟁 드라마가 조기종영을 했어요.

`안타깝죠. 제가 시청률이 안 나온 작품(MBC '히어로')을 해봤기 때문에 알아요. 사실 힘 빠지죠. 빈 무대에서 혼자 공연하는 느낌이고.`

-'웃어라 동해야'의 인기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일단은 동해라는 캐릭터가 선하잖아요. 그래서 더 불쌍하죠. 동해라는 아이가 밝고 꿋꿋하게 나아가기 때문에…. 어찌 보면 비결은 동정심 반 예쁨 반이 아닐까요?`

- 동해로서 지금은 행복한가요?

`행복해요. 이 작품에 들어온 것 자체가 저한테는 많은 행운이죠. 첫 주연이고 시청률도 잘 나오고 반응도 좋고 이런 것들 자체가 행복이죠. 무엇보다 무사고잖아요?`

- 윤새와 역의 박정아 씨와 악연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친한가요?

`사이가 좋아요.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 봉이랑 새와 중 외모 중 마음에 드는 스타일은 누구인가요?

`봉이 누나는 통통해서 귀여운 얼굴이고 새와 누나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스타일이라서 둘 중 하나를 고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다 예뻐서.`

- 고르지 못한 이유는 후환이 두려워서?

`사실 그런 것도 있고요. 하하하 사실 다들 예뻐서. 성격까지 보면 봉이가 괜찮은 것 같아요. 사실 친구 같죠. 봉이 누나나 새와 누나나 장난도 많이 치면 잘 받아주고, 친해요.`

- 친구라니, 봉이 누나가 철이 없나요? (웃음) 촬영장에서 가장 힘이 되는 선배는요?

`봉이 누나(오지은 분)는 철이 없어요. 크크크 맞아요. 실제로는 6살 연상인데 제 수준으로 놀아줘요. 밸런타인데이 땐 안나, 봉이, 새와 세 분이 모두 초콜릿을 주셨죠. 촬영장에선 안나 엄마가 제일 힘을 줘요. 항상 가르쳐 주고.`

▶친부 정체 알기까지 '꽈배기' 더딘 극 진행 시청자 항의

- '웃어라 동해야' 주연을 어떻게 맡았나요?

`오디션이요. 촬영 열흘 전에 결정 나서 바빴죠. 미국 쇼트트랙 국가 대표로 나오는데 당시만 해도 전혀 스케이트를 못 탔어요. 그래서 열흘 동안 스케이트만 죽어라 탔죠. 대역을 쓴다고 해도 배우가 어느 정도는 탈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급하게 훈련을 했죠.

이후 하루 3시간 씩 스케이트 특별 훈련에 들어갔다. 말이 3시간이지 전혀 쉬지 않고 속성으로 트랙을 활주하는 것이라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더구나 그는 당시 뮤지컬 '쓰릴미(Thrill me)'에도 출연 중이었다.

- 캐스팅이 된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요?

`감독님이 말씀을 안 해 주세요. 미팅 때도 많이 불안해 하셨어요.`

- 동해는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요. 어머니 정신연령이 9살이고, 아버지가 안 계시고. 어떤 준비를 했나요?

`동해를 아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많은 걸 생각했어요. 동해는 콤플렉스가 많은 아이라고 봤어요. 아무리 밝아도 그 안에 상처가 많지 않나 싶었죠. 일단은 엄마에 대한 애틋함이 있을 것이고, 순수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자라면서 겪은 외로움, 고통도 적지 않았을 테고. 또한 동해가 운동선수잖아요? 그 아이가 운동을 시작했던 배경에 대해서도 천천히 생각했어요.`

동해로 살면서 지창욱은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울 때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감정에 몰입해 콧물까지 줄줄 흘리며 운다. 자연인 지창욱도 눈물 많은 남자일까.

-실제로도 여린 성격인가요?

