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예상과 가장 달랐던 고현정”
등록 2011.05.11.『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경향신문에 연재 중인 인터뷰를 엮은 것으로 딱딱한 격식은 걷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김제동식 화법과 소통의 스타일이 담뿍 묻어난다. 신영복 교수, 작가 이외수, 과학자 정재승, 배우 고현정,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그리고 소녀시대 수영 등 분야를 망라한 25명의 인터뷰이가 김제동과 만나 웃고, 토로하고, 고민했던 흔적이다. 첫 책을 낸 김제동을 만났다.
첫 책을 낸 소감이 어떤가?
인터뷰를 엮은 책이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내 이름으로 나온 책은 처음이기 때문에 좀 얼떨떨하다. 사실 첫 책은 내가 쓴 이야기들, 내 이야기들을 담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책 서문에도 썼듯이 혼자 듣기 아까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다른 분들도 들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서. 최대한 읽으면서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인터뷰를 하면서도 늘 신경을 썼다.
인터뷰 연재는 어떻게 하게 됐나?
별로 할 일도 없었고 뭘 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그럴 때다. 그래서 하게 됐다. 재미는 있을 것 같았는데 귀찮을 것 같기도 했고. 사람들 찾아 다녀야 하고, 오전에 인터뷰가 많다고 하더라고. 나는 뭐 술 먹고 오전에는 거의 기절이거든. 산에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아니면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산에 가 있으면 이미 취해 있기 때문에.(웃음) 그럼에도 재미있고 유익할 거라는 생각이 조금 더 많아서 선택한 거다. 다행히 좋은 분들이 날 많이 만나주셨고.
인터뷰이를 선정할 때 기준이 있나?
기준이 있다. 살아있는 사람이어야 된다.(웃음) 가령 신영복 선생님 같은 경우는 모교 선생님이시니까 꼭 한 번 이 분 이야기는 사람들이 같이 들어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학자나 이런 걸 다 떠나서 과연 20년 넘는 세월을 감옥에 갇혀 있다가 ‘무죄’라는 이야기를 듣고 석방이 되면 과연 한 인간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선생님한테 “죽어버릴 것 같다”고 했거든. 오히려 무죄라는 이야길 듣고 석방이 될 때 죽어버릴 것 같다고. 그러니까 인간적으로 궁금한 것들, 그러나 사생활이라기 보다는 정말 한 인간이 그 때 느꼈을 생각이 뭘까가 궁금한 거다. 사실 내가 학문적으로 신용복 선생님하고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나. 대부분 다 그런 거다. 이외수 선생님도 그렇고, 소녀시대 수영도 그렇고. 스무 살 남짓한 사람이 그렇게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 좋기만 할까, 과연. 힘든 건 뭘까. 내가 스무 살 여자가 아니니까 물어보고 싶었던 거다.
인터뷰이가 예상과 달라서 흥미로웠던 경험은?
인터뷰하면서 가장 이미지와 달랐던 건 고현정 씨다. 현정이 누나랑은 인터뷰 전날 저녁부터 계속 술을 같이 먹었다. 인터뷰 하는 곳에 나왔을 때에도 누나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머리만 감고 바로 나왔을걸.
그래도 사진 잘 나온 편이다. 얼굴의 반을 가렸지 않나. 이 때가 아마 “어후, 술 냄새 너무 나지 않냐?” 이럴 때니까.(웃음) 근데 그건 인터뷰를 불성실하게 했다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가장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 전날 술 먹으면서 모든 이야기들을 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그대로. 그래서 고현정 씨가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예인은 광대고 대중은 귀족이다.” 그 안에 굉장히 함축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거든. 그렇게 이야기하는 광대한테 귀족이랍시고 돌을 던지는 사람은 오히려 없다. 광대의 권위는 늘 대중에 의해서 세워지거든. 내 생각은 그렇다. 끊임없이 외줄을 타고 불안하지. 연예인은 늘 외줄을 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 양손에 쥔 부채가 대중이다. 힘이기도 하고, 방향타이기도 하고, 떨어뜨릴 수도 있고 다시 올릴 수도 있고. 결국 줄에서 내려오면 광대 이전에 한 사람이지. 연예인은 직업이지 그 사람은 아니다.
인세는 어떻게 활용 되나?
아름다운재단하고 협의해서 대안학교를 만드는 쪽으로 기부 된다. 지금 다시 협의를 할까 생각 중이다. 책이 꽤 잘 나간다는데.(웃음) 근데 생각해보면 세상에 내 것이라고 내세울 게 별로 없다. 다 함께 이뤄낸 부산물들이다. 사실은 내가 기부한다기 보다는 이 책에 출연해 주신 분들이 다 기부를 하신 것이고, 궁극적으로 책을 사주시는 분들이 기부를 한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억울한 건 지금도 억울하고, 속상하지만.(웃음) 그래도 기부를 할 때마다 늘 똑같이 드는 생각인데 그 억울함보다 조금 더 행복하니까 하는 거다. 기부는 시혜나 누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 놓는 것이다. 너무 과하게 왔으면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나도 읽어보니까 좋은 책도 있고 나쁜 책도 있는 데, 읽어봐야 우선 좋은 책인 지 나쁜 책인 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산도 올라가 봐야 좋은 산인 지 아닌 지 아는 것처럼. 그래서 여러분에게 꼭 책이 좋은 친구가 됐으면 좋겠고 나한테도 지금 그렇게 돼 있다. 늘 지금 행복하시길!
l 글_ 유지영 (교보문고 북뉴스)
jygetz@kyobobook.co.kr , twitter.com/jygetz
사진_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뛰어난 입담과 주옥같은 말들로 한때 네티즌 사이에서 어록집 까지 탄생시켰던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 1년간 유명인사들을 만나며 기록을 남긴 인터뷰집이 출간됐다.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경향신문에 연재 중인 인터뷰를 엮은 것으로 딱딱한 격식은 걷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김제동식 화법과 소통의 스타일이 담뿍 묻어난다. 신영복 교수, 작가 이외수, 과학자 정재승, 배우 고현정,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그리고 소녀시대 수영 등 분야를 망라한 25명의 인터뷰이가 김제동과 만나 웃고, 토로하고, 고민했던 흔적이다. 첫 책을 낸 김제동을 만났다.
