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MIT모델과 한국대학의 미래

등록 2011.05.19.
하버드대와 함께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올해 개교 150주년을 맞았습니다. 두 대학은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하버드대가 공부와 리더십 측면에서 모두 탁월한 수재를 키워내는 반면 MIT대는 `괴짜들의 집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언론들은 MIT 150년 성공의 비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괴짜들을 계속 부추긴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레이저, 복사기, 우주비행선, 인간게놈프로젝트. 일상용품부터 나노과학까지 이 발명품들은 모두 보스턴 근교의 작은 대학에서 출발한 MIT에서 나왔습니다. 과거에만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MIT 학생들의 기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9년 MIT 학생 두 명이 헬륨가스를 채운 풍선과 평범한 디카, 휴대전화를 이용해 우주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촬영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총 150달러에 불과해 해외언론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모은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벤 메즈리치)는 1990년대 라이베이거스 카지노를 돌아다니며 `카드 카운팅`이란 기법으로 수백만 달러를 챙겨온 MIT대 수학천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도박은 정당한 돈벌이는 아니지만 학생들은 순전히 카드에 나타난 수를 계산하고 기억하는 방식으로 승률을 올렸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MIT 동문들은 세계에 2만5800개의 회사를 창업했고 실리콘밸리 노동력의 4분의 1을 포함해 매년 1조9000억 달러(약 2000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규모 11위인 러시아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지금까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76명입니다.

우리나라 KAIST도 MIT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서남표 KAIST 총장이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논란을 빚었습니다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괴짜들이 활개칠 수 있고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로 잰 듯 `스펙`만들기에 열중하는 우리 교육체계에 MIT모델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하버드대와 함께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올해 개교 150주년을 맞았습니다. 두 대학은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하버드대가 공부와 리더십 측면에서 모두 탁월한 수재를 키워내는 반면 MIT대는 `괴짜들의 집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언론들은 MIT 150년 성공의 비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괴짜들을 계속 부추긴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레이저, 복사기, 우주비행선, 인간게놈프로젝트. 일상용품부터 나노과학까지 이 발명품들은 모두 보스턴 근교의 작은 대학에서 출발한 MIT에서 나왔습니다. 과거에만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MIT 학생들의 기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9년 MIT 학생 두 명이 헬륨가스를 채운 풍선과 평범한 디카, 휴대전화를 이용해 우주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촬영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총 150달러에 불과해 해외언론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모은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벤 메즈리치)는 1990년대 라이베이거스 카지노를 돌아다니며 `카드 카운팅`이란 기법으로 수백만 달러를 챙겨온 MIT대 수학천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도박은 정당한 돈벌이는 아니지만 학생들은 순전히 카드에 나타난 수를 계산하고 기억하는 방식으로 승률을 올렸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MIT 동문들은 세계에 2만5800개의 회사를 창업했고 실리콘밸리 노동력의 4분의 1을 포함해 매년 1조9000억 달러(약 2000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규모 11위인 러시아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지금까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76명입니다.

우리나라 KAIST도 MIT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서남표 KAIST 총장이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논란을 빚었습니다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괴짜들이 활개칠 수 있고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로 잰 듯 `스펙`만들기에 열중하는 우리 교육체계에 MIT모델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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