`아뇨. 잘 안 울어요. 어떻게 보면 무뚝뚝한 면도 많고. 실은 낯을 엄청 많이 가려요. 친해지면 말도 많고 장난도 많지만. 콧물에 대해서는 신경 안 썼는데, 일단은 그 장면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하다보니…. 에이, 뭐 사람은 언제나 예쁘게 울 수만은 없잖아요?`

'웃어라 동해야'는 보는 사람이 많은 만큼, 더딘 극 진행으로 원성을 듣기도 한다. 특히 동해가 친부의 정체를 알기까지 한 달가량 걸렸다. 수많은 단서에도 동해는 '아버지=김준'이라는 걸 좀처럼 깨닫지 못했다. 시청자 게시판에 `어쩌면 동해는 저렇게 눈치도 없을까?`라는 항의(?)가 빗발치는가 하면, '동해 바보설'까지 등장했다.

`저희 어머니도 항상 물어보셨어요. '언제 아버지를 아니? 언제 만나니?' 저도 대본이 늦게 나와서 몰랐거든요. 동해가 바보일 수도 있고. (웃음) 솔직히 저도 답답했어요. 배우가 연기할 때 확신이 있어야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데, '이걸 왜 몰라? 왜 이렇게 엇갈려?'라는 의문이 들었죠. 하지만 드라마가 150회로 5월에 끝나잖아요? 동해가 빨리 알아채면 80회 정도에서 끝나야 하니까 시스템 상 어쩔 수 없죠.`

- 연인인 봉이와는 어디까지 진전될까요?

`그것도 아직 모르겠어요. 대본이 미리 나와 있지 않아요. 오늘 촬영한 게 내일 방송돼서. 그래도 설마 주인공 커플이 안 이어지기야 하겠어요?`

-지금 동해는 아버지를 찾고 호텔에서 쫓겨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내가 동해의 친구라면 어떤 조언을 할 것 같아요?

`동해는 너무 착하게 자란 것 같아요. 당하고만 사는 것 같고, 저라면 그렇게 못해요. 그래서 동해에게 '너무 착하게 살지 마라'고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동해라면 아버지와 봉이 모두에게서 도망갔을 것 같아요. 일단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엄마랑 어디 숨어 지내는 거죠. 저희가 안 떠나면 봉이 네가 호텔 사장에게 당하게 생겼으니까. 방법이 없어요.`

- 결국엔 동해가 웃게 될까요?

`당연히 웃지 않을까요? 웃어라 동해야 인데.`

▶여자친구 생기면 밥 대접하고파…코 성형하려다가 포기

지창욱의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암으로 세상을 떴다. 그래서인지 동해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애틋한 구석이 있다. 그는 `감정선이 약간 다르긴 해요. 그 그리움이 그 그리움이 아닌 거죠`라며 말끝을 흐렸다. 눈가가 살짝 촉촉해졌다. 하지만 이내 `하하`하고 멋쩍은 듯 웃었다.

- 실제 집에서 아들로서의 모습은?

`동해 같지는 않아요. 저는 평범한 아들이에요. 엄마 말도 잘 듣고. 요즘엔 엄마랑 말을 많이 할 겨를이 없어요. 집에 들어가면 자기 바쁘고, 그래도 효자가 되려고 노력중이에요.`

- 처음 연예인 한다고 했을 때 집에서는 뭐라 하던가요?

`말려도 듣지도 않았어요. 얌전히 공부 하던 제가 갑자기 대학원서 쓸 때 연극영화과로 가겠다고 했더니 처음엔 그냥 흘려들으셨어요. 그러다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엄청 반대하셨죠.`

- 학교 성적은?

`못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곧잘 했던 것 같아요. 반에서 한 5등정도로. 학교만 다니던 아이였죠.`

그는 밸런타인데이 때도 여학생들에게 초콜릿 한개 못 받을 정도로 '얌전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배우가 되고 나서도 여자 연예인들에게 대시를 받은 경험도 없고, 마지막 연애 상대는 대학교 친구란다. 언제 사귀었느냐고 물었더니 `노코멘트`라고 잘라 말한다. 슬슬 유도 심문을 했다.

- '솔약국집 아들들' 할 때 아니었나?

