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해킹파문 英신문 폐간

[앵커]

지난 1843년 창간된 영국의 유력 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폐간됩니다.

무분별한 전화 해킹 의혹으로 쏟아진 사회적 비난을 견디지 못한 겁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발행부수 260만 부. 168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유력 신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살해된 소녀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물의를 빚은 영국의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가 폐간 결정을 내린 겁니다.

최근 영국 경찰이 뉴스오브더월드가 지난 2002년 실종됐다 숨진 소녀 밀리 다울러(13)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가족과 친구들의 음성메시지를 도청하고, 일부 메시지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하면서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번 사태로 뉴스오브월드에 대한 광고 철회와 불매운동이 이어지자 결국 경영진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언론계 거물 루퍼트 머독의 아들로 뉴스오브더월드의 모회사인 뉴스 인터내셔널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제임스 머독 회장이 10일자를 마지막으로 뉴스오브더월드를 더 이상 발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 제임스 머독 / 뉴스 인터내셔널 대표]

＂일부 문제가 되는 행동들은 언론으로서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또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후회되는 점이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전화 해킹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상태입니다.

2007년에도 기자와 사설탐정이 전화 해킹에 연루돼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정계, 재계, 연예계 유명인사는 물론 일반인 실종자와 전사한 군인의 유가족 휴대전화까지 해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경찰은 이 신문의 해킹 대상 가능성이 있는 4000 명의 명단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킹 파문과 이로 인한 뉴스오브더월드의 폐간 결정은 머독의 언론사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머독이 추진 중인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 인수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영국 언론사에 대한 영향력 증대를 노리던 머독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닷컴 고영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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