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를 먼저 보내고 죽어야하나 생각까지해”

등록 2011.04.25.
(김 앵커) 자신의 아이들을 `선물`이라고 일컫는 대목이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두 사람도 말했듯 자폐증 등을 가진 아이들의 현실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산기슭에 자리한 한 장애인 보호시설.

장애인들이 공놀이를 하기 위해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장애인이 손에 든 농구공으로 동료를 공격합니다.

올해 나이 스물셋이지만 정신연령은 서너 살 수준인 자폐증 청년 김주현 군입니다.

(현장음) 주현아, 형 때리면 돼 안 돼? 안 되지요.

(인터뷰) 이경준 / 용인시장애인보호센터 즐거운집

"주현이는 아침에 잠이 부족할 경우에 컨디션 저하에 따라서 그런 행동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주현 군이 피곤한 이유는 오늘 이곳의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밤잠을 설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신창순 / 김주현 군 어머니

너무 좋아가지고. 소풍 가는 날 기다리는 애처럼. 일주일에 두 번 가니까. 늦잠 자면 못 올까봐.

김 군은 덩치가 크고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장애인 시설 입소를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전국을 수소문한 끝에 이곳에 아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형원 / 용인시장애인보호센터 즐거운집

"문제 행동이 있다고 해서 저희가 그냥 안 된다고 얘기하면 그건 진정한 사회복지 이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현이를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시설을 구하긴 했지만 집에서 거리가 1시간 반.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거리가 멀어 일주일에 2번 정도만 오갈 수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이었던 지난 20일, 주현이네 가족은 서울 보신각을 찾았습니다.

자폐증 아들과 함께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온 한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섭니다.

(현장음) 이진섭 / 자폐성장애 1급 이균도 군 아버지

"야도 인간이잖아요. 우리 동물 낳은 거 아닙니다. 남자들이 잘못된 게 뭐냐 하면 우리 집에 장애아가 있다는 걸 다 숨겨요. 사회에 나가서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얘기를 하면 그 사람들이 조금 더 여론이 형성될 수가 있거든요."

장애 청소년의 경우 자폐 등 발달장애의 비율이 절반을 넘지만 이들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시설은 아직 없습니다.

그런 사정을 알리기 위해 아버지는 암 투병 중에도 600km의 강행군을 했습니다.

(인터뷰) 신창순 / 김주현 군 어머니

"제가 죽을 때가 되면 얘를 어떻게 먼저 죽이고 제가 죽어야 되나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따로 붙어서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시설, 그런 마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신 씨 같은 장애인 부모들의 바람을 담은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지난해 발의됐지만 정부와 협의가 진척되지 않아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

(김 앵커)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는 호소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사회적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이는데요.

이번 기획을 취재한 정양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우리나라 자폐 아동을 위한 복지 수준은 어떻습니까.

--

(정 기자) 네, 한마디로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8세 미만 장애아동은 8만 명을 약간 넘습니다.

이 가운데 지적장애나 뇌병변장애, 자폐성장애가 약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들을 돌보는 특수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진 혜경 과장 인터뷰) "외국에는 예를 들어 아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하는 데가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전문적인 데가 없습니다. 그냥 사설기관에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막 하면서 그냥, 그 사람들이 자폐증인지도 제대로 몰라요, 제가 보면."

---

(정 기자) 물론 정부에선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아동수당을 비롯해 교육비와 의료비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더 정확한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

(인터뷰) "우리나라도 지금 봐서는 유병률에 대한 역학조사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병률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기 전에 자폐증이라든지 발달장애에 대한 개념도 정리가 안 돼 있어 가지고…."

(정 기자) 현재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외부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앵커) 정양환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 앵커) 자신의 아이들을 `선물`이라고 일컫는 대목이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두 사람도 말했듯 자폐증 등을 가진 아이들의 현실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산기슭에 자리한 한 장애인 보호시설.

장애인들이 공놀이를 하기 위해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장애인이 손에 든 농구공으로 동료를 공격합니다.

올해 나이 스물셋이지만 정신연령은 서너 살 수준인 자폐증 청년 김주현 군입니다.

(현장음) 주현아, 형 때리면 돼 안 돼? 안 되지요.

(인터뷰) 이경준 / 용인시장애인보호센터 즐거운집

"주현이는 아침에 잠이 부족할 경우에 컨디션 저하에 따라서 그런 행동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주현 군이 피곤한 이유는 오늘 이곳의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밤잠을 설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신창순 / 김주현 군 어머니

너무 좋아가지고. 소풍 가는 날 기다리는 애처럼. 일주일에 두 번 가니까. 늦잠 자면 못 올까봐.

김 군은 덩치가 크고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장애인 시설 입소를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전국을 수소문한 끝에 이곳에 아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형원 / 용인시장애인보호센터 즐거운집

"문제 행동이 있다고 해서 저희가 그냥 안 된다고 얘기하면 그건 진정한 사회복지 이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현이를 헌신적으로 돌봐주는 시설을 구하긴 했지만 집에서 거리가 1시간 반.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거리가 멀어 일주일에 2번 정도만 오갈 수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이었던 지난 20일, 주현이네 가족은 서울 보신각을 찾았습니다.

자폐증 아들과 함께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온 한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섭니다.

(현장음) 이진섭 / 자폐성장애 1급 이균도 군 아버지

"야도 인간이잖아요. 우리 동물 낳은 거 아닙니다. 남자들이 잘못된 게 뭐냐 하면 우리 집에 장애아가 있다는 걸 다 숨겨요. 사회에 나가서 다른 사람한테 이렇게 얘기를 하면 그 사람들이 조금 더 여론이 형성될 수가 있거든요."

장애 청소년의 경우 자폐 등 발달장애의 비율이 절반을 넘지만 이들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시설은 아직 없습니다.

그런 사정을 알리기 위해 아버지는 암 투병 중에도 600km의 강행군을 했습니다.

(인터뷰) 신창순 / 김주현 군 어머니

"제가 죽을 때가 되면 얘를 어떻게 먼저 죽이고 제가 죽어야 되나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따로 붙어서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시설, 그런 마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신 씨 같은 장애인 부모들의 바람을 담은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이 지난해 발의됐지만 정부와 협의가 진척되지 않아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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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앵커)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는 호소가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사회적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이는데요.

이번 기획을 취재한 정양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우리나라 자폐 아동을 위한 복지 수준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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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기자) 네, 한마디로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아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8세 미만 장애아동은 8만 명을 약간 넘습니다.

이 가운데 지적장애나 뇌병변장애, 자폐성장애가 약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들을 돌보는 특수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진 혜경 과장 인터뷰) "외국에는 예를 들어 아주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하는 데가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실 전문적인 데가 없습니다. 그냥 사설기관에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막 하면서 그냥, 그 사람들이 자폐증인지도 제대로 몰라요, 제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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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기자) 물론 정부에선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아동수당을 비롯해 교육비와 의료비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더 정확한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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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나라도 지금 봐서는 유병률에 대한 역학조사를 해야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병률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기 전에 자폐증이라든지 발달장애에 대한 개념도 정리가 안 돼 있어 가지고…."

(정 기자) 현재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외부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앵커) 정양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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