`그땐 없었는데. 하하하`

-그럼 '웃어라 동해야' 초반부?

`하하하, 말하지 않겠습니다. 글쎄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고, 그 전일수도 있고….`

-'웃어라 동해야'는 이별의 드라마인가 보네. 새와 씨도 연인 길 씨와 헤어지고.

`하하하하`

-박정아 씨랑은 만나자 마자 뽀뽀를 했는데 길 씨 의식은 안됐나요?

`많이 당황했어요. 의식을 안했다고는 말할 순 없고, 어찌됐던 작품 안에서 하는 거니까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했죠. 지금은 뭐 저와도 극에서 아예 끝났기 때문에 막 대하고 있습니다. 하하.`

상대역은 박정아, 오지은은 모두 1981년생으로 그보다 6살 더 많다. 주로 누님과 연기를 했는데, 실제로도 연상녀와 사귄 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2살 연상까지 만나 본 적이 있다`며 `사귀면 나이는 별로 상관없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동해는 호텔 요리사잖아요? 실제 본인의 요리 실력은?

`잘 못해요. 라면 끓이기만 할 정도로. 요리에 취미가 없었거든요. 따로 연습한 건 칼 잡는 방법 정도예요. 제가 칼로 뭘 썰면 다음 장면에서는 요리가 완성돼서 나와요. 오히려 작품을 하면서 한식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죠. 배워보고 싶어요.`

-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떤 음식을 해주고 싶은가요?

`찌개나 국이요. 밥을 먹여주고 싶어요. 대부분 파스타나 스테이크를 해주는 걸 상상하는데 전 한식 프러포즈도 괜찮다고 봐요. 드라마에서 보면 한식이 참 예뻐요. 품격 있는 음식도 많고. 특별한 한식 요리를 대접할래요.`

- 혹시 연기자 준비하면서 다이어트 경험이나 성형한 적은 있나요?

`성형은 아직 안 했어요. 성형을 하려고 갔던 적은 있었어요.`

- 왜 어디가 마음에 안 들어서요?

`코를 할까 하고 갔는데 마음의 결정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안했어요. 다이어트는 해본 적이 있어요. '솔약국 집 아들들' 했을 때 작가 선생님이 '몸을 슬림하게 해 달라'고 주문해서 다이어트를 했죠. 당시 운동을 많이 해서 몸에 근육이 붙어 있었어요. 아참, '솔약국집 아들들' 작가 선생님은 제 미간을 보고 뽑았다고 했어요. 웃을 때 착해 보인다고.`

-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나요?

`가슴 아픈 멜로도 해보고 싶고, 남자답고 멋진 역할도 좋고, 개구쟁이 역할도 해보고 싶은데 역량이 될까 모르겠어요. 저는 쉬지 않고 계속 하고 싶어요.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감독님들이 저를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고요.`

- 특히 어머니들이 많이 좋아하시는데, 그 분들께 전할 말은 없나요?

`끝날 때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이 알아봐주시는데 그게 저는 더 신기한 것 같아요. 심지어 유치원 꼬맹이들도 저를 아는 거예요.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고맙고 그래요.`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동아닷컴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영상 ㅣ 동아닷컴 정주희 기자 zooey@donga.com

●시청률 35% 일일드라마 주인공…`동해 총각으로 행복`

●'어쩌면 동해는 저렇게 눈치가 없을까?' 속상할 때도 있어

● 초등학생 때 암으로 세상 뜬 아버지…`어머니께 효도할래`

`안녕…하세…요?` 낯익은 얼굴이 동아미디어센터 스튜디오 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청년은 작은 목소리로 수줍게 인사했다. '동해 총각' 지창욱(24)이었다.

