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한의사 “탈북자의 마지막 재산은…”
등록 2011.05.11.탈북 한의사 석영환 원장(46․100년 한의원)은 최근 종로경찰서 관내 탈북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및 외래진찰 본인부담금 면제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한의사로 일하다 지난 1998년 탈북한 석 원장은 남한에서 다시 한의사 시험에 합격해 2002년부터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개원할 당시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이렇게 성장해 지금까지 왔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제가 되어, 이제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하고…”
석 원장은 종로 경찰서로부터 관내 탈북주민 15명을 대상으로 무료진료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전부터 어려운 형편에 처해있는 일반인과 탈북자를 대상으로 무료의료 봉사를 해왔던 석 원장은 이번 기회에 잘 알려 ‘모르는 사람들도 오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탈북자들은 일반적으로 위장․간 질환이 심각하다. 걸핏하면 체하고 소화를 못 시킨다. 그동안 거친 음식들을 먹어왔고 그마저도 배부르게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위궤양 또는 위 자체가 쪼그라들거나 굳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석 원장은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겐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침을 놓게 되면 일시적으로 위가 풀리기 때문에 한의원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의원에서 침을 제외한 나머지 치료는 환자 본인 부담금이 굉장히 크다. 일반 탈북자들이 한의원에 다니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건강’해야 나가 뭘 배우든 돈을 벌든 하지 않겠나.”
탈북하기 전, 석 원장은 북한 평양의과대학 고려의학부를 졸업하고 ‘김일성 장수 연구소’에서 3년 동안 노화방지 연구원으로 지냈다.
“북한이 한의학에서 남한에게 큰 소리 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심혈관․뇌혈관 관련 한약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술을 많이 마시고 살이 쪄 있기 때문에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있다. 급할 땐 양약을 쓰겠지만 계속 양약을 쓸 수 없다. 나이 든 사람에게 양약을 계속 처방하게 되면 증세가 호전되기 보다는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에서는 한약으로 이들 질환을 치료한다. 또 한약은 조제 형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중풍으로 쓰러졌다 다시 일어난 김 위원장을 두고 ‘3년 안에 죽을 것이다’는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석 원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고 단호히 말했다.
“심장마비로 잘못될 순 있어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는 김 위원장을 일으켜 세우는 든든한 의료진들이 있다. 이들은 24시간 김 위원장의 건강을 체크하며 관리한다. 또 북한은 전 세계 좋다는 약들은 모두 가져다 김 위원장 몸에 맞게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마쳤다.”
석 원장은 남한과 달리 북한은 ‘양의학’에서도 ‘한약’의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약이나 의료장비가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의사는 기본검사와 문진만으로도 이 환자가 무슨 병이라는 것을 진단한다. 약이 부족하다 보니 항생제를 적게 쓰면서 한약을 배합해 효과를 높이면서 병에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응용방식 능력에 강하다. 하지만 남한처럼 병을 체계적으로 잘 짚어내지 못한다.”
석 원장은 북한의 한의학 의술을 남한의 의술에 접목시켜 보고 싶다고 한다.
“북한의 한의학은 치료위주의 한방이다. 북한에서는 급성질환은 양방, 만성질환은 한방으로 치료하고 있다. 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약을 과학화 시키고 있다. 각 약들을 여러 환자들에게 투약해 나타나는 증상 및 독성들을 데이터화 시키고 있다. 현재 박사과정을 준비하며 교수 및 학생들과 함께 남한의 교육방식 및 한방의 장단점 등에 대해 연구 수업 중이다.”
최근 TV를 통해 감명 깊은 말을 들었다는 석 원장. 한의사로서 작은 소망을 다음처럼 밝혔다.
“기다려지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 있잖아요. ‘그 사람이 오면 고쳐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동영상뉴스팀 | 정주희 기자 zooey@donga.com
“탈북자들의 마지막 재산은 ‘건강’이다. 이를 잃어버린 사람은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다”
탈북 한의사 석영환 원장(46․100년 한의원)은 최근 종로경찰서 관내 탈북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및 외래진찰 본인부담금 면제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한의사로 일하다 지난 1998년 탈북한 석 원장은 남한에서 다시 한의사 시험에 합격해 2002년부터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개원할 당시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이렇게 성장해 지금까지 왔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제가 되어, 이제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하고…”
석 원장은 종로 경찰서로부터 관내 탈북주민 15명을 대상으로 무료진료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전부터 어려운 형편에 처해있는 일반인과 탈북자를 대상으로 무료의료 봉사를 해왔던 석 원장은 이번 기회에 잘 알려 ‘모르는 사람들도 오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탈북자들은 일반적으로 위장․간 질환이 심각하다. 걸핏하면 체하고 소화를 못 시킨다. 그동안 거친 음식들을 먹어왔고 그마저도 배부르게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위궤양 또는 위 자체가 쪼그라들거나 굳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석 원장은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겐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침을 놓게 되면 일시적으로 위가 풀리기 때문에 한의원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한의원에서 침을 제외한 나머지 치료는 환자 본인 부담금이 굉장히 크다. 일반 탈북자들이 한의원에 다니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건강’해야 나가 뭘 배우든 돈을 벌든 하지 않겠나.”
탈북하기 전, 석 원장은 북한 평양의과대학 고려의학부를 졸업하고 ‘김일성 장수 연구소’에서 3년 동안 노화방지 연구원으로 지냈다.
“북한이 한의학에서 남한에게 큰 소리 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심혈관․뇌혈관 관련 한약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술을 많이 마시고 살이 쪄 있기 때문에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있다. 급할 땐 양약을 쓰겠지만 계속 양약을 쓸 수 없다. 나이 든 사람에게 양약을 계속 처방하게 되면 증세가 호전되기 보다는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에서는 한약으로 이들 질환을 치료한다. 또 한약은 조제 형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중풍으로 쓰러졌다 다시 일어난 김 위원장을 두고 ‘3년 안에 죽을 것이다’는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석 원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고 단호히 말했다.
“심장마비로 잘못될 순 있어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는 김 위원장을 일으켜 세우는 든든한 의료진들이 있다. 이들은 24시간 김 위원장의 건강을 체크하며 관리한다. 또 북한은 전 세계 좋다는 약들은 모두 가져다 김 위원장 몸에 맞게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마쳤다.”
석 원장은 남한과 달리 북한은 ‘양의학’에서도 ‘한약’의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약이나 의료장비가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의사는 기본검사와 문진만으로도 이 환자가 무슨 병이라는 것을 진단한다. 약이 부족하다 보니 항생제를 적게 쓰면서 한약을 배합해 효과를 높이면서 병에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응용방식 능력에 강하다. 하지만 남한처럼 병을 체계적으로 잘 짚어내지 못한다.”
석 원장은 북한의 한의학 의술을 남한의 의술에 접목시켜 보고 싶다고 한다.
“북한의 한의학은 치료위주의 한방이다. 북한에서는 급성질환은 양방, 만성질환은 한방으로 치료하고 있다. 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약을 과학화 시키고 있다. 각 약들을 여러 환자들에게 투약해 나타나는 증상 및 독성들을 데이터화 시키고 있다. 현재 박사과정을 준비하며 교수 및 학생들과 함께 남한의 교육방식 및 한방의 장단점 등에 대해 연구 수업 중이다.”
최근 TV를 통해 감명 깊은 말을 들었다는 석 원장. 한의사로서 작은 소망을 다음처럼 밝혔다.
“기다려지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 있잖아요. ‘그 사람이 오면 고쳐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동영상뉴스팀 | 정주희 기자 zoo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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