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홍준표 대표의 당 선도론

등록 2011.07.22.
[이진녕 논설위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21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열렸습니다.

통상 청와대나 총리실이 주재하던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여당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것도, 참석 인원이 9명에서 30여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도 이례적입니다.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했습니다. 홍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당정 관계에서 `당 선도론`을 강조한데 따른 것입니다.

당 정 협의는 국무총리 훈령에 규정된 공식적인 회의입니다. 행정부의 대표인 국무총리와 여당의 대표가 카운터파트가 돼 각종 주요 정책에 관한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입니다.

사실 당정 협의는 대통령책임제를 위주로 하면서도 내각책임제 요소까지 가미하고 있는 우리의 독특한 권력구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대통령책임제의 대표적 국가인 미국에는 당정협의라는 게 없습니다. 내각책임제 국가인 영국은 총리가 여당의 대표이고, 모든 장관이 여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별도로 당정협의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여당이 한편으로는 정부와 한 몸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입법부의 편에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이중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종 정책 입법안들이 국회가 넘어가기 전에 정부와 여당이 사전에 적절히 의견을 조율하지 않는다면 엇박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당정 협의에서 청와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명칭이 당정청 협의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당정, 또는 당정청 협의는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하고 여당은 주로 뒤치다꺼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그 틀을 당 주도로 바꾸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청와대나 정부보다는 당이 더 민심 친화적이기 때문에 당이 앞장서서 민심에 부합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정당은 아무래도 선거에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그런 발상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표를 얻는 것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민심을 ¤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민심을 헤아리되, 국가의 미래와 재정 형편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민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줄도 알아야 합니다.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그만한 분별력과 역량이 가졌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21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열렸습니다.

통상 청와대나 총리실이 주재하던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여당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것도, 참석 인원이 9명에서 30여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도 이례적입니다.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했습니다. 홍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당정 관계에서 `당 선도론`을 강조한데 따른 것입니다.

당 정 협의는 국무총리 훈령에 규정된 공식적인 회의입니다. 행정부의 대표인 국무총리와 여당의 대표가 카운터파트가 돼 각종 주요 정책에 관한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입니다.

사실 당정 협의는 대통령책임제를 위주로 하면서도 내각책임제 요소까지 가미하고 있는 우리의 독특한 권력구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대통령책임제의 대표적 국가인 미국에는 당정협의라는 게 없습니다. 내각책임제 국가인 영국은 총리가 여당의 대표이고, 모든 장관이 여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에 별도로 당정협의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여당이 한편으로는 정부와 한 몸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입법부의 편에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이중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종 정책 입법안들이 국회가 넘어가기 전에 정부와 여당이 사전에 적절히 의견을 조율하지 않는다면 엇박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당정 협의에서 청와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명칭이 당정청 협의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당정, 또는 당정청 협의는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하고 여당은 주로 뒤치다꺼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그 틀을 당 주도로 바꾸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청와대나 정부보다는 당이 더 민심 친화적이기 때문에 당이 앞장서서 민심에 부합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정당은 아무래도 선거에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그런 발상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표를 얻는 것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민심을 ¤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민심을 헤아리되, 국가의 미래와 재정 형편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민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줄도 알아야 합니다.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그만한 분별력과 역량이 가졌는지 지켜볼 일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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