KBS2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의 막내 미풍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KBS1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의 주인공 동해로 살고 있다. 동해는 9살 정신연령의 미국 입양아 어머니(안나, 도지원 분)와 함께 어린 시절 헤어졌던 친아버지 김준(강석우 분)을 찾아 한국으로 온 인물이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35%를 넘어서면서 그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완소'(완전소중) 아들로 떠올랐다. '웃어라 동해야'와 맞붙었던 MBC '폭풍의 연인'은 조기 종영되는 수모를 겪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신인다웠다. 취재용 카메라만 다가와도 몹시 수줍고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제가 아직 인터뷰가 익숙지가 않아서요. 죄송해요.`

함께 온 매니저는 `그래도 창욱이가 인터뷰 솜씨가 많이 는 것`이라며 `전에는 너무 단답형으로 말해서 기자들이 진땀을 빼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형은 '봉이', `6살 누님이지만 친구처럼 재밌어`

- 첫 주연 작 시청률이 35%를 넘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기분 좋죠. 어딜 가나 드라마 얘기를 해주셔서 시청률을 실감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촬영장 인근에 사시는 한 할머니 팬이 몸에 좋은 한약 달인 물을 한 주전자 가져다 주셨어요.`

-경쟁 드라마가 조기종영을 했어요.

`안타깝죠. 제가 시청률이 안 나온 작품(MBC '히어로')을 해봤기 때문에 알아요. 사실 힘 빠지죠. 빈 무대에서 혼자 공연하는 느낌이고.`

-'웃어라 동해야'의 인기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일단은 동해라는 캐릭터가 선하잖아요. 그래서 더 불쌍하죠. 동해라는 아이가 밝고 꿋꿋하게 나아가기 때문에…. 어찌 보면 비결은 동정심 반 예쁨 반이 아닐까요?`

- 동해로서 지금은 행복한가요?

`행복해요. 이 작품에 들어온 것 자체가 저한테는 많은 행운이죠. 첫 주연이고 시청률도 잘 나오고 반응도 좋고 이런 것들 자체가 행복이죠. 무엇보다 무사고잖아요?`

- 윤새와 역의 박정아 씨와 악연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친한가요?

`사이가 좋아요.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 봉이랑 새와 중 외모 중 마음에 드는 스타일은 누구인가요?

`봉이 누나는 통통해서 귀여운 얼굴이고 새와 누나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스타일이라서 둘 중 하나를 고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다 예뻐서.`

- 고르지 못한 이유는 후환이 두려워서?

`사실 그런 것도 있고요. 하하하 사실 다들 예뻐서. 성격까지 보면 봉이가 괜찮은 것 같아요. 사실 친구 같죠. 봉이 누나나 새와 누나나 장난도 많이 치면 잘 받아주고, 친해요.`

- 친구라니, 봉이 누나가 철이 없나요? (웃음) 촬영장에서 가장 힘이 되는 선배는요?

`봉이 누나(오지은 분)는 철이 없어요. 크크크 맞아요. 실제로는 6살 연상인데 제 수준으로 놀아줘요. 밸런타인데이 땐 안나, 봉이, 새와 세 분이 모두 초콜릿을 주셨죠. 촬영장에선 안나 엄마가 제일 힘을 줘요. 항상 가르쳐 주고.`

▶친부 정체 알기까지 '꽈배기' 더딘 극 진행 시청자 항의

- '웃어라 동해야' 주연을 어떻게 맡았나요?

`오디션이요. 촬영 열흘 전에 결정 나서 바빴죠. 미국 쇼트트랙 국가 대표로 나오는데 당시만 해도 전혀 스케이트를 못 탔어요. 그래서 열흘 동안 스케이트만 죽어라 탔죠. 대역을 쓴다고 해도 배우가 어느 정도는 탈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급하게 훈련을 했죠.

이후 하루 3시간 씩 스케이트 특별 훈련에 들어갔다. 말이 3시간이지 전혀 쉬지 않고 속성으로 트랙을 활주하는 것이라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더구나 그는 당시 뮤지컬 '쓰릴미(Thrill me)'에도 출연 중이었다.

- 캐스팅이 된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요?

`감독님이 말씀을 안 해 주세요. 미팅 때도 많이 불안해 하셨어요.`

- 동해는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요. 어머니 정신연령이 9살이고, 아버지가 안 계시고. 어떤 준비를 했나요?

