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만 “가르침도 공부…국가대표 계속 도전”
등록 2011.09.27.대전체고 개인전 첫날 금2·동2 수확 큰 공신
장석성 감독 “스타 밑에서 스타가 나옵니다”
유도를 했던 사람들은 정장을 입혀놓으면 영화 ‘아저씨’의 원빈만큼 정말 잘 어울린다.
2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유난히 검은 정장이 잘 어울리는 ‘훈남’이 관중석과 경기장을 오가며 연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방귀만(29). 비운의 천재로 불린 그는 ‘최민호 올림픽제패기념 2011추계 전국 중·고 유도연맹전’에서 대전체고의 코치로 변신해 있었다. 방 코치의 지도 아래 대전체고는 개인전 첫날인 26일에만 금 2, 동 2개를 수확했다. 작년까지 전국대회에 나가면 동메달 1개 따기도 벅찼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방 코치는 용인대 재학시절, 1개국에 딱 1명만 선택해 수여하는 IOC 장학금을 받은 선수였다. 한국마사회를 거쳐 국군체육부대까지 66kg부터 73kg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작년 수원컵 마스터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화려한 현역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왜 갑자기 고교 코치로 방향을 틀었을까.
“수원컵 우승 뒤 부상이 왔다. 원래 안 좋았던 허리와 팔꿈치가 더 아팠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운동을 쉬었다. 쉬고 있던 참에 대전체고에서 연락이 왔다. 가르치는 것도 공부라 생각해 수락했다.”
사실 방 코치는 대전체고와 어떤 학연도 없었다. 마침 3월 대전체고에 부임한 장석성 감독은 팀을 강하게 만들어줄 거물 코치를 원했다. 대한유도회 조영철 전무의 추천을 받아 일면식도 없었던 방 코치의 영입을 강행한 것이다. “개천에서 용은 안 나와도 스타 밑에서 스타는 나온다”고 장 감독은 이유를 설명했다.
방 코치가 5월 부임한 이후 대전체고는 전국대회 메달만 25개를 따냈다. 그는 “가르치다 보니까 그동안 몰랐던 시야가 생긴다”고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재미를 깨달아가며 장점을 살리는 눈높이 교육법에도 눈을 뜨고 있다.
더불어 방 코치는 개인 훈련도 시작했다. 아직 잠정 은퇴일 뿐 언젠간 현역으로 돌아가 국가대표로 뛰겠다는 꿈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이원희·왕기춘과 같은 체급이었던 데다 유독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등 악재가 겹쳤던 그이지만 ‘비운’이라는 말로 현역을 접고 싶지 않은 각오다. 장 감독 역시 “언제든 현역으로 돌아가면 보내줄 것이다. 언제고 다시 대전체고로 와주면 된다”고 지원했다.
6년 열애 끝에 4월 결혼한 방 코치는 10월 말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잘 가르치고 잘 생겨서 좋다”라는 아이들의 환호를 들으니 앞으로 방 코치의 유도 인생은 절대 비운으로 수식될 수 없을 것 같다.
스포츠동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영상=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전체고 개인전 첫날 금2·동2 수확 큰 공신
장석성 감독 “스타 밑에서 스타가 나옵니다”
유도를 했던 사람들은 정장을 입혀놓으면 영화 ‘아저씨’의 원빈만큼 정말 잘 어울린다.
2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유난히 검은 정장이 잘 어울리는 ‘훈남’이 관중석과 경기장을 오가며 연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방귀만(29). 비운의 천재로 불린 그는 ‘최민호 올림픽제패기념 2011추계 전국 중·고 유도연맹전’에서 대전체고의 코치로 변신해 있었다. 방 코치의 지도 아래 대전체고는 개인전 첫날인 26일에만 금 2, 동 2개를 수확했다. 작년까지 전국대회에 나가면 동메달 1개 따기도 벅찼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방 코치는 용인대 재학시절, 1개국에 딱 1명만 선택해 수여하는 IOC 장학금을 받은 선수였다. 한국마사회를 거쳐 국군체육부대까지 66kg부터 73kg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작년 수원컵 마스터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화려한 현역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왜 갑자기 고교 코치로 방향을 틀었을까.
“수원컵 우승 뒤 부상이 왔다. 원래 안 좋았던 허리와 팔꿈치가 더 아팠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운동을 쉬었다. 쉬고 있던 참에 대전체고에서 연락이 왔다. 가르치는 것도 공부라 생각해 수락했다.”
사실 방 코치는 대전체고와 어떤 학연도 없었다. 마침 3월 대전체고에 부임한 장석성 감독은 팀을 강하게 만들어줄 거물 코치를 원했다. 대한유도회 조영철 전무의 추천을 받아 일면식도 없었던 방 코치의 영입을 강행한 것이다. “개천에서 용은 안 나와도 스타 밑에서 스타는 나온다”고 장 감독은 이유를 설명했다.
방 코치가 5월 부임한 이후 대전체고는 전국대회 메달만 25개를 따냈다. 그는 “가르치다 보니까 그동안 몰랐던 시야가 생긴다”고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재미를 깨달아가며 장점을 살리는 눈높이 교육법에도 눈을 뜨고 있다.
더불어 방 코치는 개인 훈련도 시작했다. 아직 잠정 은퇴일 뿐 언젠간 현역으로 돌아가 국가대표로 뛰겠다는 꿈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이원희·왕기춘과 같은 체급이었던 데다 유독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등 악재가 겹쳤던 그이지만 ‘비운’이라는 말로 현역을 접고 싶지 않은 각오다. 장 감독 역시 “언제든 현역으로 돌아가면 보내줄 것이다. 언제고 다시 대전체고로 와주면 된다”고 지원했다.
6년 열애 끝에 4월 결혼한 방 코치는 10월 말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 “잘 가르치고 잘 생겨서 좋다”라는 아이들의 환호를 들으니 앞으로 방 코치의 유도 인생은 절대 비운으로 수식될 수 없을 것 같다.
스포츠동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영상=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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