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북한뉴스 보도 유감

등록 2011.06.03.
북한이 남북한의 비밀접촉을 공개한 시각은 그제 오후 2시55분이었습니다. 정부의 첫 반응은 그로부터 거의 3시간이 지난 오후 5시47분에 나왔습니다. 그동안 통신과 방송, 인터넷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전했습니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지구촌 곳곳으로 깜짝 뉴스를 전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일방적 보도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장시간 대책회의를 했습니다. 청와대와 통일부의 주요 인사들은 꼭꼭 숨어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습니다.

북한의 주장과 우리 정부의 반박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발표는 2500자가 넘습니다. 반면 3시간이 지나서 나온 통일부 대변인의 논평은 "북한의 발표는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요지의 단 두 문장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의 주장은 상세하고 우리의 반론은 더없이 단출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의 비공식 설명이 뒤따랐지만 북한의 주장을 뒤엎기에는 초라할 정도의 대응입니다. 정부가 북한의 `남북접촉 판 깨기`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허둥대지도, 소극적으로 나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주장에 솔깃한 국민이 있는 겁니다.

김정일이 중국 방문을 시작한 5월20일에도 비슷한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9시11분 연합뉴스가 긴급뉴스로 "김정은이 투먼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오후 6시가 넘어 정부 당국자가 방중한 인물은 김정은이 아니고 아버지 김정일이라고 확인할 때까지 일제히 오보를 쏟아냈습니다.

정부는 김정일의 방문 사실을 중국 정부의 통보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얼마든지 빨리 오보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정부는 비밀로 해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지키느라 한국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남의 일처럼 구경만 했습니다. 덕분에 한국 언론은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우리 국민 사이에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쌓이게 됩니다. 정부의 능력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는 비슷한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북한이 남북한의 비밀접촉을 공개한 시각은 그제 오후 2시55분이었습니다. 정부의 첫 반응은 그로부터 거의 3시간이 지난 오후 5시47분에 나왔습니다. 그동안 통신과 방송, 인터넷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전했습니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지구촌 곳곳으로 깜짝 뉴스를 전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일방적 보도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장시간 대책회의를 했습니다. 청와대와 통일부의 주요 인사들은 꼭꼭 숨어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습니다.

북한의 주장과 우리 정부의 반박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발표는 2500자가 넘습니다. 반면 3시간이 지나서 나온 통일부 대변인의 논평은 "북한의 발표는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요지의 단 두 문장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의 주장은 상세하고 우리의 반론은 더없이 단출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의 비공식 설명이 뒤따랐지만 북한의 주장을 뒤엎기에는 초라할 정도의 대응입니다. 정부가 북한의 `남북접촉 판 깨기`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허둥대지도, 소극적으로 나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주장에 솔깃한 국민이 있는 겁니다.

김정일이 중국 방문을 시작한 5월20일에도 비슷한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9시11분 연합뉴스가 긴급뉴스로 "김정은이 투먼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언론은 오후 6시가 넘어 정부 당국자가 방중한 인물은 김정은이 아니고 아버지 김정일이라고 확인할 때까지 일제히 오보를 쏟아냈습니다.

정부는 김정일의 방문 사실을 중국 정부의 통보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얼마든지 빨리 오보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정부는 비밀로 해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지키느라 한국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남의 일처럼 구경만 했습니다. 덕분에 한국 언론은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우리 국민 사이에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쌓이게 됩니다. 정부의 능력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는 비슷한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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