`동해를 아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많은 걸 생각했어요. 동해는 콤플렉스가 많은 아이라고 봤어요. 아무리 밝아도 그 안에 상처가 많지 않나 싶었죠. 일단은 엄마에 대한 애틋함이 있을 것이고, 순수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자라면서 겪은 외로움, 고통도 적지 않았을 테고. 또한 동해가 운동선수잖아요? 그 아이가 운동을 시작했던 배경에 대해서도 천천히 생각했어요.`

동해로 살면서 지창욱은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울 때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감정에 몰입해 콧물까지 줄줄 흘리며 운다. 자연인 지창욱도 눈물 많은 남자일까.

-실제로도 여린 성격인가요?

`아뇨. 잘 안 울어요. 어떻게 보면 무뚝뚝한 면도 많고. 실은 낯을 엄청 많이 가려요. 친해지면 말도 많고 장난도 많지만. 콧물에 대해서는 신경 안 썼는데, 일단은 그 장면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하다보니…. 에이, 뭐 사람은 언제나 예쁘게 울 수만은 없잖아요?`

'웃어라 동해야'는 보는 사람이 많은 만큼, 더딘 극 진행으로 원성을 듣기도 한다. 특히 동해가 친부의 정체를 알기까지 한 달가량 걸렸다. 수많은 단서에도 동해는 '아버지=김준'이라는 걸 좀처럼 깨닫지 못했다. 시청자 게시판에 `어쩌면 동해는 저렇게 눈치도 없을까?`라는 항의(?)가 빗발치는가 하면, '동해 바보설'까지 등장했다.

`저희 어머니도 항상 물어보셨어요. '언제 아버지를 아니? 언제 만나니?' 저도 대본이 늦게 나와서 몰랐거든요. 동해가 바보일 수도 있고. (웃음) 솔직히 저도 답답했어요. 배우가 연기할 때 확신이 있어야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데, '이걸 왜 몰라? 왜 이렇게 엇갈려?'라는 의문이 들었죠. 하지만 드라마가 150회로 5월에 끝나잖아요? 동해가 빨리 알아채면 80회 정도에서 끝나야 하니까 시스템 상 어쩔 수 없죠.`

- 연인인 봉이와는 어디까지 진전될까요?

`그것도 아직 모르겠어요. 대본이 미리 나와 있지 않아요. 오늘 촬영한 게 내일 방송돼서. 그래도 설마 주인공 커플이 안 이어지기야 하겠어요?`

-지금 동해는 아버지를 찾고 호텔에서 쫓겨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내가 동해의 친구라면 어떤 조언을 할 것 같아요?

`동해는 너무 착하게 자란 것 같아요. 당하고만 사는 것 같고, 저라면 그렇게 못해요. 그래서 동해에게 '너무 착하게 살지 마라'고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동해라면 아버지와 봉이 모두에게서 도망갔을 것 같아요. 일단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엄마랑 어디 숨어 지내는 거죠. 저희가 안 떠나면 봉이 네가 호텔 사장에게 당하게 생겼으니까. 방법이 없어요.`

- 결국엔 동해가 웃게 될까요?

`당연히 웃지 않을까요? 웃어라 동해야 인데.`

▶여자친구 생기면 밥 대접하고파…코 성형하려다가 포기

지창욱의 아버지는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암으로 세상을 떴다. 그래서인지 동해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애틋한 구석이 있다. 그는 `감정선이 약간 다르긴 해요. 그 그리움이 그 그리움이 아닌 거죠`라며 말끝을 흐렸다. 눈가가 살짝 촉촉해졌다. 하지만 이내 `하하`하고 멋쩍은 듯 웃었다.

- 실제 집에서 아들로서의 모습은?

`동해 같지는 않아요. 저는 평범한 아들이에요. 엄마 말도 잘 듣고. 요즘엔 엄마랑 말을 많이 할 겨를이 없어요. 집에 들어가면 자기 바쁘고, 그래도 효자가 되려고 노력중이에요.`

- 처음 연예인 한다고 했을 때 집에서는 뭐라 하던가요?

