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훔치다 딱 걸린 대통령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공식 외교 석상에서 펜을 슬쩍 챙기는 동영상이 공개돼 망신을 당했습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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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공식 외교 석상에서 펜을 슬쩍 챙기는 동영상이 공개돼 망신을 당했습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가 전합니다.

최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체고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장. 화면 왼쪽의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앞에 놓인 케이스에 들어있던 의전용 펜을 꺼내 들더니 유심히 살펴봅니다.

잠 시 후 펜을 쥔 채 두 손을 테이블 아래로 향합니다.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 펜을 다른 손으로 옮긴 뒤 은근슬쩍 자신의 양복 상의 왼쪽 주머니에 넣고는 태연한 표정으로 단추를 채웁니다.

이 동영상은 `체코 대통령이 펜을 훔쳤다`라는 제목으로 10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와 사흘 만에 30만 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체코 언론은 클라우스 대통령이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네티즌들도 클라우스 대통령에게 펜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그의 행동을 조롱했습니다.

[노라 프리드리초바 / 체코 TV 뉴스 진행자]

＂라틴 아메리카 순방길에 오른 바츨라프 클라우스 대통령이 칠레를 방문했다. 대통령은 그 곳에서 많은 것들을 좋아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의전용 펜이었다.＂

클 라우스 대통령이 챙긴 펜에는 보석에 버금가는 청금석(靑金石)이 박혀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체코 정부 대변인은 클라우스 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칠레 정부가 준비한 펜으로 가져도 문제될 게 없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클라우스 대통령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바츨라프 클라우스 / 체코 대통령]

＂참석한 행사에서 메모지 혹은 펜을 가져오는 것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일 아닌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메모지는 라트비아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져온 것이다.＂

동아닷컴 고영준입니다.

hotba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