첫 책을 낸 소감이 어떤가?
인터뷰를 엮은 책이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내 이름으로 나온 책은 처음이기 때문에 좀 얼떨떨하다. 사실 첫 책은 내가 쓴 이야기들, 내 이야기들을 담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책 서문에도 썼듯이 혼자 듣기 아까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다른 분들도 들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서. 최대한 읽으면서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인터뷰를 하면서도 늘 신경을 썼다.
인터뷰 연재는 어떻게 하게 됐나?
별로 할 일도 없었고 뭘 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그럴 때다. 그래서 하게 됐다. 재미는 있을 것 같았는데 귀찮을 것 같기도 했고. 사람들 찾아 다녀야 하고, 오전에 인터뷰가 많다고 하더라고. 나는 뭐 술 먹고 오전에는 거의 기절이거든. 산에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아니면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산에 가 있으면 이미 취해 있기 때문에.(웃음) 그럼에도 재미있고 유익할 거라는 생각이 조금 더 많아서 선택한 거다. 다행히 좋은 분들이 날 많이 만나주셨고.
인터뷰이를 선정할 때 기준이 있나?
기준이 있다. 살아있는 사람이어야 된다.(웃음) 가령 신영복 선생님 같은 경우는 모교 선생님이시니까 꼭 한 번 이 분 이야기는 사람들이 같이 들어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학자나 이런 걸 다 떠나서 과연 20년 넘는 세월을 감옥에 갇혀 있다가 ‘무죄’라는 이야기를 듣고 석방이 되면 과연 한 인간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선생님한테 “죽어버릴 것 같다”고 했거든. 오히려 무죄라는 이야길 듣고 석방이 될 때 죽어버릴 것 같다고. 그러니까 인간적으로 궁금한 것들, 그러나 사생활이라기 보다는 정말 한 인간이 그 때 느꼈을 생각이 뭘까가 궁금한 거다. 사실 내가 학문적으로 신용복 선생님하고 무슨 대화를 할 수 있겠나. 대부분 다 그런 거다. 이외수 선생님도 그렇고, 소녀시대 수영도 그렇고. 스무 살 남짓한 사람이 그렇게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 좋기만 할까, 과연. 힘든 건 뭘까. 내가 스무 살 여자가 아니니까 물어보고 싶었던 거다.
인터뷰이가 예상과 달라서 흥미로웠던 경험은?
인터뷰하면서 가장 이미지와 달랐던 건 고현정 씨다. 현정이 누나랑은 인터뷰 전날 저녁부터 계속 술을 같이 먹었다. 인터뷰 하는 곳에 나왔을 때에도 누나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머리만 감고 바로 나왔을걸.
그래도 사진 잘 나온 편이다. 얼굴의 반을 가렸지 않나. 이 때가 아마 “어후, 술 냄새 너무 나지 않냐?” 이럴 때니까.(웃음) 근데 그건 인터뷰를 불성실하게 했다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가장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 전날 술 먹으면서 모든 이야기들을 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그대로. 그래서 고현정 씨가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예인은 광대고 대중은 귀족이다.” 그 안에 굉장히 함축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거든. 그렇게 이야기하는 광대한테 귀족이랍시고 돌을 던지는 사람은 오히려 없다. 광대의 권위는 늘 대중에 의해서 세워지거든. 내 생각은 그렇다. 끊임없이 외줄을 타고 불안하지. 연예인은 늘 외줄을 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거든. 양손에 쥔 부채가 대중이다. 힘이기도 하고, 방향타이기도 하고, 떨어뜨릴 수도 있고 다시 올릴 수도 있고. 결국 줄에서 내려오면 광대 이전에 한 사람이지. 연예인은 직업이지 그 사람은 아니다.
인세는 어떻게 활용 되나?
아름다운재단하고 협의해서 대안학교를 만드는 쪽으로 기부 된다. 지금 다시 협의를 할까 생각 중이다. 책이 꽤 잘 나간다는데.(웃음) 근데 생각해보면 세상에 내 것이라고 내세울 게 별로 없다. 다 함께 이뤄낸 부산물들이다. 사실은 내가 기부한다기 보다는 이 책에 출연해 주신 분들이 다 기부를 하신 것이고, 궁극적으로 책을 사주시는 분들이 기부를 한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억울한 건 지금도 억울하고, 속상하지만.(웃음) 그래도 기부를 할 때마다 늘 똑같이 드는 생각인데 그 억울함보다 조금 더 행복하니까 하는 거다. 기부는 시혜나 누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 놓는 것이다. 너무 과하게 왔으면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나도 읽어보니까 좋은 책도 있고 나쁜 책도 있는 데, 읽어봐야 우선 좋은 책인 지 나쁜 책인 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산도 올라가 봐야 좋은 산인 지 아닌 지 아는 것처럼. 그래서 여러분에게 꼭 책이 좋은 친구가 됐으면 좋겠고 나한테도 지금 그렇게 돼 있다. 늘 지금 행복하시길!
l 글_ 유지영 (교보문고 북뉴스)
jygetz@kyobobook.co.kr , twitter.com/jygetz
사진_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taejin107@kyobobook.co.kr, 트위터 @taejin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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