`말려도 듣지도 않았어요. 얌전히 공부 하던 제가 갑자기 대학원서 쓸 때 연극영화과로 가겠다고 했더니 처음엔 그냥 흘려들으셨어요. 그러다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엄청 반대하셨죠.`

- 학교 성적은?

`못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곧잘 했던 것 같아요. 반에서 한 5등정도로. 학교만 다니던 아이였죠.`

그는 밸런타인데이 때도 여학생들에게 초콜릿 한개 못 받을 정도로 '얌전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배우가 되고 나서도 여자 연예인들에게 대시를 받은 경험도 없고, 마지막 연애 상대는 대학교 친구란다. 언제 사귀었느냐고 물었더니 `노코멘트`라고 잘라 말한다. 슬슬 유도 심문을 했다.

- '솔약국집 아들들' 할 때 아니었나?

`그땐 없었는데. 하하하`

-그럼 '웃어라 동해야' 초반부?

`하하하, 말하지 않겠습니다. 글쎄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고, 그 전일수도 있고….`

-'웃어라 동해야'는 이별의 드라마인가 보네. 새와 씨도 연인 길 씨와 헤어지고.

`하하하하`

-박정아 씨랑은 만나자 마자 뽀뽀를 했는데 길 씨 의식은 안됐나요?

`많이 당황했어요. 의식을 안했다고는 말할 순 없고, 어찌됐던 작품 안에서 하는 거니까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했죠. 지금은 뭐 저와도 극에서 아예 끝났기 때문에 막 대하고 있습니다. 하하.`

상대역은 박정아, 오지은은 모두 1981년생으로 그보다 6살 더 많다. 주로 누님과 연기를 했는데, 실제로도 연상녀와 사귄 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2살 연상까지 만나 본 적이 있다`며 `사귀면 나이는 별로 상관없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동해는 호텔 요리사잖아요? 실제 본인의 요리 실력은?

`잘 못해요. 라면 끓이기만 할 정도로. 요리에 취미가 없었거든요. 따로 연습한 건 칼 잡는 방법 정도예요. 제가 칼로 뭘 썰면 다음 장면에서는 요리가 완성돼서 나와요. 오히려 작품을 하면서 한식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죠. 배워보고 싶어요.`

-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떤 음식을 해주고 싶은가요?

`찌개나 국이요. 밥을 먹여주고 싶어요. 대부분 파스타나 스테이크를 해주는 걸 상상하는데 전 한식 프러포즈도 괜찮다고 봐요. 드라마에서 보면 한식이 참 예뻐요. 품격 있는 음식도 많고. 특별한 한식 요리를 대접할래요.`

- 혹시 연기자 준비하면서 다이어트 경험이나 성형한 적은 있나요?

`성형은 아직 안 했어요. 성형을 하려고 갔던 적은 있었어요.`

- 왜 어디가 마음에 안 들어서요?

`코를 할까 하고 갔는데 마음의 결정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안했어요. 다이어트는 해본 적이 있어요. '솔약국 집 아들들' 했을 때 작가 선생님이 '몸을 슬림하게 해 달라'고 주문해서 다이어트를 했죠. 당시 운동을 많이 해서 몸에 근육이 붙어 있었어요. 아참, '솔약국집 아들들' 작가 선생님은 제 미간을 보고 뽑았다고 했어요. 웃을 때 착해 보인다고.`

-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나요?

`가슴 아픈 멜로도 해보고 싶고, 남자답고 멋진 역할도 좋고, 개구쟁이 역할도 해보고 싶은데 역량이 될까 모르겠어요. 저는 쉬지 않고 계속 하고 싶어요.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감독님들이 저를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고요.`

- 특히 어머니들이 많이 좋아하시는데, 그 분들께 전할 말은 없나요?

`끝날 때까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이 알아봐주시는데 그게 저는 더 신기한 것 같아요. 심지어 유치원 꼬맹이들도 저를 아는 거예요.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고맙고 그래요.`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동아닷컴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영상 ㅣ 동아닷컴 정주희 기자 zoo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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