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광우병 선동 3년’의 현주소

등록 2011.05.17.
3년 전 이맘때 한국은 큰 파동을 겪었습니다. 서울 도심은 밤마다 불법과 폭력이 판치는 무법천지의 해방구로 전락했습니다. `광우병 괴담`이 난무하면서 많은 국민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2008년 4월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된 뒤 일부 무책임한 언론과 좌파단체는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고 주장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는 비과학적 선동이 횡행했습니다. 일부 세력이 치밀하게 기획한 광우병 촛불시위가 5월 2일부터 106일 동안 2300차례 열렸습니다. 검찰의 수사백서에 따르면 유무형의 피해액은 3조 7000억 원에 이릅니다. `한국은 허위와 왜곡에 휘둘리는 비정상적 나라`라는 인식이 해외에 퍼지면서 국가 이미지도 추락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주소는 어떨까요. 올해 1분기 한국은 6만265t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미국의 최대 쇠고기 수출시장이 됐습니다. 석 달간 들여온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였고, 2009년 연간 수입량과 비슷합니다. 불과 3년 전 그 난리를 쳤던 나라의 이런 변화를 봐야 하는 현실은 씁쓸합니다.

광우병 시위 주도 세력은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운운했고 `광장 민주주의`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의 본질은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선 불복운동이었습니다. 검찰이 압수한 시위주도단체의 문건에는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이다. 밤에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낮에는 운동역량의 촛불로서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광우병 선동이 `거대한 사기극`임이 밝혀졌지만 불법폭력 주도 세력은 사과는커녕 지금도 정당성을 강변합니다. 이들과 공동보조를 취했던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 정치인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습니다. 불법과 폭력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기회주의적 웰빙 체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의문입니다. 한국이 미국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바뀐 현실 앞에서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참으로 많아 보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3년 전 이맘때 한국은 큰 파동을 겪었습니다. 서울 도심은 밤마다 불법과 폭력이 판치는 무법천지의 해방구로 전락했습니다. `광우병 괴담`이 난무하면서 많은 국민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2008년 4월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된 뒤 일부 무책임한 언론과 좌파단체는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고 주장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는 비과학적 선동이 횡행했습니다. 일부 세력이 치밀하게 기획한 광우병 촛불시위가 5월 2일부터 106일 동안 2300차례 열렸습니다. 검찰의 수사백서에 따르면 유무형의 피해액은 3조 7000억 원에 이릅니다. `한국은 허위와 왜곡에 휘둘리는 비정상적 나라`라는 인식이 해외에 퍼지면서 국가 이미지도 추락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주소는 어떨까요. 올해 1분기 한국은 6만265t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미국의 최대 쇠고기 수출시장이 됐습니다. 석 달간 들여온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였고, 2009년 연간 수입량과 비슷합니다. 불과 3년 전 그 난리를 쳤던 나라의 이런 변화를 봐야 하는 현실은 씁쓸합니다.

광우병 시위 주도 세력은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운운했고 `광장 민주주의`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의 본질은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선 불복운동이었습니다. 검찰이 압수한 시위주도단체의 문건에는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이다. 밤에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낮에는 운동역량의 촛불로서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광우병 선동이 `거대한 사기극`임이 밝혀졌지만 불법폭력 주도 세력은 사과는커녕 지금도 정당성을 강변합니다. 이들과 공동보조를 취했던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 정치인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습니다. 불법과 폭력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기회주의적 웰빙 체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의문입니다. 한국이 미국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바뀐 현실 앞에서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참으로 많아 보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