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시장 구청장실의 CCTV

등록 2011.06.14.
사무실에 폐쇄회로TV, 즉 CCTV를 설치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의 진익철 서초구청장과 이해식 강동구청장, 경기도의 이재명 성남시장 등 모두 12명의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집무실이나 비서실 등에 CCTV를 달았습니다. 민간인이나 지방공무원들이 돈 봉투를 들고 와 민원을 하거나 인사 청탁을 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재명 시장은 "시장을 만나려는 면담 요청자가 그동안 500명을 넘고 만나면 봉투를 꺼내주려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매일 수십억 수백억 원씩 결재하고 이에 따라 혜택 보는 사람이 바뀌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청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진익철 구청장은 "지난 1년 동안 돈 봉투를 들고 온 사람을 만난 것만 10건이 넘는다"며 "견디다 못해 접견실에 CCTV를 들여놓고 면담 시 항상 접견실에서만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이나 구청장이 민원인과 공무원의 청탁과 로비 때문에 CCTV까지 설치해야 할 정도라니 지자체를 둘러싼 부패 유혹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케 합니다. 다른 시군구라고 해서 그리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선거로 당선된 지자체장들이 걸핏하면 수뢰 혐의로 구속되고 재선거가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이런 오염된 풍토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CCTV를 설치한 일부 시장과 구청장의 의지는 평가할 만하지만 `검은 돈`을 받겠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승진 채용 같은 인사나 사업 인허가권을 둘러싼 중앙정부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 부패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성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사회적 종양입니다. 시장 군수 구청장처럼 `갑(甲)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각성과 사정 당국의 부패척결 의지가 중요합니다. 각종 이권을 얻으려고 관청과 공기업에 `돈질`을 해대는 일부 민간기업과 개인의 구태도 부패 커넥션이 사라지지 않는 간과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검은 돈을 받는 사람 못지않게 주는 사람도 엄중 처벌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사무실에 폐쇄회로TV, 즉 CCTV를 설치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의 진익철 서초구청장과 이해식 강동구청장, 경기도의 이재명 성남시장 등 모두 12명의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집무실이나 비서실 등에 CCTV를 달았습니다. 민간인이나 지방공무원들이 돈 봉투를 들고 와 민원을 하거나 인사 청탁을 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재명 시장은 "시장을 만나려는 면담 요청자가 그동안 500명을 넘고 만나면 봉투를 꺼내주려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매일 수십억 수백억 원씩 결재하고 이에 따라 혜택 보는 사람이 바뀌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청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진익철 구청장은 "지난 1년 동안 돈 봉투를 들고 온 사람을 만난 것만 10건이 넘는다"며 "견디다 못해 접견실에 CCTV를 들여놓고 면담 시 항상 접견실에서만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이나 구청장이 민원인과 공무원의 청탁과 로비 때문에 CCTV까지 설치해야 할 정도라니 지자체를 둘러싼 부패 유혹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짐작케 합니다. 다른 시군구라고 해서 그리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선거로 당선된 지자체장들이 걸핏하면 수뢰 혐의로 구속되고 재선거가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이런 오염된 풍토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CCTV를 설치한 일부 시장과 구청장의 의지는 평가할 만하지만 `검은 돈`을 받겠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승진 채용 같은 인사나 사업 인허가권을 둘러싼 중앙정부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 부패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성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사회적 종양입니다. 시장 군수 구청장처럼 `갑(甲)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각성과 사정 당국의 부패척결 의지가 중요합니다. 각종 이권을 얻으려고 관청과 공기업에 `돈질`을 해대는 일부 민간기업과 개인의 구태도 부패 커넥션이 사라지지 않는 간과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검은 돈을 받는 사람 못지않게 주는 사람도 엄중 처벌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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