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똑똑한 유인원은 침팬지 아닌…

[앵커]

벨기에의 한 동물원에서 가장 똑똑한 유인원을 선발하는 특별한 지능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동아닷컴 김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보노보 한 마리가 진열장의 좁은 틈 사이로 막대기를 넣어 뭔가를 꺼냅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합니다.

최근 벨기에 안트베르펜 동물원에서 가장 똑똑한 유인원을 선발하는 두뇌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인간의 사촌쯤 되는 침팬지와 보노보 중 어느 쪽이 더 머리가 좋은지를 가리기 위해섭니다.

시간제한이 있는 총 6개의 지능 테스트에서 보노보 팀이 침팬지 팀을 4대 2로 이겼습니다.

저노아라는 이름의 암컷 보노보가 1등을 해 트로피를 안았습니다.

보노보 전문가 예론 스티븐스 씨는 저노아의 끈기가 빛을 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예론 스티븐스 / 안트베르펜 동물원 보노보 전문가·행동생물학자]

" 대부분의 보노보와 침팬지는 문제를 이해합니다. 그래서 지능이 높다고 할 수 있죠.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압니다. 막대기를 밀어 넣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모두가 의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노아는 이 게임들을 매우 의욕적으로 또 끈기 있게 했습니다."

유인원과의 포유류인 보노보는 침팬지와는 다른 종입니다.

침팬지에 비해 몸이 가늘고 약하며 얼굴이 검습니다.

보노보 사회는 모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성에 대해 매우 개방적입니다.

먹이를 얻거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을 제공하는 일이 흔하다고 합니다.

심판들은 이날 게임을 하는 동안 수컷 침팬지들이 권력다툼을 하느라 바빠서 테스트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게임을 쭉 지켜본 스티븐스 씨는 앞으로 유인원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성격이 있는지 연구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예론 스티븐스 / 안트베르펜 동물원 보노보 전문가·행동생물학자]

"우리는 한 유인원은 매우 똑똑한데 다른 유인원은 덜 똑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차이점이지요."

동물원 측은 야생에서 보노보가 포획되어 야생 동물 고기로 거래되는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지능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아닷컴 김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